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 개최

– 경찰개혁네트워크 공식 발족

– 경찰 권한 축소․분산 및 민주적 통제 강화 촉구

1. 취지와 개요

• 경찰개혁네트워크는 2020년 4월 21일(화) 오후 2시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경찰개혁네트워크의 공식 발족을 선언하고, 를 주제로 경찰 권력 축소 및 민주적 통제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는 경찰권한의 분산·축소, 민주적 통제방안, 정보경찰 폐지 등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경찰개혁 관련 입법안과 정부계획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이 논의되었다.

• 경찰개혁네트워크는 경찰개혁과 관련한 현재 국회 논의에서 시민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경찰의 권한은 시민의 기본권을 제한·침해할 수 있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관련 논의가 국회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비대해진 경찰 권한을 분산시키고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경찰개혁’ 입법이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으나 현재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계획은 경찰권한의 분산·축소보다는 경찰조직의 확대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으며 따라서 경찰의 비대해진 권한을 통제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 이날 토론회는 한상희 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건국대학교 로스쿨 교수)의 사회로 진행되었고 경찰 권한의 분산 및 축소방안에 대해 이호영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총무위원장,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장치 마련 방안과 관련하여 박병욱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 국회에 계류 중인 경찰법 및 경직법 개정안 분석 및 평가에 대해 오민애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가 발제했다. 또한 토론자로 양홍석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실행위원(변호사), 유승익 신경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오병두 홍익대학교 법학과 교수가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2. 발제문요지

• 이호영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총무위원장은 경찰권력의 분산과 축소의 방안과 관련하여 현재의 경찰개혁 논의를 살펴보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호영 총무위원장은 “경찰은 전국적으로 단일한 지휘명령체계에 의해 움직이는 거대한 조직체임에도 그 수장은 오롯이 대통령의 의지대로 임명되어 왔다”고 지적하며 경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찰개혁위원회가 권고한 경찰조직 개편안에 대해서는 우선 행정경찰과 사법경찰을 분리하도록 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경찰의 수사 독립성 확보를 위해서는 행정경찰과 사법경찰의 분리 이후 설치될 수사전담기관의 장에 대한 인사권은 경찰청장이 아닌 경찰위원회와 같은 중립적인 기구가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치경찰제도와 관련하여 그 도입 목적이 경찰권력을 분산하고 경찰에 대한 지역 중심으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며 이 결과 주민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치안활동을 실시하는 데에 있다고 설명했다. 발제자는 정부의 자치경찰 도입계획은 경찰조직과 인력의 중심을 국가경찰조직을 그대로 남겨두고 자치경찰 조직을 새롭게 추가하는 이원화 모델로는 애초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며 국가경찰조직을 최소화하고 대부분의 조직을 ‘지방분권경찰’로 이관하는 일원화 모델 형태가 취지에 부합하고 바람직한 대안임을 강조했다.

