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주기 의기제 거행되다
1980년 5월 의기형이 “동포여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사자후를 토하고 우리 곁을 떠난 후 제36주년 의기제가 5월 13일(금) 화창한 날 열렸다. 이번 의기제에서는 김의기선배를 추모하고 기억하는 것은 광주민중들의 투쟁과 희생을 기억하는 것이며 더불어 그들이 바라던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현재의 투쟁에도 함께하는 것이라는 주제로 ‘김의기의 다른 삶’을 화두로 펼쳐졌다.
5시 15분에 시작된 미사가 끝나고 재학생으로 구성된 길놀이 패가 미사를 마친 서강민주동우들을 김의기 흉상이 있는 의기촌으로 안내하여 <김의기열사 기억하기>를 위한 제사가 열렸다. 오세제 서강민동 회장이 제주를 맡고, 김선택(74,경제) 동문이 축문을 낭독하였다. 그리고 많은 민동 회원들이 참여해 학번별(10년 단위)로 나와 술을 올렸다. 해마다 참석하시는 김의기 열사의 두 누님 역시 술을 올렸다.
제사를 마치고 길놀이패를 따라 내려온 청년광장에서 이가현 의기제 준비단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본판이 열렸다. 유족 및 민동회장, 재학생 등의 발언이 이어졌다. 오세제 회장은 바쁘신 중에 참석해주신 내외빈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김의기열사의 다른 삶을 재해석해내고 있는 젊은 청년 서강인을 격려하였다. 아울러 이 자리는 추모식을 넘어 의기형의 정신을 되살리는 출정식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재학생과 마고잽이의 합동공연과 맥박공연, 그리고 서강대 문예패들의 몸짓공연 등으로 참석한 동우들의 이야기 나눔 마당은 어둠을 가루고 작년과 마찬가지로 재학생 참여로 공감의 시간이 되었다. 외부에서는 전민동 공동대표인 이호윤 서울대 민동회장과 전민동 이창희처장을 비롯해 경희대, 동국대, 연세대 등에서 방문해 자리를 빛내주었다.
5월 16일(월) 로욜라동산에서의 인권 영화제에 이어 토크콘서트는 19일(목) 알바트로스탑 앞에서 열렸다. 김의기열사가 광주의 참상을 목격하고 ‘다른 삶’을 선택했던 것처럼 이 시대에 인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조금 다른 삶을 살고 있는 한국인 첫 에볼라 구호의사인 정상훈씨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권영국변호사를 모시고 그들이 경험한 삶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5월 28일~29일에는 교목처의 후원으로 버스 두 대로 광주 참배를 다녀왔다. 광주에서는 항쟁에 직접 참여했던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망월동 국립묘지에 참배하며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과 용감하게 항거했던 광주시민들의 넋을 기렸다. 이제 36년이 지나 학생들이 광주항쟁도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좋은 배움의 계기가 되었다. 특히 이번 준비단은 전원 재학생으로 구성된 첫 준비단이었는데, 행사 기획과 준비는 물론이고 일일이 민동 회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행사 날짜를 공지하고 참석을 확인하며 연락처도 재확인하는 등 수고를 했다. 수고한 36주기 의기제 준비단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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