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이제 미국은 팬데믹의 최대 피해국가로 전락하였고 이대로 방치하면 백만 명 이상이 희생당할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을 예측한 시나리오도 나왔다. 미국이 이런 지경에 이른 배경에 대해서는 우선 트럼프의 예측할 수 없는 황당함이 지적되고 있다. 콜롬비아 대학의 크루그만 교수는 이를 ‘트럼프 바이러스’라고 명명한다. 아래의 칼럼기사는 그밖에 상업주의와 이해관계로 찌든 의료계 및 보험산업의 탐욕,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과다한 국방비 지출, 지시경제command economy로 지칭되는 배후 거대기업들의 미국지배 등을 지적한다.

냉전의 잔영 속에 미국의 눈치를 살피는 외교군사적 기회주의와 재벌 등 대기업의 특혜적 독과점 그리고 황당한 야당의 발목잡기와 일부 종교집단의 자해행위 등에 시달리는 한국사회는 그나마 합리적이고 냉정한 판단을 유지하는 행정조직과 지도력을 갖춘 것이 불행 중 행운이라 할 것이다.


전세계에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는 가운데 미국이 감염의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3월 28일 기준하여 120,000건이 넘는 확진 사례가 보고되었는데 이는 중국이나 이탈리아의 경우보다 많습니다. 1천명 이상의 미국인이 이미 사망했지만, 이것은 치명적인 유행병과 미국의 부적합한 공공의료 체계 간의 발생하는 충돌에서 발생하는 결과물에 대한 겨우 시작일 뿐입니다.

한편, 국민 건강관리의 대부분을 다루는 보편적인 공공보건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과 한국은 이미 감염대상 검역, 공공의료 자원의 동원 및 신속한 테스트 프로그램을 통해 Covid-19 확산의 흐름을 완연하게 진정시키는 방향으로 전환시켰습니다. 이들 국가에서는 바이러스와 접촉한 모든 사람을 효율적으로 테스트합니다. 중국은 발생 이후 한달 안에 호흡기 전문가 1,000명을 포함한 4,000명의 의사와 간호진을 후베이 성으로 파견했습니다. 이제 새로운 확진자가 없는 날이 3일간 연속되면서 사회적 봉쇄를 해제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은 신속하게 350,000명 이상을 테스트하였고 139명만이 사망했습니다.

WHO의 브루스 에일워드 (Bruce Aylward)는 지난 2월 말에 중국을 방문하여 실태조사 후 다음 같이 보고 했습니다. “중국에서 배울 학습은 속도라고 생각합니다…. 사례를 더 빨리 찾고, 사례를 분리하고,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추적할수록 성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에서는 관계 병원 간에 거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했습니다. 담당지역 내 방역팀이 해당 시민들에게 찾아가서 대상구역을 방역하면서 4시간에서 7시간 동안에 대상자들과 대화를 통해 향후 행동에 대한 지침을 진행합니다. 속도가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이탈리아의 연구원들은 실험을 통해 COVID-19 사례의 4사람 중 3명은 별다른 증상이 없으므로 증상이 있는 사람만 검사하면 방역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방어적(extensive) 테스트라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한 미국은, 한국과 같이 첫 감염이 보고된 날인 2월 6일로부터 2개월 가까이 지나고 있는 지금, 이미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 숫자와 앞자리를 차지하는 높은 사망자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미국은 주로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 제한적인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으며, 중국과 한국처럼 확진자와 접촉한 대상에 대해 효과적인 전수 테스트를 수행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건강한 무증상 보균자가 무의식적으로 바이러스를 확산시키면서 기하급수적으로 감염이 확산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미국이 중국, 한국, 독일 또는 다른 국가만큼 효율적으로 또는 효과적으로 방역활동을 할 수 없는 것일까요?

국가적으로 공공자금을 지원받는 보편적인 의료 시스템의 부재가 일차적인 중대한 결함입니다. 이에 더하여 우리가 이러한 결함을 갖게 된 배경에는 강력한 자본가 계급 이익에 의한 정치 시스템의 부패와 다른 국가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에 대해 우리를 눈을 멀게 하는 미국의 “예외주의”를 포함하여 미국 사회의 다른 역기능적 측면 등의 결과입니다.

또한 미국의 패권을 위한 해외군사기지 운용은 건강과 같은 국가의 다른 중요한 역할의 필요를 희생시키면서, 전쟁과 군사주의에 대한 연방지출로 우선 순위를 왜곡하면서 “방어”와 “안보”라는 군사개념을 엄격하게 적용하여 미국인들의 이익을 희생시켰습니다.

 

Why can’t we just bomb the virus?

바이러스를 폭격해서 없앨 수는 없는가?