•박병욱 제주대학교 행정학과(경찰법 전공) 교수는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방안을 ‘경찰위원회’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현행 경찰법상의 경찰위원회제도가 실질적인 권한이 없다고 지적하며 현행 경찰위원회는 위원 선임·구성상의 독립성 문제, 역할 및 권한의 제한성으로 명목상의 형식적인 심의·의결기구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박병욱 교수는 홍익표 의원이 대표발의 경찰법개정안(의안번호 19125)에서의 국가경찰위원회의 권한은 현행 경찰법 상 경찰위원회의 형식적 권한과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현행 경찰법이든 20대 국회에서 제출된 관련 개정안(곽상도 의원안, 권은희 의원안, 홍익표 의원안)이든 경찰위원회 사무를 경찰청에서 처리하게 하도록 하고 있어 경찰위원회의 경찰청으로부터의 독립성 보장에서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병욱 교수는 “경찰 외부 민주적 통제기구”는 주민의 참여가 사법부나 국회에 비해서 훨씬 낮은 문턱에서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민주주의, 국민주권주의라는 현대 국가의 목적 달성에 기여하는 제도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관련한 경찰개혁위원회의 권고안이 경찰 내부가 아닌 외부 주민의 민원, 외부 통제기구의 직접인지를 근거로 경찰권 남용, 인권침해 방지 사안에 대해 조사를 행할 수 있게 하였다는 점, 관련 사안 조사를 위한 자료제출요구, 사실조회, 현장방문조사 및 정책권고 권한 등 국가인권위원회에 준하는 권한을 부여하고 이를 넘어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하여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 등에서 경찰활동에 대한 기존의 사법통제, 국회통제가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는 일정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민애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는 20대 국회에 계류 중인 경찰법 등 경찰개혁과 관련하여 제출된 개정안을 검토했다. 국가수사본부의 설치, 경찰위원회의 실질화, 자치경찰의 도입, 정보경찰에 대한 개혁, 안보수사본부의 설치 등의 내용을 통해 경찰법 개정안을 비교 평가했다. 우선 개정안에서 제시하고 있는 국가수사본부 및 국가수사본부장의 역할과 지위, 경찰청 및 경찰청장의 역할, 지위의 관계를 살펴볼때, 국가수사본부의 실체가 모호하며 개정안이 수사업무에 대한 관여 금지라는 국가수사본부의 도입취지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경찰위원회의 실질화와 관련해서도, 그 내용이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평가하고 시민에 의한 외부감시기구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자치경찰에 대해서는 정부가 제시한 이원화모델은 국가경찰이 모든 경찰업무와 관련해서 계획, 조정 등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설계하고 중요 기능을 국가경찰이 수행하도록 설정함으로써 자치경찰의 예속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강조했다. 정보경찰개혁의 경우, 여전히 정보수집기능을 전담하는 경찰의 존재를 전제하고 있다는 점, 직무규정이 수권규정이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직무규정에 대한 개정으로 수권규정을 마련하고자 하였다는 점, 경찰의 정보활동의 근거와 한계를 ‘법률’에 명시하지 않고 ‘정보경찰활동규칙’이라는 방식으로 정하고 있다는 점, 실질적인 제재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 등의 한계를 지적했다.

3.경찰개혁네트워크

•경찰개혁네트워크는 공권력감시대응팀(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다산인권센터,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사랑방, 진보네트워크센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참여연대 등 인권·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되어 있고 2019년 9월 발족한 ‘정보경찰폐지인권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를 확대 개편한 연대기구이다.

•경찰개혁네트워크는 이날 토론회에 앞서 발족을 선언하고, “시민들의 목소리가 담긴 진정한 경찰개혁”을 요구했다. 경찰개혁네트워크는 이후, 경찰개혁과 관련한 법안과 제도의 입안·정비과정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며, 경찰개혁 논의가 검찰개혁 등을 통해 비대한 권력을 갖게 된 경찰을 제대로 통제하고 견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시민의 목소리를 모아낼 것이라고 발족 취지를 설명했다.

•경찰개혁네트워크 발족 경과


•9/27(금) 정보경찰폐지네트워크(준)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2019년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경찰의 정보활동 실태 점검과 정보경찰개혁 권고사항 이행내역 등을 점검해 줄 것을 요청하는 요청서 발송.
•9/30(월) 정보경찰폐지인권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 발족
정보경찰 피해사례 발표 및 정부의 정보경찰 개혁 추진 평가 토론회 진행
•10/22 홍익표, 소병훈, 조응천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경찰법과 경찰관 직무집행법 일부개정안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들에게 제출. 정보경찰을 존치하거나 경찰의 정보활동을 제한할 것이 아니라 치안정보개념을 삭제해 정보경찰을 페지해야한다는 의견서 전달.
•10/30(수) 국가인권위에 홍익표, 소병훈, 조응천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경찰법과 경찰관직무집행법 일부개정안에 대한 의견 표명을 요청함
•11/12(화) [입법청원] 민중당 김종훈 국회의원의 소개로 과 개정 청원안 제출


