지금 이 모습은 2021년 8월 10일 저녁 7시 무렵 서귀포시 대정읍 영락리 앞바다에서 일과리 방향으로 돌고래 선박관광업체 M1971 소속의 라벤더 선박이 2km 이상 보호종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을 졸졸졸 따라다니는 장면입니다. 배는 속도를 줄여 정지하지 않고 계속해서 느린 속도로 돌고래 무리 바로 옆에서 이동하고 있는데요. 이 장면이 왜 문제가 될까요?

핫핑크돌핀스는 해양수산부가 만든 선박 관찰 가이드라인을 번번히 위반하고 있는 돌고래 관광선박 업체들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습니다.

이에 지난 8월 5일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장 등 돌고래 보호에 책임이 있는 담당자들과 제주도의 돌고래 선박관광업체 4곳 그리고 고래연구센터, 제주해양수산관리단, 제주도청 해양산업과, 제주지방해양경찰청, 해양환경공단, 핫핑크돌핀스,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 등 돌고래 관계자들이 모두 모여 2차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이 간담회에서 해수부와 제주도 그리고 선박관광업체들은 모두 "만약 돌고래가 선수파 타기를 하려고 접근하면 선박은 속력을 천천히 늦추어 정지해야 하며, 돌고래가 흥미를 잃고 선박에서 멀어진 후 다시 출발하여야 한다"는 조항에 합의하였습니다.

합의한 내용에 따라 돌고래들이 선박 가까이 접근하면 이 선박은 속도를 천천히 줄여 완전히 멈춰야 합니다. 그런데 이 선박은 직선 거리 2km 넘게 계속 운항하면서 돌고래 선수파 타기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불과 5일전 해수부, 제주도청, 해경, 시민단체 그리고 관련 전문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합의한 내용을 어기면서 여전히 돌고래 근접 운항을 지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왜 이런 일이 계속될까요? 아마도 선박관광업체에서 이런 행동이 잘못된 행동이라는 인식이 부족하거나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선박이 이렇게 보호종 야생 돌고래에 근접해서 운항해도 아무런 처벌이나 불이익을 받지 않으니까 계속 하는 것입니다. 결국 관광선박의 위험천만한 돌고래 근접 운항에 대해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업체에 불이익을 주지 않으면 이런 식으로 선박이 보호종 야생 돌고래를 괴롭히는 행위는 계속될 것입니다.

야생 돌고래는 관광 대상이 아닙니다. 특히 남방큰돌고래는 개체수 감소로 인해 국제사회가 멸종위기 근접종으로 보호단계를 상향시켰으며, 한국 역시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놓았습니다. 지금처럼 선박들이 멋대로 유희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될 것입니다.

개체수가 얼마 남지 않은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은 연안난개발에 따른 서식지 축소와 해양오염, 밀려오는 해양쓰레기와 증가하는 선박운항으로 여전히 큰 고통으로 받고 있습니다.

정부 및 시민단체 그리고 관련 전문가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합의된 내용마저 업체들이 이렇게 멋대로 어긴다면 앞으로 이 돌고래들은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요? 아무런 강제규정이 없이 선박관광업체들이 자율적으로 지키도록 만든 합의 자체가 문제입니다.

보다 강력한 해양동물보호법을 제정하고 돌고래 보호구역을 지정하는 것이 대안입니다. 그래서 잘못한 선박업체들을 처벌하고, 관광을 금지시키지 않으면 업체들의 규정 위반은 계속될 것입니다.

해양수산부와 제주도청은 보호종 돌고래 선박관광 규정을 어긴 M1971 업체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