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인간 기록이 시작된 이후 최고의 열파가 지구를 휩쓸고 있다. 6~8월 사이 40℃를 넘는 기온이 유럽 중심부에서 반복적으로 기록됐고 최고 45.1℃라는 재앙적 기온이 유럽 남부 프랑스 빌비에유에서 기록됐다. 알래스카는 기록적 가뭄과 30℃가 넘는 기온이 기록되면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시베리아는 더욱 심각하다. 동토층이 녹아내릴 정도의 이상고온과 이로 인한 건조현상으로 수백 개의 산불이 발생했다. 그린란드의 빙설은 관측 사상 연중 가장 빨리 녹아버렸고 극권 전체의 해빙 또한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가 불러온 묵시록적 풍경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지구촌 기후정치는 2015년 파리 기후변화회담에서 2100년까지 지구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2℃ 이하 1.5℃ 이내의 지구온난화 통제에 합의했지만 구속력 있는 합의체제를 구성하지 못했다. 기후변화협정을 탈퇴하면서까지 신기후체제 출범을 막아섰던 미국을 위시한 기후협정 반란국들은 여전히 신기후체제를 뒤흔들고 있다. 이대로라면 1.5℃이내의 기후변화 통제는 물거품이 된다. 올해의 이상기상현상은 단지 한 해의 돌출적사건이 아니라 지속적인 증강 추세 속에 벌어진 것이다.

기후협정 반란국들은 신기후체제에 끌어들이고 신기후체제 이행을 위한 구속력 있는 세계협약의 출현이 2020년 말까지 완성되지 않는다면 지구는 기후파국을 경험하게 된다. 2100년까지의 근미래는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상수로 인해 어둡다. 어둠을 밝히는 세계시민들의 기후촛불이 오는 9월20일부터 지구전역에서 밝혀진다. 지구시민들의 기후비상행동이 단 일국의 예외도 없는 동참으로 2020년 말 구속력 있는 신기후체제의 출범으로 이어져야 지구에 미래가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채택된 것은 1992년 리우데자네이로 회의에서였다. 이후 세계 기후정치는 기후변화에 대한 기후과학의 객관적 보고에 조응하면서 ‘전 세계 국가가 참여하는 구속력 있는 탄소배출관리체제’를 만들기 위해 분투해왔다.

2015년 파리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서 ‘21세기 말까지 지구온난화를 2℃이하 1.5℃로 통제’하기 위한 ‘세계 모든 나라가 지구온난화에 대응하는 의무를 가지는’ 신기후체제 협정이 채택됐다, 그 자체로 기후정치의 거대한 성과이지만, 신기후체제가 지구를 기후파국에서 구하기 위해서는 참여국들의 더 적극적인 탄소감축 기여가 필요하다.

파리 신기후체제 협정에 의해 각국이 제출한 ‘국가별 탄소감축 기여계획(INDCs)’상의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총계는 520억~580억 CO2톤으로 집계됐다. 이 배출량은 애초 COP21의 지구온난화 통제목표였던 2℃도 아니고 회의 중 변경된 1.5℃는 더욱 아닌 21세기말 3℃의 지구온난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1.5℃이내의 기후변화 통제를 위해서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50억~350억 CO2톤으로 축소해야 한다.

