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하는 노원구청 규탄한다!

자전거 도로 확대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하라

기후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일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폭염과 폭우, 한파로 재난이 일상인 곳이 한둘이 아니고, 우리나라도 지난해 50일이 넘는 장마를 경험했다. 우리는 기후위기를 인식한 처음 세대이자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세대로, 기후위기에 대응해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동원해야 한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중 수송부문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14%이고, 한국에서는 19.2%로 건물에너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2018년 국내 수송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의 95.86%(92,788,890tonCO2eq)가 도로에서 배출됐다. 수송부문에서는 자동차를 줄이고, 보행과 자전거가 중심이 되는 대체 교통으로의 전환이 절실하다.

하지만 서울시 노원구(오승록 구청장)는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며 노원로38길 상곡초등학교 앞의 3차로 도로를 4차로로 확장하려 하고 있다. 노원구 계획에 따르면, 도로 옆 띠녹지를 없애고, 5m 폭으로 있는 분리형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를 3m 폭의 비분리형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로 바꿀 예정이다.

노원구의 도로 확장계획의 배경에는 교통정체로 인한 주민 민원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문제가 된 것은 교통정체가 아니라 상계주공9단지 아파트 주민들의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4차로로 도로 폭을 늘려 한 개 차로를 야간에 주차장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노원로 38길의 자동차도로가 4차로로 늘어나면 피해는 고스란히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에게 돌아간다. 차로 옆으로 보행자, 자전거 이용자, 전동 킥보드 이용자는 분리되지 않은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를 아슬아슬하게 공유해야 한다. 또한 공사 구간은 상곡초등학교 바로 앞이라 어린이 안전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 더군다나 노원로 38길은 2020년 11월에 이미 도로 공사를 완료하여 공사한 지 약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3억 원의 예산을 들여 다시 공사하는 것은 명백한 예산 낭비다. 오락가락하는 행정으로 인한 전형적인 예산 낭비 사례가 될 것이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이하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4월 노원구에 위와 같은 의견을 담은 질의서를 보냈으나, 노원구는 교통 불편 민원 최소화를 위해 차선을 확보할 것이고,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는 3m 폭을 맞추기 때문에 문제없으며, 예산 낭비를 최소화하겠다며 도로 확장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노원구는 인근 주민들의 민원을 핑계로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는 본질은 숨기며 민원 해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전거 도로 규정에 끼워 맞추고, 예산을 적게 들여 공사를 강행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기후위기에 대응해 자동차도로는 줄이고 자전거 도로와 보행로를 확대하는 전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서울환경연합은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는 전 세계적 흐름에 홀로 역주하려는 노원구청을 강력히 규탄한다.

2021518

서울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박윤애 선상규 최영식

사무처장 신우용

※ 문의 : 서울환경운동연합 기후에너지팀 최화영 010-5110-2285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