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고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도 팽목항과 광주 518 민주묘지에 다녀와서)
강경숙/ 평화산책 단원
2015.1.20. 승합차에 몸을 싣고 출발 했다. 즐겁고 유쾌한 사람들이 모였으니 콧노래 부르며 즐거워야 하는 떠남...... 어딘가로 떠난다는 것은 우리에게 늘 설레임을 준다. 허나 그날의 떠남은 설레임이 아닌 두려움 이었고 두려움 앞의 떨림 이었다.
장시간의 무료함을 농으로 달래고 웃어 보지만 그 웃음 뒤의 무거운 슬픔은 어두운 하늘과 빗물이 고스란히 대변해 주었다.
추적추적 비도 내리고 하늘은 회색빛 회색도시 .. 라고 칭하는 도시의 삭막함과는 너무도 다른 하늘도 바다도 마치 흑백 TV를 보는 듯 한 또 다른 무거운 삭막함이 마음을 짖눌렀다.
흑백 TV안에 노란색 리본만이 나부끼는 화면... 그곳에 잔잔히 우리의 화음은 슬프게 흘렀다.
조문객을 맞이하는 분향소의 안내자의 표정도 회색빛, 유가족의 얼굴도 회색빛, 우리의 안색도 회색빛..
설 명절 회색빛 차례상 위 아이들이 좋아하는 노란 과자 봉투 몇 개가 울음보를 터뜨린다.
518묘역의 화면도 예외 없이 회색빛
비는 더 내리고 싸늘하기만 한 그곳의 묘지 하나하나는 빗물에 절제된 눈물로 함께 울고 있었다.
세월호 304명의 사망자와 9명의 실종자.
광주민주화운동 165명의 사망자와 66명의 실종자.
어디서 이런 숫자를 볼 수 있으랴..
전쟁터도 아니고 사람이 살아가는 현장에서 어찌 이런 숫자를 대면 할 수 있으랴..
“이제 살점도 기대하지 않습니다. 뼛조각 이라도 만질 수 있게 해달라”며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부모의 울음.
너무나 오래된 시간이 봉분도 갖추지 못하고 평평하게 비석만 세워진 무덤을 그저 덤덤함으로 채우 있는 현실.
한 학교의 한 학년 내짝 내 친구 옆집 사는 친구 모두가 통째로 사라지고
한 동네 마을 옆집 앞집 엄마 아빠 누이 오빠 젖먹이 아이들 까지 통째로 사라지는 참극.
이 두 사건이 모두 자국민을 향한 국가의 소행 이란것에 광분하지 않을 수 없다.
정권의 권력 남용, 웃지 못할 사대주의, 사람보다 돈이 우선시 되는 나라 안의 괴물과도 같은 인간들이 만들어 낸 참극.
국민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하수인이나 종 취급하는 미개한 정치인들의 사고방식이 낳은 어처구니 없는 참극.
시간은 가고 세상은 달라 지는데 변하지 않는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
사람 목숨이 자신의 이익에 방해가 된다면 그 숫자에 무관하게 죽일 수도 있는 잔인함
더 이상은 아니다
우리가 적어도 “나“라는 존재의 소중함을 불러 외친다면 결코 ”너“란 존재도 무시될 수는 없는 일이다 .
우리는 혼자만은 살 수 없는 연약한 존재이다. 아무리 재물과 권력을 쥔들 그것을 행사하고 사용할 곳 사람이 없다면 그것은 그저 아무 의미없는 휴지 조각이다.
다시금 이런 참극이 벌어지지 않아야 함은 분명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행동 하여야 할 것이며 가장 작은 것부터 실천하고 살아야 하겠다
서로를 위하고 정의를 세우는 일은 결코 거창한 것에서부터 시작하지 않는다.
한 번 더 내 이웃을 둘러보고
고난 속에 놓여 있는 이들을 한번 쯤 바라보고 손 내밀어 용기주는 일
그것 부터가 시작일 것이다.
결코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고 거짓은 참을 가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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