물론 말도 안되는 우스꽝스러운 질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미국 지도자들이 직면한 모든 위험에 대응하는 방식이며, 미국처럼 부유한 국가에서 거대한 재원을 군산복합체에 쏟아 부은 탓에 무기와 전쟁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해야 할 자원이 고갈된 상태에 처해졌습니다. “안보”라는 이름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연방 재량지출의 2/3에 해당하는 지경입니다. 지금도 미국민의 가족들을 위기에서 탈출하도록 돕는 것보다, 두 번째로 큰 미국의 무기 제조업자인 보잉사에 금융을 지원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과 연방의회의 많은 의원들에게는 더 중요합니다.

6조 달러를 쏟아 붓고도 성과가 없는 소위 “테러와의 세계전쟁 (Global War on Terror)”의 피범벅인 실패의 불명예에도 불구하고, 워싱턴에서 벌어지는 예산확보의 싸움에서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이를 정당화하는 것은 기회주의적 군사 비용입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2020년 미군예산은 2000년보다 59%, 1990년보다 123 % 더 높게 확정 되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2020년의 달러 기준으로 2000년 이래 같은 수준의 국방력을 유지하는데 4.7달러가 추가 투입되었습니다. 칼 코네타 (Carl Conetta)가  그의 논문 “훈련되지 않은 국방: 미국 국방 지출의 2조 달러 급증에 대한 이해” 에서 지적한 바 같이 1998년에서 2000년 사이에 실제 전쟁과 관련이 없는 추가 지출로 인해 2조 달러의 조달 비용이 증가했습니다. 해군에는 비싼 새로운 전함, 공군에는 공격전용기인 F-35 전투기, 그리고 군 내부의 모든 병력을 위한 새로운 무기와 장비의 개발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지출되었습니다.

2010년 이래로 전례없이 국가 재정자원을 군산복합체를 위한 사업으로 전환함으로써 실제 전쟁 지출보다 훨씬 더 늘어났습니다. 오바마 정권은 부시 시절보다 더 많은 국방비를 지출했고 트럼프는 이를 더욱 크게 늘렸습니다. 순수 국방비 추가 지출만 10년 간 4.7조 달러에 달할 뿐 아니라 1.3조 달러 이상이 전쟁비용과 군사비 명목으로 2000년대 이후 재향군인 부문에 사용되었습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아마도 전쟁에서 제대한 군출신들의 의료비용에 충당된 듯 추정되며 이는 미국이 전쟁을 수행하지 않았다면 일반국민들에게 제공될 수 있었던 재원입니다.

2001년 이후 8만톤 이상의 폭탄을 최빈 국가인 아프카니스탄에 쏘다 붓는데 사용하면서, 정부재정의 모든 돈이 몽땅 태워버린 것이 분명합니다. 따라서 COVID-19 라는 비군사적 위기를 대응하는데 필요한 공공 병원, 인공 호흡기, 의료 훈련, 테스트 비용 등에 지출할 재원이 없어진 것입니다.

상기의 6조 달러는 완전히 낭비되었습니다. 테러와의 전쟁은 테러에서 승리하지도 끝내지도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것으로 인해 전세계에 끝없는 폭력과 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전쟁국가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소말리아, 리비아, 시리아, 예멘 등 국가를 멸망시켰지만 결코 이들 국민들에게 재건을 선사하거나 평화를 가져다 주지 못했습니다. 반면에 러시아와 중국은 전쟁국가 미국에 대한 효과적인 21세기형 방어진을 아주 적은 비용으로 구축했습니다.

전세계의 대부분 국가들이 COVID-19라는 인류공동의 적에 직면한 지금, 미국 정부가 이란에 매우 잔인한 제재을 추가한 것에 대해 대부분 국가들이 차가운 냉소를 보내고 있는데, 이는 이란이 코로나 전염병에 최악의 상태에 빠진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제재에 때문에 생명을 구하는 의약품 및 기타 의료 자원의 공급이 봉쇄되었기 때문입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모든 전쟁의 즉각적인 휴전과 미국이 가하는 치명적인 제재의 중지를 요청했으며, 이러한 요청의 대상국가에는 이란을 위시하여 북한, 수단, 시리아, 베네수엘라, 짐바브웨 그리고 전염병 퇴치에서 용기 있고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쿠바까지 포함됩니다. 특히 쿠바는 미국 및 기타 국가에서 입국을 거부 한 감염된 영국 유람선의 승객을 구조하고, 이탈리아 및 전세계 감염된 국가들에 전문의료 팀을 파견하는 등 팬데믹과 전쟁에서 용기있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는 나라입니다.

 

The 21st Century Command Economy

21세기형 지시경제(command economy)

“지시 경제 command economy”는 동서냉전 기간에 동유럽에서 실시한 중앙계획 경제를 비판하는데 사용한 용어이었습니다. 그러나 경제학자 에릭 슈츠는 ‘21세기형 지시 경제’라는 용어를 그의 2001년 발간된 저서 ‘시장과 힘”에서 독점적 다국적 기업이 지배하는 미국경제에서 거대기업들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면서 다시 사용하였습니다.

