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7일, 미얀마 전역에서 진행된 시위 진압 과정에서 언론 추산 최소 114명이 사망했고 이 중 5살 아동이 포함되어 있던 사실이 확인되었다. 현재 다수의 미얀마 시민들이 자의적 체포와 광범위한 감시 대상이 되었고 죽음과 고문의 두려움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계속해서 늘어나는 사망자에도 불구하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유엔 안보리)는 여전히 의미 있는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유엔 안보리가 미얀마에 포괄적인 국제 무기금수조치를 부과하고 해당 사건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할 것 등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미얀마 군의 살상 무기 사용, 치솟는 사망자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하기 하루 전인 3월 26일, 미얀마 군 정부는 국영 방송사를 통해 향후 거리에 나오게 될 시위대는 “머리와 등에 총을 맞을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미얀마정치범지원협회Assistance Association for Political Prisoners의 추산에 따르면 3월 26일 기준, 2월 1일 쿠데타 이후 사망자가 이미 최소 328명에 이른 상황이었다.
소규모 시위대가 화염병, 새총, 집에서 만든 공기 소총 등을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시위대는 여전히 평화적인 시위를 유지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일부 시위 현장 상황을 분석하였으며 미얀마 군이 시위대를 향해 살상 무기를 불법적으로 과도하게 사용했음을 확인했다.
한편 3월 27일 미얀마 국군의 날을 맞아 수도 네피도에서 진행된 정부 행사에는 중국, 러시아 등이 참여했다. 해당 국가는 모두 미얀마 군부 세력인 ‘타트마다우’의 행위를 비호하고 이들이 대규모 학살을 벌이는 데 사용하는 도구를 공급해온 국가들이었다.
이번 사태에 대해 국제앰네스티 캠페인 지역 부국장인 밍 유 하Ming Yu Hah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런 혐오스러운 살인을 보며 국제 사회의 충분치 않은 압력을 뻔뻔하게 무시하는 미얀마 군 장군들의 모습을 다시금 볼 수 있었다.”
“국제 사회의 침묵의 대가가 시신의 숫자로 드러나고 있다. 사망자 가운데는 자신의 집에서 총에 맞아 사망한 아동들도 있었다. 전국적 사망 가운데 시민 5000만 명의 목숨이 인질로 잡혀 있다. 이들은 자의적 체포와 광범위한 감시 대상이 되었고 죽음과 고문의 두려움에 떨고 있다”
“끝나지 않는 참상에 대해 여전히 의미 있는 행동을 취하지 않는 유엔 안보리 회원국은 지탄 받아 마땅하다.”
유엔인권이사회, 미얀마 관련 결의안 채택
한편 3월 24일, 유엔인권이사회는 미얀마의 인권침해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번 결의안을 통해 유엔인권이사회는 미얀마군의 인권침해가 중단되어야 하며 미얀마 군소유 기업과 연결되어 있는 회사들이 군과의 협력 관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
2019년 9월, 전 유엔 미얀마 독립국제진상조사단FFM, 이하 진상조사단은 미얀마군의 경제적 이해관계에 대한 상세 보고서를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미얀마 군 소유인 미얀마이코노믹홀딩스Myanmar Economic Holding Limited, 이하 MEHL 및 미얀마경제공사Myanmar Economic Corporation, 이하 MEC와 사업적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들이 파악되어 있다.
유엔인권이사회는 이번 결의안을 통해 진상조사단의 권고사항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었다. 앞서 진상조사단은 미얀마 군부 세력인 타트마다우, 미얀마군 소유 기업과 사업적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기업이 사업을 조정하고 재편할 때까지 이들과의 기업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이번 결의안에 따라 유엔인권사무소는 미얀마군의 경제적 이해관계에 대한 진상조사단의 2019년 보고서의 조사 결과 및 권고사항에 대한 후속조치를 취하고, 정기적으로 유엔인권이사회에 보고하여 2022년 9월에 포괄적인 서면 보고서를 제공해야 한다.
본 결의안을 통해 미얀마 관련 유엔 미얀마 특별보고관의 주요 의무 또한 재조명되었다. 특별보고관과 유엔인권사무소는 미얀마 현지 인권상황에 대한 모니터링 및 보고 업무를 보다 포괄적이고 정기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특별보고관과 유엔인권사무소는 유엔인권이사회와 유엔 안보리 등 ‘기타 유엔 기구’에 미얀마 인권 현황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할 것 역시 요청 받았다.
국제앰네스티 제네바 유엔사무소 대표 힐러리 파워Hilary Power는 관련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미얀마군의 전방위 공격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얀마 시민을 위한 정의가 하루 속히 구현되어야 한다.
국제앰네스티 제네바 유엔사무소 대표 힐러리 파워Hilary Power
“유엔 안보리 회원국은 정치를 잠시 내려놓고 평화 시위대, 행인, 정치적 반대 인사 등을 향해 매일 같이 학살을 명령하는 장군들이 아닌 미얀마 시민의 편에 설 것을 촉구한다. 유엔 안보리는 조속히 국제형사재판소에 본 사건을 회부하고, 포괄적인 무기금수조치를 미얀마에 부과해야 하며, 잔혹 범죄를 저지른 고위급 군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선별적 금융제재를 지체 없이 도입해야 한다.”
각국 기업은 미얀마 군과의 사업적 관계를 중단해야 한다
진상조사단이 권고하고, 유엔인권이사회가 다시 한 번 주지한 것처럼, 미얀마 군부 세력 및 군 소유 기업과 사업적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은 지체 없이 이들과의 사업적 관계를 중단해야 한다. 2020년 9월, 국제앰네스티는 보고서 군 주식회사: 미얀마 인권침해에 자금을 대다Military Ltd.: The Company Financing Human Rights Abuses in Myanmar>를 통해 어떻게 다수의 글로벌 기업 및 미얀마 기업들이 국제법 위반에 연루된 미얀마 군 부대의 자금조달에 일조하게 되었는지 자세하게 조사한 바 있다.
해당 조사 및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MEHL과 관련된 기업에는 한국 철강업체 포스코(POSCO) 및 중국 광산기업 완바오광업(Wanbao Mining) 등이 있다. 해당 기업들은 현재까지 MEHL과 관련된 기업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21년 2월 1일 쿠데타를 벌이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인권 침해 및 국제법 위반 범죄를 벌이고 있는 미얀마 군은 MEHL의 주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