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처럼 예측가능한 막무가내의 강경파, 기회주의적인 외국혐오파, 심지어 일부 합리적인 평론가들도 아프가니스탄의 참패로 인해 미국의 신뢰가 손상되거나 파괴되었다고 결론짓고 있습니다.

New York Times 의 Uber-hawk Bret Stephens 는 이제 “대만, 우크라이나, 발트해 연안국가, 이스라엘, 일본 등 모든 동맹국이 스스로 아프칸 상황에서 교훈을 얻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대만의 사기를 떨어뜨리려는 의도적인 시도로 중국정부 대변지인 Global Times 는 상기의 Stephens의 의견에 동의하고 대만 지도자들에게 중국이 공격한다면 미군은 그들을 도와 싸우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카불의 함락은 “대만 미래운명의 징조”임을 암시합니다. 일반적으로 냉철한 정신을 지닌 Financial Times 의 Gideon Rachman조차도 Biden에 대한 신뢰성이 “파괴”되었으며 아프가니스탄의 재난이 “서구사회가 미국의 안보보장에 의존할 수 없다”는 주장과 “완벽하게 들어맞는다”고 믿습니다.

뉴욕타임즈의 Stephens 발언은 아마도 현재의 시점에서 지나치게 상황을 과장을 하고 있고  Global Times는 내용은 무시해도 좋은 선전용이지만, 일반사람들은 심호흡을 하고 긴장을 풀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적인 결과가 미국의 신뢰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믿을만한 충분한 이유가 여럿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단순한 논리입니다. 중요하지 않은 이익을 위해 헛된 전쟁을 계속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것은 ‘보다 심각한 이익이 위협을 받을 때 상대국과 싸울 것인지’에 대한 결정과는 무관합니다.

20년이 지난 후,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고 2,500명의 미국인이 사망하고 1조 달러 이상을 지출한 것이 미국이 알래스카, 하와이 또는 플로리다를 방어하기 위해 맹렬히 싸우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고 결론지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또한 진지한 사람이라면 미국이 중국이 아시아에서 패권을 확립하는 것(거의 없을 것 이지만)을 방치하거나, 러시아의 NATO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싸우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러한 경우에 우리는 미국안보에 매우 중요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이해관계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미국 안보자원의 장기적인 고갈을 제거함으로써(아프가니스탄에 최소한의 미군 주둔에도 연간 400억 달러 이상 비용이 소요됨) 아프칸에서 철수하면 미국이 보다 중요한 우선순위에 시간, 재정 및 관심을 집중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보다 중요한 이해관계를 방어할 수 있는 능력과 이러한 문제에 집중할 정치적 관심을 높일 수 있으며, 따라서 제시한 여러 공약을 불신하기 보다는 보다 신뢰할 수 있게 만들 것입니다.

George F. Kennan이 베트남 상황에 대하여 말했듯이, “사치스럽거나 전망이 없는 목표를 완고하게 추구하는 것보다 잘못된 입장을 단호하고 용감하게 청산함으로써 세계로부터 인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경험의 역사는 철수에 대한 확신의 두 번째 원천을 제공합니다. 미국은 베트남에서 50,000명 이상의 군대를 잃은 후 똑같이 굴욕적인 패배를 겪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철수와 뒤이은 사이공의 함락은 NATO의 붕괴를 일으키지 않았고, 아시아의 미국 동맹국들이 소련이나 중국과 연합하도록 이끌지 않았으며, 미국의 다양한 중동 클라이언트 국가들이 미국과 관계를 단절하려고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케넌의 말이 맞았습니다. 전쟁을 끝내고 미군은 특히 베트남의 시대에 무시되었던 재래식 전력의 재건에 착수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14년 후, 오히려 소련이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버려졌고 염려했던 도미노 현상은 동유럽에서 발생했습니다.

1979년 이란 샤(황제)의 몰락, 1984년 레바논에서 미국의 철수, 1994년 소말리아에서 철수, 또는 실패한 미국의 이라크 점령과 같은 자질한 여러 차질에 대해서도 똑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건은 심각한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왔지만 그 어느 것도 다른 국가들에게 미국이 더 이상 도움을 구하고 소중한 자산과 가치를 지닌 막강한 강대국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유일한 예는 아닙니다. 영국은 유럽의 정치가들에게 오랫동안 “배신적인 알비온(영국인에 대한 비속어)”으로 조롱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영국이 필요에 따라 동맹을 맺고 끊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국가들의 정부는 공동의 이익을 반영할 때 강력한 동맹을 신뢰할 수 있으며, 맹목적인 충성만으로 강대국이 자신을 위해 무엇을 할지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셋째, 미국의 신뢰에 대한 외국의 비판을 소중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미국의 보호에 의존하게 된 국가들의 엘리트들은 워싱턴이 자신의 국가를 위하여 보다 많은 일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하여 일부러 미국의 신뢰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엉클 샘(미국)이 외교적 정책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상황에 보다 많은 자원을 쏟아 붓지 않기로 결정할 때마다, 어딘가에 동맹국이 나타나 더 이상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고 선언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워싱턴은 많은 무기를 보내거나 고위관리가 손을 잡고 추가지원의 서약을 제공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상대국에게 날아가는 방식으로 대응합니다.

아프칸 개입에서 배워야 할 핵심적 교훈은 미국이 지닌 자기과신의 위험입니다. 과연 미국의 지도자 중에 누군가 이점을 인식하고 있을까요?

공정하게 말해서, 아프가니스탄의 오랜 전쟁과 비극적인 결말은 모두 미국의 평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약속의 신뢰성을 부정할 만큼 실제의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은 2006년, 2009년, 2011년, 심지어 2017년에도 철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명심하십시오.

많은 미국 파트너들이 아프칸에서 떠나갈 때에도 마찬가지 입니다. 내가 전에 주장한 바와 같이, 미국이 지닌 세계영향력의 핵심 요소는 상황을 읽고, 어려운 선택을 하고, 현실적인 목표를 선택하고, 잘 설계된 전략을 수행하는 성실함을 포함하여 능력과 훌륭한 판단력에 대한 평판입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방금 일어난 일은 미국의 외교정책기관이 여전히 이러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지만, 그러한 문제제기는 20년 동안 계속되어 왔던 일입니다. 적절한 교훈은 미국이 소위 내용없는 신뢰를 위해 어리석은 전쟁을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반복적인 오류를 결정한 인사들에게 책임을 묻고 그들이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 저지르는지 알아내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상기 모든 것이 일부 국가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걱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누가 가장 염려해야 할까요? 오랫동안 자신의 방어를 소홀히 하고 미국의 보호에 지나치게 의존해온 부유한 미국의 동맹국이라면 이제 그러한 접근방식의 판단을 재고하고 싶을 것입니다. 당신이 무능하고 불법적인 지도자이고 정부가 부패로 가득 차 있다면 Ashraf Ghani(아프칸 대통령)의 운명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빠르게 굴기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에 비하여 약한 강대국(중국)은, 미국이 아프칸이라는 수렁에 빠진 20년 동안 막대한 이익을 받았다면, 이제 미국이 점차 정신을 차리고 미래에는 자신의 발등에 총을 쏘는 어리석음의 가능성이 줄어드는 점에 대하여 걱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방어에 정당한 몫을 지니고 아시아 지역에 대한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충실한 합리적인 파트너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출처 : Foreign Policy(포린폴리시) on 2021-08-21.

Stephen M. Walt

하버드 국제관계학 분야의 석좌교수로 해당분야에 구루로 평가받고 있으며, 포린-폴리시에 정기적인 칼럼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