이에 따라 기후협약 당사국 총회는 세계기상지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으로 설립한 기후과학자그룹, ‘기후변화에 관한 국가 간 협의체(IPCC)’에게 1.5℃목표에 관한 특별보고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작성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이하 1.5℃ 특별보고서)는 2018년 10월 인천에서 열린 48차 IPCC총회에서 회원국들의 만장일치로 승인됐다.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는 2℃와 1.5℃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탄소감축 일정, 수단과 이행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1세기 말 1.5℃ 이내로 지구온난화를 막으려면 △2050년에는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순배출 제로 상태에 돌입해야 하고 △2050년 순배출 제로가 되려면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탄소 배출을 45퍼센트 감출’을 해야 하며 △2030년 45퍼센트 탄소감축이 실행되려면 이를 위한 감축계획과 이행수단이 2020년부터 실행에 들어가는 신기후체제의 이행규칙으로 공식화돼야 한다.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의 결론적 보고는 2020년에 전 세계는 탄소배출정점을 이뤄야 하며 그 이후에는 탄소배출 순 감소가 시작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2018년 12월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COP24에서 『1.5℃ 특별보고서』가 정식 채택됐어야 한다. 그러나 COP24에서 미국은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화석연료체제의 유지에 동의하는 거대 산유국들을 규합해 정식 채택을 막아섰다. 금세기 내의 기후파국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인, 1.5℃ 이하의 지구온난화 계획이 반기후세력에 의해 무력화된 것이다. 이제 기회는 2019년 말 칠레 산티아고에서 개최될 COP25와 2020년 말 영국에서 열릴 COP26뿐이다. 2019년 말의 현 시점에서 볼 때ㅐ 지구를 기후파국에서 구할 시간이 1년 반도 채 남지 않은 것이다.

세계 기후정치는 신기후체제 출범이라는 역사적 진보를 이루어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기후악당국가들의 신기후체제 불참과 지구를 해치는 국수적 이익행동으로 ‘지구촌 전체의 참여 활동’과 ‘구속력 있는 감축의무와 감축일정, 그리고 이행수단’의 공식화에 실패했다.

1.5℃ 이하의 지구온난화 통제를 위해 남아 있는 시간 16개월, 기후파국을 피하기 위해 지켜야 할 남은 탄소예산은 4200억 ~ 5800억 CO2톤으로 이 수준으로 배출이 계속된다면 이르면 204년 이전, 늦어도 2060년 이전에 탄소예산을 모두 써버리게 된다. 그 끝은 최소 3℃이상의 지구온난화가 금세기부터 지구를 휩쓰는 기후파국의 미래다.

산업화 시대 이후 오늘날까지의 지구온난화는 1℃이다. 1℃의 기후변화가 불러온 오늘의 지구 현실은 놀랍다. 인간에 의한 생물대멸종이 시작됐고, 전 세계 도서국가들의 해안선은 25센티미터의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가 가라앉는 일을 지난 한 세기 동안 경험해왔다. 만일 인류가 1.5℃ 이내로 금세기 말까지 지구온난화를 막아낸다면 2℃의 지구온난화에 비해 해수면 상승이 10센티미터 이상 낮아지고 그것만으로도 전 세계 해안선 지대에 사는 수천만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산호도 99퍼센트 멸종에서 30퍼센트 생존으로 바꿀 수 있고 곤충 서식지 3배, 식물과 척추동물 서식지도 2배 이상 넓은 면적을 구할 수 있다.

미국을 위시한 반기후 세계정치동맹은 2019년 오늘부터 2020년 말까지 16개월, 지규를 기후파국에서 구할 마지막 골든타임 동안에도 화석연료체제 연장을 기도하고 있다. 이들에 맞서는 힘은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정부들에게 있지 않다. 1.5℃ 동맹의 진짜 동력은 세계시민사회에서 나온다.

오는 9월20일로부터 일주일 동안, 세계 각지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기후비상행동이 일제히 진행된다. 스쿨스트라이크로 시작된 세계 청소년들의 기후행동이 세계 각국 시민사회의 기후비상행동으로 확대된 것이다. 세계시민들이 들어 올린 기후촛불이다. 기후촛불은 올해 말 칠레와 그리고 내년 말 영국에서 열리는 기후변화당사국총회에서 ‘전 세계가 참여하는 구속력 있는 1.5℃ 신기후체제 이행계획’을 결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탄소감축을 기존보다 2배로, 전 세계 국가가 의무적으로 실천해야 지구의 미래가 보장된다. 기후 안전 보장을 위한 골든타임이 흘러가고 있다. 금세기 내의 지구온난화를 1.5℃ 이내로 막으려는 세계시민들의 기후비상행동이 절박하게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