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이 ‘생활’한다는 도시 서울에는 다양한 용도의 보전·보호 지역들이 지정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야생생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하는 야생생물 보호구역이나

환경을 보전한다는 명목 아래 녹지대로서 지정되는 개발제한구역

뛰어난 생태계나 경관을 보전하기 위해 지정하는 생태경관보전지역이 그것이죠!

1 고덕동 생태경관보전지역
2 남산 생태경관보전지역
3 둔촌동 생태경관보전지역
4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
5 봉산 생태경관보전지역
6 불암산 삼육대 생태경관보전지역
7 암사동 생태경관보전지역
8 인왕산 생태경관보전지역
9 진관내동 생태경관보전지역
10 창덕궁 후원 생태경관보전지역
11 청계산 윈터 골 생태경관보전지역
12 탄천 생태경관보전지역
13 헌인릉 생태경관보전지역
14 한강 밤섬 생태경관보전지역
15 성내천 하류 생태경관보전지역
16 관악산(회양목 자생지) 생태경관보전지역
17 백사실계곡 생태경관보전지역

서울지역에는 17개의 생태경관보전지역이 현재 지정되어 관리 중인데요. 대표적으로 백사실계곡, 관악산, 밤섬 등이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지난 4월 2일엔 서울환경연합의 활동 분야

(기후에너지+생태 도시) 활동가들과 함께

서울지역의 생태경관보전지역 17개소 중,

강동 송파지역에 자리한 3개소를 탐사하였습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첫 번째로 방문한 곳은, 송파구에 소재를 둔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

서울에서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워진

넓은 농지를 바라보며 대로를 따라 걷다 보면


© 서울환경운동연합

구석진 길로 들어가라는 안내판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가는 길에 자리 잡은 화원들과 농가들을 보고 있다보니

이런 곳들이 서울 곳곳에 분포돼있으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에서도 지역의 먹거리를 지역에서 자급할 수 있는

구조가 자리 잡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서울환경운동연합

그렇게 도착한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

조류 및 소생물 서식지, 생태학습관, 수생식물원, 논습지 등

다양한 시설들이 자리하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자세하게 둘러볼 수는 없었습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신종 코로나19로 인하여 모든 시설들이 폐쇄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탐방객뿐 아니라 시설을 관리하는 직원들도 한 명 보이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이 주변부를 둘러보고 성내천으로 빠져나가기로 했습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의 습지들은 모두 위 사진과 같이

대나무로 벽이 처진 채 보호되고 있었는데요.

이는 생태계와 수려한 경관을 보전한다는 생태경관보전지역의

지정 취지와도 굉장히 잘 맞는 일이고 여러모로 보전이 잘 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주로 서식한다고 알려진 물총새나 청개구리, 옴개구리 등은 볼 수 없었지만

단편적으로 바라봤을 때는 훌륭한 수준으로 보전되고 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습지를 찾는 방문객들도 없어

습지 생태계의 현황은 긍정적인 편인 것으로 보였습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 서울환경운동연합

이후에 방문한 곳은 강동구에 자리한 둔촌동 생태경관보전지역입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대단위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는

이곳 주민들의 연대로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이 습지는

처참하게 말라붙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과거 서울환경연합의 기록을 보면

둔촌동 습지의 경우 땅속 깊은 곳에서 뿜어진 지하수가

지표수가 되어 만들어지는 작은 웅덩이들의 연속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웅덩이마다 생명의 자취들이 가득했다고도 말이죠.

허나 한창 재개발이 진행 중인 현장 바로 옆의 둔촌동 습지는

전혀 건강하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전국적으로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 추세기도 하거니와

비가 많이 내리지 않은 것도 한몫하겠지만

시끄러운 공사 소음으로 인해 야생 동물들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유지되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분명 생태경관보전지역이라는 푯말도 세워져 있지만

정녕코 이곳이 생태경관보전지역인지,

서울의 생태경관보전지역의 보호 현황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방이동과는 다른 척도에서 짚어볼 수 있었습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이후엔 대부분 경관적인 보전을 목적으로 지정되는 생태경관보전지역들 사이

한강의 자연 생태 복원과 인근 산림지역과 연계하여 생물 다양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지정된 고덕동 생태경관보전지역에 방문하였습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기존에 방문한 두 곳과는 달리, 고덕동 생태경관보전지역에서는

고덕수변생태복원지를 지키고 있는 생태보전시민모임에서 동행하여

고덕동 생태경관보전지역에 대한 안내를 맡아주셨습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 서울환경운동연합

고덕동에서 처음으로 향한 곳은,

생태보전시민모임에서 관리 중인 웅덩이였습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웅덩이에 따라 물이 말라있기도, 차있기도 한 상황이었는데

전부 채우면 수도요금이 너무 비싸져서 일정 수준을 유지하며

관리 중이시라고 합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 서울환경운동연합

몇 웅덩이에는 이미 산개구리와 도롱뇽 올챙이/유생들이 깨어나 있었는데요!

