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회전목마

 

지구의 벗은 멜버른의 재활용 쓰레기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기 위해 조만간 비밀리에 추적장치를 설치할 계획이다. 호주 해안을 떠나 아시아 어딘가로 긴 여행을 할 확률은 25%이다.

다시 말해서 선진국의 쓰레기 더미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공공연하게 거래되어 온 폐기물 더미를 중국, 인도네시아 및 말레이시아 정부가 단속을 통해 돌려보내는데 실패할 경우를 말하는 것 이다. 호주에서 쓰레기는 연간 150억 달러에 달하는 큰 규모의 사업이지만 도덕적으로 떳떳하지 못한 부분이다.

화산 폭발에 비유될 수 있는 쓰레기 분출

2017년 중국이 분류되지 않은 쓰레기에 대해 국경을 폐쇄하기 훨씬 전부터 베수비오산이 그랬듯이 압력이 점차 쌓여가고 있었다. 수십 년간 투자도 없었고 가정용 쓰레기 분리배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플라스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세계적인 관심을 끌게 되었고 지역 당국이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행태 등이 곪아서 터지기 직전에 이르렀다.

순환경제라는 높은 이상이 모든 것이 재활용될 수는 없다는 현실에 부딪치고 있는 것이다. 재사용할 수 있는 원료를 수입하고 정부는 투자를 촉진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하고 공해상 투기에 대한 정확한 규정을 포함하여 모든 문제가 논의되어야 한다.

쓰레기의 에너지 전환

분류되지 않은 폐기물에 대한 중국 정부의 수입금지에 대한 대응으로 호주정부는 지구상의 다른 국가에서 폐기물 관리를 위해 채택하고 있는 쓰레기의 에너지 전환-쓰레기를 전기나 난방 또는 연료원으로 전환시키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연방 환경부와 주 환경부처들은 지난 해 2025년까지의 목표를 발표하였다.

이 목표대로라면 2025년까지는 포장재의 100%가 재사용 재활용되거나 비료로 사용되어야 할 것이다. 2025년까지 호주의 포장재료 가운데 적어도 70%는 재활용되거나 비료로 사용될 것이다. 또한 재활용되는 재료 중 평균 30%가 모든 포장재에 사용되어야 하고 일회용 플라스틱은 점차 퇴출될 것 이다.

골치거리의 수출

호주 포장 연맹(the Australian Packaging Covenant Organisation:  APCO)에 회원들이 배출하는 쓰레기에 대한 새로운 비전 수립의 과업이 주어졌다. 첫 단계는 호주의 쓰레기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연구하는 것 이다.

APCO가 올해 출판한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4백4십만 톤의 쓰레기가 호주에서 배출되고 있다고 한다. 68%의 쓰레기가 수거되고 있고 이 중 56%는 재활용되고 있다. 플라스틱은 32%, 종이쓰레기는 72%가 재활용되고 있다. 폐기물 수출 역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생각은 크게 지구적으로 행동은 지역적으로’라는 오래된 환경 격언과는 정반대의 행태인 것이다.

하지만 플라스틱 폐기물 수출은 속임수라기 보다는 쌍방에게 사업기회가 되었다.

지구의 벗 샘 코사(Sam Cossar) 활동가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제품을 선적해 온 빈 화물선에 다시 쓰레기를 선적해서 해외로 수출함으로써 더욱 저렴한 비용으로 쓰레기를 분류하고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국내에서 쓰레기를 재활용될 수 있는 제품으로 적절하게 분류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보다 저렴하다.

대부분의 수출된 폐기물은 재활용가치가 있는 플라스틱과 종이가 혼합된 것이었다. 종이를 수령하는 댓가로 돈을 받는 업체들은 아직까지 충분히 돈을 벌고 있고 다른 수단을 통해 플라스틱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

아시아는 더 이상 쓰레기 수입을 허용하지 않는다

아시아의 소비가 증가하고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환경보호에 대한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기존에 해오던 방식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게 되었다. 중국의 폐기물 수입금지는 이를 수출하던 국가들에 타격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조치로 쓰레기가 넘쳐나게 된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도 뒤를 따르고 있다. 최근 전세계 무역 환경의 변화로 각국 정부는 분류되지 않은 폐기물을 거부할 수 있게 되었다.

