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천창녕보 담수로 인해 경북 고령군 우곡면 연리들의 지하수위 상승으로 인해 수박농사를 망친 농민들이 2011년 현장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 정수근
4대강 주변 농지의 침수피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무려 265억 원의 혈세를 추가 투입한다고 합니다. 4대강 보 담수 이후
강의 수심이 급격히 상승하자 강 주변 농지의 지하수위가 함께 상승했습니다. 이로 인해 농사를 망친 농민들은 거듭 민원을
제기했고, 정부는 이제서야 문제를 인정하고 대책을 강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낙동강 칠곡보, 강정고령보, 창녕함안보, 영산강의 죽산보 등 4개 보 주변의 농지 225만 ㎡(68만 평)이 문제가 발생한 지역입니다. 합천창녕보의 영향을 받는 고령군 우곡면 연리들에서는 아직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이
지역에서 농사짓는 농민들의 말을 들어봤습니다. 과거에는 지표면에서부터 8~10미터 정도 아래에 지하수위가 형성됐다면, 4대강 보
담수 이후에는 지표면에서 1미터 혹은 바로 지표면까지 지하수위가 상승했다고 합니다. 때문에 농작물을 심어봐야 뿌리가 썩어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됐다고 합니다. 그 세월이 벌써 3년째라고 하더군요. 이렇듯 낙동강 주변의 농지에서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땜질식 처방... 효과 없다
▲ 한창 출하해야 할 시기에 뿌리가 썩어 잎이 말라버린 수박
ⓒ 정수근
▲ 합천창녕보 담수로 인해 연리들의 차오른 지하수위로 수박의 뿌리가 완전히 썩어버렸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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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따라 국토부는 이들 4개 지역 농지에서 물을 빼기 위해 2014년 6월부터 2015년 5월까지 모두 264억9000만 원을
추가 투입해 저류지와 배수시설, 양수정(물푸기 우물), 관측 구멍을 설치하고 성토(흙쌓기), 수위 낮추기 사업을 벌인다고 합니다.
그
러나 정부의 이와 같은 처방에 그동안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했던 농민들과 환경단체는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류지나 배수시설 등을 설치해 물을 퍼낸다고 이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지요.
다시 말해 '계속해서 차오르는 지하수를 양수기를 동원해서 퍼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고, 결국 265억 원의 추가 혈세만 탕진할 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요원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요? 분명히 존재한다는 게 환경단체와 농민들의 주장입니다. 그것은 4대강 보의 수문을 상시적으로 개방하는 것입니다. 만약 그것이 힘들다면 관리 수위를 2~3미터만 낮추면 됩니다.
"관리수위를 2~3미터만 낮춰도..."
▲ 칠곡보 담수로 인근 약목면 덕산리 덕산들의 농지에도 지하수가 거의 농지 지표까지 차올랐다.
ⓒ 정수근
▲ 4대강 조사단이 고령군 우곡면 연리들의 농지에 차오른 지하수위를 측정하고 있다
ⓒ 정수근
정부가 근본적인 처방을 놔누고 물푸기 등 대증요법식의 처방으로 일관한다면 국민혈세만 탕진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것이 환경단체와 농민들의 주장입니다.
칠곡보 주변 덕산들에서 만난 전수보씨는 "저류지나 배수시설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힘들다"라면서 "관리 수위를 2~3미터 낮추면 된다, 이 손 쉬운 방법을 놔두고 왜 혈세를 낭비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조라떼'에 이어 '큰빗이끼벌레' 논란, '물고기 떼죽음' 사태, '역행침식과 측방침식' 문제 그리고 보의 안정성 문제, 농지 침수 문제에 이르기까지 4대강 사업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문제점을 남기고 있습니다.
▲ 지난 8월 20일 늦장맛비로 강정고령보의 수문이 활짝 열렸다. 이처럼 상시적으로 수문을 열어 관리수위를 낮추면 농지침수 피해를 막을 수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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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으로 인한 4대강 주변 생태환경의 물리적 환경 변화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과연 정부는 이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건가요? 해결할 방법은 있기나 할까요? '4대강 재자연화의 논의가 시급히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백재호 대구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권이 저지른 잘못에 마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추가 혈세만 계속해서 탕진할 것이 아니라, 범죄행위와
다름없는 4대강사업에 대한 철저한 심판을 강구해야 한다. 그리고 하루 속히 4대강을 흐르는 강으로 재자연화 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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