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군사현대화 작업은 시진핑이 군사중앙위 주석으로 취임한 2102년 11월 이전부터 이미 오랫동안 추진되어온 사업이었지만, 그가 등장하면서 내용이 매우 과감해지고 신속하게 진행되어 왔다. 변화의 주요한 내용은 무기와 장비의 현대화, 인민해방군을 보다 효율적인 조직으로 전환하는 개혁, 그리고 부패를 근절하며 시주석의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이다.
과거의 인민해방군은 국내를 무대로 발발하는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게릴라 전술과 지구전에 의존한 시대에 뒤떨어진 조직이었다. 등소평 시절에는 경제에 모든 국력을 집중하면서 소위 ‘4대 현대화’의 항목에서 군대의 문제가 한참 후순위로 밀려났다. 강택민의 집권1기 시절인 1989-2004년 동안에도 인민해방군은 지역의 적군에 대응하는 억지력을 전력의 핵심으로 삼았다.
반면에 현재 제기되고 있는 군대의 현대화라는 목표는 공군과 해군력의 강화라는 필요와 더불어 미사일 전력의 확충 그리고 훈련과 독트린, 인원보충과 교육에 대한 커다란 변화를 암시하고 있다.
강택민과 후임인 후진타오 주석의 군사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은 제한적 있었으며, 인민해방군은 정치권에서 요구하는 개혁에 저항할 수 있는 자체의 자력이 있었다. 당시 인민해방군 문제점의 하나는 ‘거대 조직- Big Army’이라는 개념에 의존하면서 주요 지휘보직이 지상군에게만 주어졌고, 기타 조직은 지상군의 지휘권에 종속적 위치에 머물러 있었다.
또 다른 문제점은 공산당 상층 지도부가 만연한 군내부의 부패를 통제할 수 없었으며, 등소평에 의해 용인된 군대의 자급생산 체제는 1980년대 당시의 부족한 군사예산을 보충하는 일종의 대안이었다.
시진핑이 군사중앙위 주석으로 취임하면서, 전임자들이 방기했던 상기의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에 착수하는 동시에 현대화 작업을 가속화시켰다. 현대화 작업의 출발은 사실 이미 전임자들 시기에 이루어졌는데, 주요 시스템의 온라인(전산)화와 독자개발한 항공모함 산동호, 055형의 미사일격추 시스템, J-20형 스텔스 전투기, Y-20형 장거리 수송기, DF-21D형 대전함 미사일, 극초음속의 비행수단을 갖춘 DF-17형 미사일 등을 열거할 수 있다.
시주석 시기가 도래하여, 민간의 과학기술과 산업체가 긴밀하게 결합되면서 인민해방군은 새로운 역량을 갖추게 되었다 – 즉 인공지능, 양자 컴퓨터과 빅데이터 등을 배경으로 이제 인민해방군은 현대적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지능화-기능intelligentisation을 갖게 되었다.
전임자들 시기에 착수된 상기의 프로그램들을 신뢰하면서 이에 더하여, 시진핑은 강택민과 후진타오가 손댈 수 없었던 군조직의 혁신작업을 정치적으로 매우 신중하게 진행하였다.
취임초기부터 그는 인민해방군의 현안에 깊이 개입하였으며, 군부대를 자주 방문하여 군사에 관한 연설을 진행하였으며, ‘작은 붉은 책자 – little red book’라는 교본을 만들어 군대에 보급하고 교육을 시켜 왔다. 또한 사단 단위의 지휘관 인사까지 개입하여 그와 비전을 공유하는 인사들을 주요 보직에 배치하여 왔다.
시주석의 군대에 대한 정치적인 핵심전략은 후진타오 시절부터 시작된 반부패 사업을 ‘호랑이에서 잔챙이까지tigers & flies – 지위 여하를 막론하고’ 뇌물죄에 대하여 강력하게 숙청을 단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부패청산 작업은 표면상 군대의 전문성을 고양시킨다는 명분을 지니고 있지만, 강택민에 의해 임명된 군사중앙위 부주석인 Xu Caihou(西才厚)와 Guo Boxiong(郭伯雄).를 대상으로 삼고 있었다. 이들 강택민의 측근들을 제거함으로써, 시주석은 조직개혁에 저항하는 수구파들을 선택적으로 격파하고 자신의 권위를 공고히 했을 뿐만 아니라, 조직개혁에 대한 반대의 논쟁을 종식시켰다.
시주석은 조직개혁에 저항하려는 반대파들의 논쟁을 인민해방군의 효율적 운용을 증진시킨다는 논리로 대응하면서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시켰다. 1950년대의 소비에트 방식을 모델로 하였던 최고사령부 중심의 일방적 조직을 현대적인 미군의 연합군 편제로 대체시켰다.
합동참모부는 5개의 지역군 사령부를 총괄한다. 각 지역군 사령부는 각자의 지역과 임무에 전적으로 부여된 군사계획과 훈련 그리고 조직을 운용하도록 하였다. 예를 들어 동방지역군 사령부는 대만문제를 전담하고, 서방지역군 사령부는 남중국해 지역을 맡는다. 합동참모라는 용어 자체가 이미 해군과 공군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이들이 각 지역군 사령부의 핵심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새로운 조직편제 내에 2개의 지원군이 창설되었다. 전략지원군은 우주공간과 사이버 그리고 전자전과 심리전 분야에서 인민해방군의 역량을 강화시킨다. 이러한 발전은 인민해방군이 정보의 영역에서 작전을 수행할 강력한 수단을 제공한다. 또 하나의 지원조직은 합동군수지원군으로 지역군 단위사령부의 군수지원을 종합하여 집중적이며 효율적으로 취급한다.
동시에 하부단위(below-the-neck) 조직에도 큰 변화가 있었는데 지상군과 공군력을 사단에서 여단 단위로 세분화하여, 인민해방군 내부의 운용역량과 상호지원능력을 향상시켰다. 2015-2019 사이에 인민해방군의 관심은 내부의 현안에 집중되었고, 새로운 조직개편에 따라 대규모의 훈련은 축소 연기되었으며, 이웃 국가들과 우발적인 사고에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이후 개혁의 결과로 중국군대는 현대적으로 편성 조직되었고, 중국의 전략을 국내적으로 그리고 지역적으로 보다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되었다.
2020년에, 인민해방군 창설 100주년이 되는 2027년을 ’군사현대화 완수 fully modern military의 해’로 설정하였다.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추가적인 항공모함의 건조와 현대화된 장거리 폭격기의 개발을 포함한 야심찬 계획이 도입되었다. 연구개발과 혁신적인 기술을 군사조직에 도입하는 한편, 이들 현대적인 노하우를 운영할 수 있는 인적 지원의 보충을 계속하고 있다.
이는 인민해방군의 운용능력 범위가 중국과 지역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군의 현대화라는 목표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 내의 미군사력과 충돌을 대비하는 것이며, 중국군대의 능력과 원칙에 따른 작전범위의 확장을 포함하는 것이다. 동시에 이의 향방은 전방위적인 위험의 증가를 억지하고자 하는 정치지도력의 결정에 달려있다.
출처 : EastAsiaForum in Sydney on 20-12-17.
Joel Wuthnow
미국 워싱턴 소재 국방대학의 중국군사 연구센터 책임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