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3일, 기쁘고 기쁜 소식이 서울시보 제3580호를 통해 발표되었습니다. 바로 용산구 한남동 677-1 일대에 위치한 한남근린공원의 부지 전체를 서울시의 주도로 공원화를 추진하겠다는 소식이 공개된 것입니다!

1940년 3월 12일, 조선총독부 고시 제208호를 통해 지정된 우리나라 최초의 도시공원 한남공원, 80년간 출입이 금지된 채 금단의 땅으로서 존재하던 그곳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 함정희

다가오는 2020년 7월 1일, 도시공원 일몰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던 한남공원을 지키기 위해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2019년 9월부터 나섰습니다. ​

그동안 주민들과 함께 20여 차례의 대책 회의를 진행하고 다양한 시민참여 캠페인을 전개하며 한남공원의 위기를 알린 서울환경연합은, 한남공원의 앞길에 희망이 생겼다는 이 사실이 너무나도 기쁩니다!​

물론 앞으로 한남공원이 공원으로 조성되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기 까지는 수없이 많은 과정들이 남아있고 실시 계획 인가를 위한 의견 청취는 그 시작일 뿐입니다. 서울환경연합은 한남공원이 하루빨리 온전한 도시공원으로 조성되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간 한남공원을 지키기 위해 전개한 활동들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2019년 5월 21일, 설혜영 용산구의원과의 만남]


당시의 사진을 찾을 수 없어 최근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연합의 한남공원 지키기 운동의 시작은 지난 2019년 5월 21일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용산구의회 복지도시위원회의 설혜영 의원의 연락을 통해 서울환경연합은 처음으로 한남공원에 대한 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날의 만남을 기점으로 서울환경연합은 도시공원으로 처음 지정된 후 8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금단의 땅으로서 존재해온 한남근린공원이 시민의 품에 공원으로서 돌아오기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2019년 9월 4일, 도시공원 보전을 위한 용산 주민 간담회]


당시의 사진을 찾을 수 없어 최근의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설혜영 구의원과의 첫 만남 이후 3개월이 조금 더 지난 9월 4일! 정의당 용산구 위원회와 설혜영 구의원의 주도로 서울환경운동연합과 용산 주민들이 모여 도시공원 일몰제와 한남근린공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국토부의 도시공원 일몰제 대응 기조와 현재 도시공원 일몰제 대응의 상황까지 공유한 이후 한남근린공원의 이야기를 접한 주민들은 한남공원을 지키기 위한 모임을 결성하고 장기적인 지킴이 활동을 이어갈 것을 결정하였습니다.

[2019년 9월 18일, 한남근린공원 실효 대책 촉구 시민청원 기자회견]


© 연합뉴스

시민들과 모임을 결성하기로 하고 용산구에서는 도시공원 일몰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한남근린공원의 보전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는 시민 서명이 진행되었습니다. 주민 간담회로부터 2주의 시간이 지난 9월 18일 정의당 권수정 시의원, 한남공원 지키기 시민모임과 함께 627명의 시민 서명과 함께 한남근린공원의 보전 대책을 요구하는 청원 전달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2019년 9월 25일, 한남공원 지키기 시민모임 첫 회의]


당시의 사진을 찾을 수 없어 최근의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서울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일주일 후, 한남공원 부지가 위치한 한남동 677-1 인근의 병원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한남공원 지키기를 위한 시민모임의 첫 번째 회의가 개최되었습니다. 이 날 회의에서는 앞으로 한남공원을 지키기 위해 추진할 캠페인 방법들과 기본적인 방향성을 논의하며 한남공원을 반드시 지켜낼 것을 다짐하였습니다.

[2019년 10월 7일, 용산구 도시공원 일몰제 대책 촉구 공동 기자회견]


© 서울환경운동연합

한남공원은 일제강점기에는 일제 영구 병영의 일부로서 기마부대가 주둔하던 군용지였으며, 해방 이후에는 미군의 미사일 부대, 군 장비 점검 시설, 주한미군 주거시설의 부대시설로서 점용되어 왔습니다. 2020 도시공원 일몰 대응 전국 시민 행동과 정의당 생태에너지 본부, 한남공원 지키기 시민모임과 함께 국가적 목적을 띄고 공원으로 조성되지 못한 채 이용되어온 땅이라는 점에서, 용산구와 서울시가 간섭할 수 없는 영역이 있었던 만큼 다가오는 2020년 7월 도시공원 일몰제로 해제될 위기에 처한 한남공원을 시민의 품으로 돌리기 위해 국토부가 적극적으로 역할 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2019년 11월 11일, 한남근린공원 조성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 서울환경운동연합