슈츠가 설명했듯이, 신자유주의(또는 신고전주의) 경제이론은 미국인들의 기성세대가 경의를 표한 “자유”시장이 지닌 중요한 요소를 무시합니다. 무시된 요소는 시장 배후에 있는 권력의 힘입니다. 미국 생활의 점점 많은 측면이 시장의 신화적인 “보이지 않는 손”에게 맡겨지면서, 권력의 힘이 모든 시장의 이면에서 가장 강력하게 작동하면서 마음대로 시장의 힘을 사용하여 부를 집중시키고 더 큰 시장의 힘을 자신의 것으로 끌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소규모 경쟁 업체들을 시장에서 퇴출시키고 다른 이해관계자 즉 고객, 직원, 협력업체, 정부, 지역 사회를 제멋대로 이용합니다.

1980년 이래로 미국 경제의 모든 부문은 점점 더 많은 대기업에 좌우되기 시작했으며, 이들 대기업들이 미국시민들의 생활에 전반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공공 인프라 및 서비스에 대한 투자 감소, 실질적 인하 또는 정체된 임금, 임대료 상승, 교육 및 의료의 민영화, 지역 사회의 파괴, 정치의 구조적인 부패 등 항목을 이들의 영향으로 열거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모든 삶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결정들은 주로 입찰이라는 방식을 통해 거대 은행, 거대 제약사, 첨단기술 회사, 건설 회사, 광고홍보 기업, 벤처 집단 그리고 군산복합체 등 가장 부유한 미국인 1%의 이익을 위해 이루어집니다.

모든 경제영역에서 고위 공무원들이 군대조직, 로비 회사, 기업 이사회, 의회 및 행정부 사이를 연결하는 악명높은 회전문을 통해 이동하고 재취업합니다. “감당할만한 의료법안”을 쓴 리즈 파울러는 상원 및 백악관 직원으로 근무한 이후 Blue Cross-Blue Shield의 모회사인 Wellpoint Health (현재 Anthem)의 고위 간부로 취임했고 자신의 저서에 내용대로 연방 보조금으로 수십억 달러를 자신의 회사를 위해 끌어 모았습니다. 그녀는 다시 Johnson & Johnson의 임원으로 산업계로 돌아 왔으며, ‘미친 개’로 불리던 James Mattis는 국방장관이란 공직에 봉사한 이후 General Dynamics의 이사회 중역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혼합방식이 미국 경제에 대한 답안이라고 미국시민들이 선호할지는 모르지만, 현재 진행되는 21세기형의 부패한 지시경제를 선택할 시민들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미국의 정치인들이 유권자들에게 지시경제의 내용이 자신들이 제시한 시스템이고 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미국의 정치인들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레너드 코헨 (Leonard Cohen)이 노래하였듯이, 대부분 미국시민들이 대부분의 거래가 부패하였음을 알고 있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는 거울(허상)로 가득찬 방안에서 길을 잃었고, 21세기형 지시경제 영향 안에 있는 여러 부문과 함께 강력한 통제 정치와 미디어를 통한 “분할과 통치”라는 전략의 희생자가 되어 있습니다. 트럼프, 바이든 그리고 주요 연방의회 지도자들은 간판급 인물들이며, 서로가 악마의 역할을 하면서 웃어가며 금융자본에게 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COVID-19가 현실로 돌출한 것처럼, 민주당이 바이든 주변에 인물(지지 계층)들을 구축시키는 방식에는 야만적인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한달 전에는 2020년이 평범한 미국시민들을 위하여 미국의 건강보험산업의 특혜와 로비를 날려 버리고 보편적 재정으로 지원하는 의료보험을 마침내 달성하는 해가 될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자들은 ‘샌더스’라는 대통령과 보편적 건강보험의 도입이라는 커다란 위험greater danger(그들의 눈에는)을 대신하여 굴욕적인 패배를 받아들이고 4년의 재선 기회를 트럼프에게 제공하기로 결심한 듯 합니다.

그러나 이제 기능부전적 장애사회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죽일 수 있는 작은 바이러스라는 자연의 현실적 힘에 맞부딪쳤습니다. 다른 나라들도 공공의료 및 사회의 공적 시스템에 대한 중대한 시험대에 올라서 있지만, 미국보다 매우 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마침내 ‘미국의 꿈’이란 착각에서 깨어나 눈을 크게 뜨고 우리와는 다른 정치, 경제 및 공공의료 시스템을 가진 여러 나라들의 이야기와 이들 이웃들로부터 배울 준비가 되어 있는지요? 우리의 삶은 그것에 달려 있습니다.

 

March 27, 2020

Nicolas J S Davies

‘우리 손에 묻힌 피’ ‘미국의 이란 참략과 파괴’ 저자, 자유언론 기고자, 반전운동단체인 CodePink의 연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