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수사권 조정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의 검찰권 약화와 검찰 독립성 훼손, 우려스럽다.

– 수사개시 범위 축소, 법무부장관의 사전승인 규정은 위임 취지 벗어나

21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청와대가 검찰의 수사 개시 범위와 절차 등이 담긴 검경수사권 조정안 시행령(잠정안)을 마련해 관련 부처에 보냈다고 한다. 시행령(‘검사의 수사 개시 범위에 관한 규정’) 초안에는 검찰은 ▲4급 이상 공직자의 범죄, ▲부패범죄에서 3000만원 이상 뇌물죄, ▲마약범죄 중 밀수 등의 수사를 개시할 수 있도록 한정됐다. 또, “그밖의 규정되지 않은 범죄 중 국가 사회적으로 중대하거나 국민 다수의 피해가 발생하는 사건을 수사할 경우 검찰총장이 법무부장관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형사사법권에 대한 삼권분립적․민주적인 행정적 통제는 헌법과 법률의 위임을 받아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에 규정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은 시행령 과정에서 검찰의 수사개시의 범위를 과도하게 축소하고, 수사개시에 대한 사전승인을 규정하는 시행령조항은 위임 취지를 벗어나고 균형을 잃은 것으로 판단, 정부는 시행령안을 재검토하기 바란다.

첫째, 시행령 개정과정에서 검찰청법 제4조에서 명시하고 있는 검사의 권한을 축소시킬 수 없다.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청법 제4조는 검사의 직무와 권한과 관련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를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범죄, 경찰공무원이 범한 범죄, 위 각 범죄 및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와 관련하여 인지한 각 해당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로 국한시켰다. 이로 인해 시행령에서 검사의 수사개시 범위를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었는데, 정부의 시행령 초안은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중요범죄의 범위를 과도하게 축소시킨 것으로 알려져 우려스럽다. 특히, 공직자범죄를 4급 이상 공직자의 범죄로, 경제범죄를 사기·횡령 등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3조에 해당하는 경제 범죄(특경법에는 증재, 알선수재, 사금융알선 등 많은 범죄가 규정되어 있다)로, 부패범죄를 3000만원 이상 뇌물을 받은 부패 범죄(500만원 이상 뇌물의 경우, 파면이 가능하다)로 수사개시의 범위를 국한시킨 것은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과도한 해석으로 판단된다.

둘째, 시행령 초안은 검찰청법이 보장하는 검찰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다. 검찰청법 제8조는 법무부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 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 감독한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검찰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서 검찰총장의 임기를 단임 2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검찰청의 독립성은 종래 법무부가 수시로 수사지휘권을 행사해 검찰이 ‘정치의 시녀’가 된 것을 방지하고자 보장된 것이다. 그런데 시행령 개정과정에서 정부가 “그밖의 규정되지 않는 범죄”에 대하여 법무부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러한 그밖의 규정되지 않는 범죄 수사 개시에 대한 사전 승인 규정은 법무부장관의 자의적 판단을 초래할 수 있고, 반대로 그밖 명시되지 않은 범죄에 대하여 사전승인 규정이 없다면, 마찬가지로 검찰의 자의적 판단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따라서 국가 사회적으로 중대하거나 국민 다수의 피해가 발생하는 사건에 대하여 시행령에서 구체적으로 특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므로, 정부는 이러한 내용이 반영되도록 시행령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끝”.

첨부 : 200723_경실련_성명_검경수사권조정안 시행령에 대한 경실련 입장_최종

문의 : 경실련 정책실(02-3673-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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