•1/22(수) [논평] 정보경찰 폐지없는 경찰개혁은 ‘개혁’이 아니다
•4/10(금) [보도자료] 415총선 경찰개혁 공약/정책에 대한 질의/답변 분석
•4/21(화) 경찰개혁네트워크 발족

•향후 활동 계획
•2020년 5월 마지막 임시국회에 맞춰 경찰개혁에 대한 정부안(홍익표 의원안)에 대한 반대의견서 제출
•21대 국회에 경찰개혁 관련 입법안 청원
•국회 경찰개혁 관련 법안 심의과정 모니터 및 입법로비 활동 진행

를 시작하며

시민들의 목소리가 담긴 진정한 경찰개혁을 염원한다

경찰 권한의 분산과 축소, 민주적 통제 강화하는 경찰개혁 필요

권력기관의 권한분산과 조직개편, 그리고 권력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한국사회의 오래된 과제였다. 이번 정부가 출범한 이후,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등의 권력기관 개혁이 중요한 국정과제로 천명되었고, 각 기관의 적폐를 조사하고 개혁안을 권고할 수 있는 위원회가 활동해왔다. 이후 국가정보원은 국내정보파트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검찰의 중요한 개혁과제 중 하나인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까지 이루어졌다. 향후 관련 법안과 제도 정비가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지, 개혁 요구의 방향에 맞게 진행되는지는 여전히 감시와 견제가 필요할 터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가정보원과 검찰 개혁 과정에서 비대한 권력을 갖게 된 경찰의 개혁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그 과정이 어떠해야 하는지 반드시 감시와 통제가 필요하다.

경찰은 시민들의 일상과 직접 맞닿아있고, 기본권 제한에 그치지 않고 기본권 침해까지 나아갈 수 있는 권력기관인만큼 경찰개혁에 대한 요구는 더욱 절실했다. 경찰개혁위원회는 1년간의 활동을 통해 30여개의 권고안을 내놓았고, 시민사회는 권고안의 미흡한 점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경찰이 권고안을 충실히 이행하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나가기를 바래왔다. 그러나 경찰개혁위원회가 활동을 종료한 후 2년이 다 되어가고 있지만, 일부 권고안의 이행현황을 경찰청 발 보도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 것 외에는 권고안이 이행되고 있는지조차 정확히 알기 어려운 실정이다. 20대 국회에서 경찰개혁 관련 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되었지만, 충분한 논의와 의견수렴을 거지치 않았고, 오히려 경찰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경찰개혁 과제에 대한 해답을 담은 법안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막강한 권력을 갖게 된 경찰이 그 조직과 기능을 분산하고,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할 필요성은 더욱 분명해졌다. 경찰의 권한을 어떻게 분산하고 축소시켜나갈 수 있을지, 경찰을 어떻게 민주적으로 통제할 것인지에 대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나갈 필요가 있다. 자치경찰제 도입의 경우 시민들의 일상에 맞닿아있는 만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세심하고 신중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사실상 그 기능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여전히 폐단을 보여주고 있는 정보경찰의 경우 실질적인 폐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더 이상 경찰의 셀프 개혁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지난 3년간 확인해왔고, 더욱이 경찰 권력이 막강해진 지금 경찰개혁에 대한 시민들의 하나된 목소리가 필요하다.

이에 우리는 (이하 경찰개혁넷)를 발족한다. 지난해 9월 출범한 ‘정보경찰폐지넷’(정보경찰폐지인권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를 확대개편한 경찰개혁넷은, 정보경찰폐지에서 나아가 경찰의 권한을 분산⋅축소하고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는 경찰개혁을 위해 필요한 목소리를 모아나가고자 한다. 경찰의 조직과 활동이 인권을 존중하고 민주주의 사회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경찰개혁의 과정에서 시민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경찰개혁넷은 제대로 된 경찰개혁이 이루어지고, 보다 튼튼한 민주주의가 뿌리내릴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0421

경찰개혁네트워크

보도자료 : 20200421_경찰개혁넷_보도자료_경찰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 자료집 : 200421_경찰개혁넷_토론회_자료집_경찰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