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개인정보 침해하는 「사회보장급여법 개정안」폐기 요구 의견서 발표

개인정보 동의 없이 신용불량정보를 이용하겠다는 것은 인권 침해

복지사각지대 해소는 문턱 높은 제도의 개선이 선제되어야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오늘(2/26)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이하 사회보장급여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서를 발표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및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전달했다. 

 

사회보장급여법은 지난 2014년 송파세모녀 사건 이후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빈곤층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제정된 법이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에서는 개인의 정보 동의 없이 개인신용정보를 추가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이다. 사회보장급여법 개정안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개정안 제12조에는 보건복지부장관이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고 판단한 사람의 개인신용정보를 개인의 동의 없이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협의하여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생활고로 인한 소액 연체가 신용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은 있겠지만 저소득층이라는 추측만으로 개인의 정보를 동의 없이 처리하는 것은 차별이며 인권침해이다.

 

둘째, 현재도 사회보장급여법에 의해 23종의 개인정보를 수집·처리하여 대상자 발굴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제도 시행 이후 발굴대상자는 약 20만 명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지원을 받은 사람은 17.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발굴대상자 중 60.9%는 과거에 공적 서비스의 지원을 받은 경험이 있는데 탈락 또는 지원이 중단된 사람들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를 통해 정부의 복지 지원 제도가 사각지대를 발생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셋째, 현재 우리나라의 절대빈곤율이 8~9%정도임에도 불구하고 수급자의 비율은 2~3%정도로 낮다. 이는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취약계층을 포괄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고 부양의무자 기준 등이 제도적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제도의 높은 장벽으로 서비스 혜택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문제의 해결 없이 정부가 수집·처리하는 개인정보의 목록을 증가시키는 것이 사각지대 해소의 만능처방은 아니다. 

 

복지사각지대 발굴이라는 취지로 정보 보유주체인 개인의 동의 절차를 생략하고 신용불량정보를 처리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침해이다. 따라서 사회보장급여법 개정은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폐기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정부는 취약계층을 발굴하고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면, 문턱 높은 제도의 문제를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