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선기의 섬이야기

 

인도네시아의 지속가능한 어업 고민

 

홍선기(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생태학)

 

인도네시아는 17,504개의 섬과 총 99,093km의 해안선으로 구성된 세계에서 가장 큰 군도 국가이다. 인도네시아는 태평양과 인도양의 두 대양 사이에 있다. 독특한 지리적 특성을 가진 인도네시아는 육지(1,922,570㎢), 내해, 만, 선반 및 기타 수역을 포함하는 수역(3,257,483㎢)과 약 270만㎢의 면적을 가진 배타적 경제 수역을 포함한다.

총 인구가 2억 5,500만 명으로 세계에서 네 번째 규모인 인도네시아의 어업은 국가 식량 안보를 지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마을 공동체가 해안 지역에 집중하고 있고 사람들의 식단에서 어류는 매우 주요한 구성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2015년 인도네시아의 1인당 평균 어류 소비량은 41.11kg이었다. 2015년 3분기 동안 어업 부문은 국가 GDP의 2.46%를 기여했으며, 여기에는 주로 964,231개의 어업 가구와 1,649,080개의 양식업 가구가 포함된다. 2011~2015년 동안 포획 어업과 양식업으로 인한 인도네시아의 어업 생산량은 점진적으로 증가했다. 2015년에 어업 총생산량은 약 2,231만Mt(메가톤, 1Mt=1백만t)에 도달했으며, 그 가치는 2015년 기준으로 약 181억 달러에 달했다. 포획 어업(내륙 및 해양)의 경우 2011~2015년에 생산량 추세가 일정했지만, 같은 기간 동안 양식업 생산량이 급격히 증가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어업을 할 수 있는 허가증은 개인(64.5%), 기업체(24.5%), 민간(9.8%), 외국인 투자자(0.8%), 협동조합(0.4%)이 소유하고 있고, 이 허가증은 30Gt(기가톤, 1Gt=1,000Mt)를 초과하는 어선에 대해서만 인도네시아 중앙 정부에서 발급한 면허이기 때문에 30Gt 미만 어선의 경우는 이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영세 어민에 의한 불법 조업, 어장 관리, 유통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caption id="attachment_217734" align="aligncenter" width="640"] 인도네시아의 어부©Ed Wray[/caption]

인도네시아의 어업은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워낙 넓은 해역과 다양한 해양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어종도 매우 다양하다. 3,000종 이상의 경골어류(뼈가 있는 어류. 대부분의 어류에 해당됨)와 850종 이상의 상어나 가오리류,  은상어가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수산업에는 약 1,200만 명의 인도네시아인이 고용되고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인도네시아 연근해 어업의 대부분은 소규모이고, 작은 섬 지역에서는 불법 어업이 추적되지 않아서 어족자원이 남획, 품질 관리의 문제가 발생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세계 자연보전NGO 단체인 Nature Conservancy에서는 어류 자원의 모니터링, 불법 어선 추적, 어종 식별 기술의 개발, 소규모 근해 어업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한 기반 관리를 촉진하는 등 인도네시아의 어업 관행을 변화시키는 데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인도네시아에서 획기적인 이미지 인식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였다. 일명 피시페이스(FishFace)라는 애플리케이션은 어부들이 모바일 기술을 사용하여 어획량을 식별하고 추적할 수 있게 해 준다. 덕분에 잘못된 장비로 인해 오류를 범했던 어업 기술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

[caption id="attachment_217733" align="aligncenter" width="640"] 디지털 카메라와 특수 측정판을 사용하여 잡은 물고기 사진을 찍는 모습 ©Ed Wray[/caption]

전 세계 어장의 약 90%가 거의 고갈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어획량이 감소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같은 개발도상국에서 어업의 감소는 해양 환경과 섬 주민 생업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 인구의 거의 40%가 빈곤선 이하에 살고 있으므로 이 섬나라에서 어업은 생존을 위한 생활의 근본이며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중요한 식량 공급원을 제공하는 경제적 수단이기도 하다. 그러나, 남획을 해결하는 데 있어 주요 과제는 데이터 부족이다. 인도네시아 중앙 정부를 비롯하여 각 지자체에서는 어떤 어종이 ​​어디서 얼마나 많은 양으로 잡히고 있는지 모른다. 인도네시아처럼 수많은 섬과 부족, 문화, 해양 권역으로 구성된 국가의 경우, 자료를 정확하게 자료화하는 것 자체가 무리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주변 해역처럼 복잡한 다종 어업의 경우, 유용한 어류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아 지속가능한 어업관리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사실, 전 세계 어업의 약 90%는 자원 평가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한다. 이 데이터를 얻는 전통적인 방법은 엄청나게 비싸므로 개발도상국 대부분 어업에서는 어족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 따라서 새로운 모니터링 기법의 개발은 어장을 보전하고, 어족자원을 관리하는데 매우 중요한 것이다.

피시 페이스(FishFace)의 목표는 이 기술을 인도네시아 전 지역의 어선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 앱으로 구축하고 결국에는 전 세계에 배포하는 것이다. 사진을 통해 어종을 감지하는 저렴한 이미지 인식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가공 공장에서 또는 물고기를 바다에서 보트에 옮겨 실을 때 훨씬 빠르고 정확한 어류 분류가 가능하게 된다. 새로운 기술을 통해서 인도네시아 어류 자원에 대한 저비용, 정확한 평가를 제공하고, 나아가서는 전 세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규모 어업을 평가 및 관리하는데 필요한 필수 데이터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특히, 경제적 수익과 생활, 식량을 어류에 의존하는 수천만 명의 인도네시아인을 비롯하여 주변 국가나 지역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해 본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해 데이터 수집 및 보고의 개선, 자국 해역에서 외국어선 조업 중단, 해상 환적 금지, 게나 랍스터 산란기 포획 금지, 트롤 및 선망 작업 금지, 어장 보호를 위한 일시적 해역 폐쇄 구역 시행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