용산구의회에서는 설혜영 의원의 주도로 한남공원의 조성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토론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서울환경연합은 토론자로서 참석하여 한남공원이 시민의 공원으로 조성되기 위해서는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성장현 용산구청장과 용산구청의 강력한 의지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예산 부족을 이유로 공원 조성에 손놓고 있는 태도를 멈추고 한남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임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이 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남동 주민들은 공원을 조성하는데 함께 할 수 있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의사를 표명하였습니다.

[2019년 11월 30일, 한남근린공원 조성 촉구를 위한 시민문화제]


© 서울환경운동연합

한남공원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와 용산구의 결단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한남공원 지키기 시민모임, 용산시민연대와 함께 한남공원 지키기 운동의 활성화와 확장을 위한 시민문화제를 추진, 약 30여 명의 한남동 주민들과 함께 한남근린공원 조성 촉구를 위한 시민문화제를 개최하였습니다. 한남동 일대를 구석구석 행진하며 한남동에 공원이 되어야 하는 땅이 있음을 주민들에게 알렸고, 진즉 공원으로 조성되었어야 할 땅을 밟으며 한남공원을 시민의 품으로 돌리길 외치는 주민들의 열띤 참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20년 1월 22일, 한남근린공원 시민청원, 서울시의회 결단 촉구 기자회견]


© 서울환경운동연합

지난 2019년 12월 17일에는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에서 지난 9월 18일 전달한 시민청원의 심사가 진행되었습니다. 환경수자원위원회의 많은 의원님들이 한남공원이 실효되어 대기업에 막대한 개발이익이 향하게 되는 것에는 우려를 표명하였지만 다른 자치구 공원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언급하며 심사를 보류하였습니다. 이에 청원을 소개한 정의당 권수정 시의원과 한남공원 지키기 시민모임과 함께 환경수자원위원회가 한남공원을 지키기 위해 청원에 대한 조속한 결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2020년 2월 5일, 한남공원 서울시 직접 사업 추진 촉구 기자회견]


© 서울환경운동연합

서울시는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일몰제에 대응하며 관할 자치구에서 예산의 50%를 마련하여 지원을 요청하면, 나머지 50%의 예산을 시에서 매칭하는 식으로 보상하겠다 밝혀왔습니다. 허나 한남공원의 경우 관할 자치구인 용산구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한남공원을 조성하기 위한 예산을 편성할 수 없다는 입장만을 고수해왔고 이에 서울시가 한남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2015년 공원의 자동실효를 앞두고 있던 시점에 공문을 시달하여 실효를 막았다는 점, 토지주와 소송까지 불사하였다는 점 등을 들어 서울특별시장이 직접 진행하는 서울시의 직접 사업으로서 한남공원을 조성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2020년 2월 14일, 용산구의회 한남공원 실시계획인가 결의 촉구 기자회견]


© 서울환경운동연합

한남공원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되는 2020년 7월 1일 이전까지 실시계획인가를 내고 공원 조성 사업에 착수하도록 해야 했지만 용산구청은 예산부족을 이유로 한남공원에 대한 무관심과 무응답을 지속하고 있었습니다. 용산구의회에서는 2019년 말부터 한남공원의 실시계획인가 촉구 결의안을 발의하자는 목소리가 있어왔으나 이에 대한 논의는 결론을 맺지 못하고 2020년 첫 회기에서 다시금 논의하자며 결정이 보류된 것입니다. 이에 한남공원 지키기 시민모임, 용산시민연대와 함께 용산구의회가 한남공원을 지키기 위해 실시계획인가를 낼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하길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2020년 2월 16일, 한남공원 지키기 후원의 밤]


© 서울환경운동연합

한남공원 지키기 운동을 시작한 지 어언 6개월이 지나고, 장기적인 활동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남공원 지키기 운동의 후원의 밤을 진행하였습니다. 후원이 중심이 되는 행사였지만, 다가오는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용산지역에 출마할 후보자들이 참석하여 주민들의 앞에서 한남공원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임을 약속하는 정치대회적인 행사이기도 했습니다.

