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상황은 국가로서 복지 그리고 가치창출의 영역에서 공공투자를 소홀히 했던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번의 위기는 또한 전통적으로 일부 영역에 제한되고 기술적인 부문에 갇혀있던 상황을 넘어서 산업일반의 정책을 추구하고 공공을 위해 목표(소명)중심의 거버넌스로 복원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를 가져다 주고 있습니다.

런던 – COVID-19는 현대자본주의의 수많은 취약점을 여지없이 드러냈습니다. 그리고 많은 국가에서 지난 시절의 사회복지 및 공공보건 분야의 비용을 삭감하면서 펜데믹으로 인한 피해가 증폭되었으며, 해당 국가군에 가해진 다양한 자해적 상처로 인하여 부적절한 정책의 조정과 실행을 반복적으로 야기시켰습니다. 결과적으로 대량 테스트 및 추적, 의료장비의 생산 및 공공보건의 교육 등 모든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공공부문의 역량에 적정한 투자를 진행해온 국가들과 해당 주에서는 전반적으로 훨씬 나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중에 베트남과 인도 케랄라 주가 개발도상국가들 중에서 매우뛰어난 사례를 보여주었습니다.

펜데믹 문제가 발생하자, 가장 앞장서서 도움을 제공해야만 하는 정부가 뒷편에 서서 수동적으로 대처하는 기관으로 전락했습니다. 우리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배웠어야 했던 것처럼, 사건이 터진 후에 공공영역에 엄청난 투자로 적극적인 대응하는 것보다, 위기가 오기 전에 미리 대비하고 공공투자라는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고 경제적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부가 상기의 교훈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여러 사회적 차원의 도전에 직면하여, 그들이 한 일이라고는 (신자유논리에 의한) 아웃소싱과 조작된 효율성이라는 이름으로 공공기관의 역할을 약화시키면서, 시장에서 정부가 해야 하는 적정한 역할을 방치해 왔습니다. 이렇듯 공공부문의 퇴조로 인하여, ‘기업가정신과 부의 창출이 비즈니스의 배타적인 공유영역으로 정당하다’는 흐름이 형성되어 왔습니다.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옹호하는 사람들조차도 이에 동의하여 왔습니다.

실제로 인류가 민간부문의 우월성이라는 거짓신화에 빠져둘수록, 미래는 위기를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바이든 신임대통령이 선언한 ‘과거보다 나은 미래–build back better’ 또는 여러 국가들의 정부가 이와 유사한 약속을 하였듯이, 단순히 정책을 새롭게 하고 정부의 조직역량을 강화하는 수준이 아니라, 정부자체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주역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공공영역을 완전히 새롭게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필자의 신작 Mission Economy : A Moonshot Guide to Change Capitalism 에서 설명했듯이 1960년대에 달에 사람을 착륙시키는 사업을 성공시키려면 매우 유능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간의 목적지향적인 파트너십이 절실하게 필요했습니다. 현재의 우리는 이러한 역량을 해체했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개발목표(유엔이 설정한 SDGs) 및 파리 기후협정에 명시된 것과 같은 야심찬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며 아폴로사업과 같은 과거의 성공을 재현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아폴로 프로그램은 명확하게 제시된 목표와 성과에 대하여 여러 부문의 공공-민간 협력, 임무 지향적 사업계약, 국가주도혁신 및 위험의 감수를 통해 모든 수준에서 조직하고 주친하는 방법을 보여 주었습니다. 더욱이 당시에 참여한 벤처기업들은 이후에 일반인들에게 광범위한 혜택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카메라폰, 유아용 조제분유 등의 파급효과를 창출하는 의외의 수혜를 즐겼습니다.

오리지널 “달착륙(moonshot)”모델은 오늘날 “지구-구하기(earthshots)”를 추구하기 위한 통찰력과 영감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17가지 분야의 SDGs 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각각을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것보다는 여러 분야를 서로 결합시켜 더욱 수준높은 혁신을 위한 토대를 위해 명확하게 정의된 사명의 임무로 전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쓰레기가 없는 바다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해양운송, 생명, 화학, 폐기물관리 및 관련 설계 등 여러 분야들에 대한 연계된 투자와 혁신이 필요합니다. 아폴로 프로그램으로 항공, 식품, 재료과학, 전자, 소프트웨어 및 기타 분야의 혁신을 촉발함으로써 성취하였던 바로 그런 일을 실천하자는 것입니다.