전체적으로 겨울 기온이 따듯했던 만큼, 산란시기도 일렀고

올챙이에 비해 부화가 느린 편인 도롱뇽 유생도 이르지만 깨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 서울환경운동연합

이후엔 고덕천의 한강 합수부로 이동했습니다.

고덕천은 경기도 하남시 이성산에서 발원하여

강동구 상일로를 거쳐 한강으로 합수되는 하천으로

이 천의 하구에 선사시대의 생활 유적 등이 발견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흰뺨검둥오리 3마리와 물닭들이 있는데요.


물닭
© 집참새김동현

물닭은 요렇게 생긴 두루미목 뜸부기과의 조류로

세계자연보전연맹의 멸종 대상 리스트 중

관심 대상으로 지정되어 있는 종입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고덕수변생태복원지, 생태경관보전지역에는 인상 깊은 시설들이 꽤나 지정되어 있었습니다. 경관보전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들과는 달리, 생물 다양성의 증진이 하나의 큰 축으로 존재하는 곳인 만큼 조류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조용히 관찰할 수 있도록 하는 관찰 대도 조성되어 있더군요!


© 서울환경운동연합

다음 장소로 이동하며 숲길을 가로지르다 발견한 이 나무더미는

마치 불을 지피기 위한 장작처럼 싸여져있는데요.

굉장히 인상 깊게도 죽거나 썩은 나무는, 겨울철 야생동물들, 특히 곤충들에게

훌륭한 보금자리로서 작용하기에 일부러

나무들을 모아 놓은 것이라는 설명이 적혀있었습니다.

연결녹지(비오톱)로서 작용하고 있는 것이죠!

‘순환’이라고 하는 생태계의 굉장히 기본적인 원칙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눈에 띄는 것 같아, 심심한 감동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그리고 생태보전시민모임의 활동가분께서

저희를 이끌어 온 곳은 바로 원래 고덕 천이라 불렸던 천이었습니다.

지금은 이곳과 정 반대에 있는 하천이 고덕 천이라고 불리고 있지만

원래는 이곳이 고덕천이었다고 하는데요.

한강에서 떠밀려온 쓰레기와 곳곳에 자리한 환삼덩굴을 보니

자연스레 밤섬이 떠오르더군요..

상류부나, 한강공원 등지에서 무단으로 투기한 쓰레기들은

이렇게 떠내려와 생태계를 파괴하는데 일조합니다.

쾌적한 한강유역의 생태계 보전을 위해

강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 조속히 중단되어야 합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그리고 ‘옛’고덕천의 합수부에서 경기도 방면에서부터 이어지고 있는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공사 현장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 연합뉴스

서울-세종 고속도로는 말 그대로 서울과 세종을 잇는 고속도로로

총 길이 129km, 왕복 6차로, 예산 6조 7천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건설 사업입니다.

2025년 개통을 목표로 2016년부터 공사를 시작한 이 고속도로 사업이

고덕동 생태경관보전지역의 미래에 커다란 어둠을 드리우고 있다는 것은 자명해 보였습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접경 지역 평화 누리길, 실상은 접경 지역 고속도로인, 파주 문산 고속도로 등

여러 토건 사업을 진행하거나 완공을 앞당기고 있는 현 정부에 의하여

서울-세종 고속도로 또한 완공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 하는데요.

경부고속도로의 상습적인 정체를 완화하고 수도권과 세종시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로 시작된 이 사업은 생태경관보전지역인 고덕수변생태공원과

서울시 비오톱 1등급 지역인 일자산, 고덕산, 길동생태공원 등을 관통하고 있어


© 서울환경운동연합

이 공사로 인해 앞서 방문한 둔촌동 습지와 마찬가지로

고덕동 생태경관보전지역이 도심 속 생물다양성 복원과 증진의 축으로서

더 이상 작용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이렇게 보전을 위한 자치구의 노력이 있었다는 것이 눈에 띄는 방이동 생태경관보전지역과

주민참여의 힘으로 생태경관보전지역이 되었으나,

재개발로 인하여 생물들이 떠나간 모습의 둔촌동 생태경관보전지역,

한강변의 자연복원과 생물 다양성 증진을 목적으로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음에도

서울-세종 고속도로라는 말도 안 되게 생태 축을 파괴하는 개발사업으로 위기에 처한

고덕동 생태경관보전지역까지를 돌아보았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서울이라는 도시에는

위 둔촌동과 마찬가지로 보호구역으로 지정을 한 것이 유명무실하게

위태로운 상황의 보호구역도 있을 것이고

방이동과 마찬가지로 우수하게 보호 관리되는 지역도 있을 것이며

고덕동과 마찬가지로 앞으로의 대처와 주민들의 관심이 요구되는 곳들이 있을 겁니다.

서울환경연합은 이러한 서울시의 각종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구역 들을 살펴보고

그 현황들을 분석하여 도심지역에서 더 나은 생태계를 유지관리하기 위한 대안들을 도출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서울, 대한민국, 지구의 환경을 보호하고

오래도록 아름답고 푸른 이 별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서울환경연합의 회원으로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