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월에는 우리 귀에 익숙한 북촌지역을 둘러봅니다. 북촌은 조선시대 최고 상류층의 거주지였고, 근현대에서는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 태동된 곳이기도 합니다. 그 예전의 자취는 대부분 야속한 콘크리트 건물에 눌려 켜켜이 잠자고 있지만, 문득 자신의 이야기가 흘러나오면 살포시 올라와 우리 눈앞에 어른거릴 것입니다.
첫번째 코스는 운현궁입니다. 고종이 왕이 되기 전 12세까지 해맑은 모습으로 연을 날리던 곳이지요. 그러나 이곳은 무엇보다도 흥선대원군의 정치적 거점이자, 당시 외국 세력에게 조선 정치의 상징적 공간으로 인식되던 곳이라는 점에서 예사로이 넘길 수 없는 공간입니다. 율곡로를 건너 헌법재판소 뒷뜰로 이동하면 수령 600년의 멋들어진 백송 한그루가 그 긴 세월의 역사를 아는 듯 모르는 듯 굽어보고 있습니다. 1453년 계유년, 수양대군이 일으킨 피바람이 한바탕 훑고 지나간 이 자리는 조선 후기 풍양조씨 세도가문의 중심지가 됩니다. 이곳 사랑방에서 흥선군이 조선 왕실의 부흥을 도모한 반면, 옆집 박규수의 집에서는 개화세력이 태동되었으니, 이런 아이러니가 또 있을까요. 이어서 계동길로 발길을 옮기면 인촌 김성수, 만해 한용운, 중앙고등학교가 3.1운동이라는 큰 주제를 놓고 서로 연결됩니다. 해방 이튿날 휘문 교정에서 감격에 찬 연설을 했던 몽양 여운형 선생의 자취도 이곳에 남아 있습니다. 창덕궁 후원과 맛닿은 중앙 교정을 지나 감사원쪽에서 다시 골목길로 내려오며 경복궁을 바라봅니다. 북촌 한옥마을을 일별하고 삼청동으로 내려가 점심을 먹으며 미처 못다한 이야기들을 풀어볼까 합니다.
l 이후 프로그램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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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
일시 |
주요 장소 |
상세 구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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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9. 3(토) 09:30~14:00 |
정 동 |
상동교회~배재학당~정동제일교회~중명전~ 이화학당~언더우드집터~경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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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11.19(토) 09:30~14:00 |
남 산 |
장충단공원~서울성곽(신라호텔, 타워호텔, 남산)~ 남산봉수대~안중근의사기념관~백범광장~남대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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