미션(목표)지향적 접근방식은 정부가 하나의 분야, 하나의 기업을 “승자로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후전환과 같이 여러 부문에서 투자와 혁신을 진행하는데 필요한 변화방향을 모두 함께 선택하는 것입니다. 정책수단의 모든 자원을 사용하여 다양한 의지가 있는 행위자들로부터 솔루션을 도출하고 함께 실현하는 프로젝트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NASA는 목표에 초점을 맞추도록 만간과 사업계약을 설계하면서 상향식 솔루션을 장려하고 “초과이익 없음”의 조항 및 “고정비용부담”을 포함하여 위험과 보상(risks& reward)을 모두 공유하도록 추진했습니다. 이런 경험이 아웃소싱으로 인해 높은 비용과 낮은 품질을 경험한 여러 나라들의 정부에게 던지는 중요한 교훈입니다.

“지구-구하기”는 “달착륙”과 많은 공통점이 있지만 두 가지 점에서 서로 다릅니다.  공통점으로는  “크게 생각하고 크게 발전”할 수 있는 적절한 예산과 지원을 갖춘 해당정부의 대담하고 비전있는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COVID-19 백신을 생각해 봅시다. 작년에 백신연구 및 개발에 대한 공공의 협력정신과 성과 중심의 접근방식은 아폴로 프로그램을 연상시킵니다.

기술적 혁신이 새로운 수단을 제공할 수 있지만 그 자체가 반드시  솔루션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구-구하기”는 정치적, 법제적 및 행동적 변화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공공-민간의 협력을 통하여 기록적인 짧은 기간에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 만들어진 점이 공공투자가 절대적으로 중차대하다는 것을 입증하였습니다. 동시에 부유한 국가들과 가난한 국가들 간에 백신의 보유에서 현재 심각한 격차가 벌어지고 점차적으로 심화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예방접종의 경험에서 “지구-구하기”라는 주제를 살펴보자면, 기술혁신은 실제로 적용할 때만 유용합니다. 백신접종의 거부운동은 도덕적이며 경제적인 재앙을 가져올 것입니다. 제약회사들이 이해관계자의 가치원칙에 입각하여 정부에서 제공된 지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아직 공개하지 COVID-19 백신의 특허, 데이터 및 노하우를 ‘기술접근-공유풀Technology Access Pool’방식으로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

정부도 이해관계자의 공유라는 가치원칙을 기업단위의 지배구조를 넘어서 공공의 영역으로 진지하게 수용해야 합니다. 공공-민간 협력은 또한 공익을 위해 관리되어야 합니다. 현재처럼 국가가 기술기반을 제공하고 그 위에 구축된 것을 통제하는 것에 소홀히 하여, 지금의 형태로 등장한 오늘날의 디지털 경제와 관련된 실패를 반복해서는 안됩니다. 결과로써, 소수의 독점적인 기술거대기업들이 알고리즘 기반의 가치생성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면서도, 오로지 극소수에게만 많은 혜택을 제공했습니다.

기술만으로는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 지구상의 복잡한 도전에 “달착륙 사업원칙(공공-민간 협업)”을 적용하면서, 정책입안자들은 무수한 사회적, 정치적, 기술적, 행동적 요인에 주의를 기울이고 시민사회, 민간기업 및 공공기관 전반에 걸쳐 공유된 비젼을 포착해야 합니다.

“지구-구하기”는 또한 광범위한 시민참여를 포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탄소중립성은 사회주택과 같이 거주대상의 시민과 함께 설계되어야 합니다. 포용적 이해관계자의 접근방식을 진정성있게 채택함으로써 설정목표로서 Green New Deal , Health for All 을 요구하고,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계획에서 구상하는 것처럼, 강력한 시민플랫폼 및 지속가능한 성장 엔진으로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교훈은 새로 출범한 바이든 신행정부와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미국은 국방관련 고급연구기관 (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과 매년 최대 400억 달러를 투자하는 국립보건기구(National Institutes of Health)과 같은 조직을 포함하여 현재의 국가기반을 기업조직처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제 전통적으로 제한된 부문 및 기술영역의 폐쇄공간을 넘어선 산업정책을 추구하고 공공의 이해를 위해 목표중심의 거버넌스로 복원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생태복원을 목표로 하는 현재의 산업전략은 인공지능 및 운송, 농업 및 영양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에서 전방위적인 혁신을 이루고 새로운 방향으로 선회해야 합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달착륙 사업”을 그의 사명으로 삼았습니다.  바이든의 사명은 달착륙 사업의 경험을 “지구-구하기”에 적용하는 것입니다.

 

출처 : Project Syndicate on 2021-02-03.

MARIANA MAZZUCATO

런던대학교의 경제학 교수로 공공정책연구소의 책임을 맡고 있으며, 유로-그린-딜의 기본구상의 밑그림을 제공하여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음. 주요 저술로는 ‘Rethinking of Capitalism” “Mission Economy”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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