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출장비 백태③]법 집행한다면서…"'불법 관행' 청산해야"

최종수정 2017.10.16 13:50 기사입력 2017.10.16 13:50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의 출장비 허위ㆍ과다 수령 행위는 공직 사회에서 서로 모르는 채 묻어 놓은 수십년 된 '적폐'다. 이미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국민청렴위원회가 성북구청 공무원들이 2년 5개월간 출장비 47억원ㆍ해외연수비 1억8000만원을 부당 수령한 사실이 지적됐었다.  


당시 청렴위는 성북구청 과장급 공무원 26명이 매월 12회씩 출장을 다녀왔다는 장부를 허위 작성해 총 약 1억원 가량의 출장비를 부당하게 받았으며, 6급 이하 직원들도 출장 여부와 무관하게 매월 24만원씩 출장비를 정액 수령했다고 지적했었다. 하지만 이번 아시아경제의 정보공개 청구 결과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일선 자치구들의 출장비 지급 관행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선 구청들도 할 말은 있다. 한 자치구 공무원은 "공무원들의 주된 업무가 현장 방문, 민원인 면담, 지도 점검 등으로 대부분 지급되는 출장비 이상의 출장 시간 기준을 충족시키고 있다"며 "출장 기록을 일일이 정리하기 힘든 만큼 업무 편의상 각 부서 서무가 일괄적으로 서류를 정리해 정액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현실에 대해 과거 공무원들이 박봉ㆍ열악한 처우를 호소하던 때도 아닌 만큼 시급히 불법적인 관행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서울의 한 구의원은 "공무원들이 예산이 없다면서도 정작 매년 출장비 등 수당 예산은 최우선 순위로 짜서 배정하는 것을 봤었는 데 그 이유가 따로 있었던 것 같다"며 "급여와 처우가 열악하다는 명목으로 수십년째 관행적으로 지속돼 왔지만 요즘 공무원들의 월급과 처우는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수준 아니냐. 적폐인 만큼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원도 "법 집행을 하는 공무원이 불법적인 예산 집행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여비가 부족하면 더 지급하되 불법적인 관행은 하루 빨리 철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email protected]


alt="저작자 표시" style="width:15px;height:15p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