[2020년 3월 3일, 한남공원 조성, 서울시 재정계획 수립 촉구 기자회견]


© 서울환경운동연합

한남공원은 남산과 한강을 잇는 생태축의 사이에 위치하여 있어 공원으로 조성되었을 때 생태적인 잠재력이 굉장히 뛰어난 지역입니다. 이에 세계야생동식물의 날을 맞아 점점 살 곳을 잃어가는 남산 자락의 도롱뇽과 함께 서울시가 재정계획을 수립하여 한남공원을 조성하고 다양한 야생동식물의 거점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서식처로서 조성하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2020년 3월 12일, 한남공원, 트러스트 캠페인 협약식]


© 서울환경운동연합

트러스트 캠페인은 보전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이나 자연환경을 영구적으로 보전하기 위해 시민들의 힘을 모으는 시민운동입니다. 한남공원 지키기 시민모임과 한국 내셔널 트러스트와 함께, 한남공원을 진정한 시민의 공원으로서 조성할 수 있도록 한남공원 부지 한 평 사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이를 위해 최대한 협업할 것을 약속하는 협약식을 진행하였습니다.

[2020년 3월 17일, 서울시 한남공원 포기하나 논평]

지난 3월 3일, 세계야생동식물의 날을 맞아 서울시가 한남공원을 조성하기 위한 재정계획을 수립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을 때, 서울시는 행정2부시장의 주재로 한남공원 실효 대응 회의를 개최하였습니다. 이 회의에서 서울시의 행정2부시장이 SH공사에게 한남공원 부지를 청년 임대주택으로 개발하는 안을 검토하도록 결론 내렸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이에 이제 와서 개발계획을 검토할 것이 아니라, 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한 방안을 찾을 것을 요구하는 논평을 발표했습니다.

[2020년 3월 25일, 박원순 시장은 한남공원 포기하나 기자회견]


© 서울환경운동연합

한남공원 지키기 시민모임, 용산시민연대와 함께 서울시가 한남공원 부지를 청년 임대주택으로 개발하려 한 안을 검토한 것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날 기자회견에는 한남공원 부지의 미군부대에서 근무하셨던 한남동 하동기(95) 주민도 참석하여 한남공원이 공원으로 지정되었을 당시의 모습과 군부대로 점용되었을 때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도 곁들여 주셨습니다.

[2020년 4월 4일, 한남공원, 희망의 나무 심기]


© 서울환경운동연합

식목일이 다가오는 것을 맞아 한남동의 주민들과 함께 한남공원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길 기원하는 한남공원 희망의 나무 심기 행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주민들과 함께 흰말채나무 100주를 나눠 각자의 자리에서 한남공원을 소망하며 나무를 심기로 하고, 한남공원 부지 안에는 한남공원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희망의 나무 ‘목련’을 한 주 식재하였습니다.

[2020년 4월 23일, 한남근린공원 시립공원화 추진, 서울시 결단 환영 논평]

2020년 4월 23일 오전, 서울시보 제3580호를 통해 한남공원의 실시계획인가를 위한 주민의견 청취 등 열람 공고에 대한 소식이 올라왔습니다. 서울시가 한남근린공원을 시립공원으로서 추진하기로 한 것이죠! 이에 대하여 아직 갈 길은 많이 남아있지만 시민의 공원으로 한남공원을 돌리기 위한 첫 발걸음을 뗀 것을 환영한다는 논평을 발표하였습니다.​

지금까지 한남공원을 시민의 품으로 돌리기 위한 서울환경연합의 그간 활동을 한 번씩 짚어 보았습니다. 길다고 할 순 없지만 짧다고 하기에는 또 어딘가 애매한 지난 5월 부터 올 4월까지의 여정을 돌아보니 한남공원에 들어서기 시작한 희망이 괜시리 더욱 반가워 지는 듯 합니다.​

서울환경연합은 한남공원이 시민들의 품으로 되돌아오는 마지막 순간까지 주민들의 곁에서 활동하려 합니다. 이제 공원화의 첫 걸음이 떼어졌을 뿐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은 많습니다. 한남공원이 시민의 품에 돌아올 수 있도록 서울환경연합과 서울환경연합의 활동에 많은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