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은 홍영표의원이 최근 국감을 통해 전작권 이전 논의과정을 살펴보면서 자신의 소회를 진솔하고 정직하게 고백한 글이다. 홍의원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이제 홍의원의 글을 통해 그동안 대북억지력이라고 강변하면서 이 땅에 주둔해온 미군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들어나고 있다.

53년 정전협정은 일년 내에 종전과 평화협정을 전제로 이루어졌으나, 54년 제네바 협상시 이를 거부한것도 바로 미국이요,

91년 소비에트 붕괴로 냉전체제가 무너졌음에도 불구하고 북미관계 정상화를 강력히 요구한 북한을 정상국가로 인정하기를 거부한 것도 미국이요,

이후 제네바일반협정AF를 이행하지 않은 것도 그리고 2015년 6자회담의 합의사항을 포말화시킨 자도 미국이었다.

결국 주한미군의 목적은 동북아에서 미패권을 유지하고 군사복합체의 이익을 확보하고 대중대북 봉쇄를 위한 것임이 분명해 졌다. 미군의 반민족 반통일적 성격이 만천하에 폭로된 셈이다.

QT

조속한 전작권 전환을 원치 않는 미국 군부의 속내가 드러났습니다. 오늘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에스퍼 美 국방장관은 “모든 조건을 완전히 충족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 말했습니다. 서욱 장관이 요청한 ‘전환 조건 조기 구비’를 사실상 거부한 것입니다.

사실 전작권 전환에 대한 美 군부의 생각이 달라졌다는 징후는 이미 여기저기서 감지되었습니다.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남아있다”는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의 지난 9월 토론회 발언도 같은 맥락입니다. 오늘 에스퍼 장관 발언의 의미는 美 군부가 조속한 전환을 반대한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이번 국감을 준비하며 전작권 전환 과정과 상태를 꼼꼼히 들여다봤습니다. 충격적이었습니다. 지금 전작권 전환은 2007년 시작된 전작권 전환과는 목표와 성격이 완전히 변질된 과정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근본 원인은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미국의 이익이 변화하면서, 전작권 넘기겠다는 맘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미래연합사 사령관 국적만 바뀌는데, 신규부대창설에 준하는 평가방식이 적용됐습니다. 평가 과제 수는 줄기는커녕 늘고 있습니다. 합격 기준조차 확정돼 있지 않았습니다. 왜 보는지도 모를 시험은 계속 치는데, 합격점도 없고, 과목만 추가되는 황당한 상황입니다.

2006년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은 한국군이 독자적 전작권 행사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 미국이 제시한 전작권 전환 시점은 2009년이었습니다. 우리가 제시한 2012년보다도 빨랐습니다. “시간이 걸린다”. “할 일이 남았다”. 지금 미군 수뇌부의 말대로라면, 천문학적 예산을 퍼붓고도 우리 능력은 더 뒷걸음질한 셈입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잘못도 큽니다. 노무현 정부 때 한미가 최종합의한 전환 시점은 2012년이었습니다. 전작권을 돌려받기 싫었던 이명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사정해 전환 시기를 2015년으로 연기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한술 더 떴습니다. 미룰 명분이 없어 고심하던 박근혜 정부는 전환방식을 ‘시기’에서 ‘조건’으로 비틀었습니다. 그리고 한미는 ①한국군의 핵심군사능력, ②동맹의 핵미사일 대응능력, ③한반도 및 역내 안보환경이라는 문제의 조건에 합의합니다.

이로써 전작권 문제의 성격은 근본적으로 바뀝니다. 지휘구조의 문제는 군사적 능력의 문제로 변질되었고, 유사시 연합전력의 지휘능력 문제가 동북아에서 동맹차원의 대응의 문제로 확장됐습니다. 전작권 전환은 주권국가로서 군사적 자율권 확보라는 관점에서 출발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주권은 간데없고 미국의 국익으로 포장된 동맹만 강조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우리와 미국의 국익이 언제나 같을 순 없습니다. 동맹의 가장 기본적 의의는 국익 증진에 있습니다. 아무리 중요하고 또 오래된 한미동맹이지만, 주권과 국익보다 위에 있을 순 없습니다. 지난 12일 주미한국대사관 국감에서 이수혁 대사는 “한국이 70년 전 미국을 선택했다고 앞으로 70년에도 미국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국익이 되어야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너무나 상식적인 발언입니다. 그런데도 보수언론은 발언 취지까지 왜곡하며 야단법석입니다. 한미동맹은 신성불가침이 아닙니다. 그 역시 국익 증진을 위한 하나의 외교적 수단일 뿐입니다.

이번 SCM에서 예스퍼 국방장관은 주한미군 주둔을 거론하며 방위비 인상을 압박했습니다. 동맹군을 용병처럼 치부하는 발언이 국방장관의 입에서 나온 데 대해 무척 유감스럽습니다. 전작권 논의가 시작된 2007년 이후 투입된 방위력개선비가 150조입니다. 또 2015년부터 전환 조건 충족을 위해 투입된 예산만 30조를 썼고, 앞으로 5년간 44조를 더 쓸 예정입니다. 해외 미군기지 중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평택기지를 짓는데 100억 불을 지원했습니다.

전작권 전환은 군사적 자율성을 높이고 책임국방을 실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전작권을 추진할수록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이 커지는 역설적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쯤 되면 누구를 위한 조건 충족인지, 무엇을 위한 전작권 전환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미 간에도 얼굴 붉힐 일 있으면 붉혀야 합니다. 갈등과 일시적 관계악화도 감수하겠다는 각오 없이 전작권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UNQ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