호주 국내 중고 플라스틱 시장은 쓰레기 전부를 흡수할 수 있을 만큼 규모가 크지 않다. 호주에서 대부분의 재활용된 플라스틱은 가구를 만드는데 사용되고 있지만 그 수요는 제한적이다.

지구의 벗은 정부가 재활용된 플라스틱 제품을 공공 구매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지만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것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낡은 플라스틱은 새로운 도로를 만드는데 사용되고 깨진 병은 호주수력발전 프로젝트 Snowy Hydro 2.0에 투입되는 시멘트의 재료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전환점

호주재활용협회(Australian Council of Recycling)의 피트 슈미겔은 지금이 국내 제도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말한다.

“우리는 지난 15년간 수출제도로 혜택을 받아왔지만 더 이상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슈미겔은 말한다.

“인프라에 대한 정책과 투자가 필요하고 이에 따른 의사결정이 있어야 한다.”

“이런 조치가 환경을 위한 공공 선이라고 생각한다면 비용이 따른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슈미겔은 말한다.

“우리는 공병의 가격을 높게 책정해서 기금을 만들수 있고 지역의회가 거두어 들이는 연간 십오억달러의 쓰레기 처리 부담금을 이용할 수도 있다.”

업계가 추정한 바로는 총 수익 가운데 백억에서 2백억 달러만이 재활용에 투입되고 있다. APCO 보고서에 따르면 지자체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플라스틱 포장재가 75%에 달하고 이 중 대부분이 매립지로 간다. 약 60여 개의 재처리업체가 호주에서 운영되고 있고 플라스틱 혼합폐기물로 재활용되는 플라스틱 포장재 대부분을 만들고 있다.

재활용 쓰레기의 소각

하지만 중국의 수입금지로 더욱 집중적인 분류 및 재활용이 요구되면서 플라스틱 재활용의 경제성이 악화되었다. 결과적으로 APCO는 “앞으로 수출 물량이 제한될 경우 77% 이상의 높은 회수율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회수-생물학적 열처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을 적절하게 이용하여 자원회수와 탄소저감목표를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호주 환경단체 연합인 부메랑 연맹(Boomerang Alliance)의 제프 앤젤은 쓰레기의 에너지 전환이 재활용에 대한 전체적인 투자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한다. 자신들이 분류한 쓰레기가 소각로로 보내진다고 생각한다면 사람들은 쓰레기 분류에 관심을 갖지 않게 될 것이다. 재활용된 쓰레기가 쌓여서 매립되거나 아시아로 보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경악을 금치 못한다.

앤젤은 가정용 쓰레기의 완전히 분리 수거를 추진하지 않았다는데 전략적 실수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순환경제의 구축을 위해서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앤젤은 봅 호크 전 총리를 언급하며 재활용되는 원료에 대한 판매세를 낮춘 것을 높이 평가하였다. “우리는 GST 면제나 순수 원료에 대한 부담금등을 고려할 수 있다. 또 다른 대안은 쓰레기의 에너지 전환이지만 이는 재활용이 아니다.” 쓰레기의 에너지 전환 시설은 20년간의 공급계약을 요구하고 쓰레기 분류와 재사용을 위한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없애기 때문에 비생산적이라는 것이다.

중대한 상황

하지만 중대한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호주 최초로 폐기물을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시설이 호주 서부 퀴나나에서 건설되기 시작했다. 아베르타스 에너지가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2천3백만 달러의 보조금이 지원되었고 9천만 달러의 차관이 연방정부에서 지원된다. 이 시설이 2021년 운영을 시작하면 연간 4십만톤의 재활용되지 않는 가정용 상업용 산업용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다.

퀴나나 시설의 건설을 감독하고 있는 람볼(Ramboll) 엔지니어링 그룹의 닐스 제이콥슨(Niels Jacobson)에 따르면 이 시설은 재활용이냐 쓰레기의 에너지 전환이냐는 둘 중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두 가지 모두 병행되는 것이라고 한다.

“이는 교육의 문제로 재활용될 수 없는 많은 플라스틱 제품들이 있다”고 그는 말한다.

“쓰레기에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부분을 활용하기 때문에 쓰레기의 에너지 전환은 재활용의 한 형태”라는 것 이다.”

 

편집자: 그레이엄 로이드(Sam Cossar-Gilbert)

번역: 허광진 통역사(환경운동연합 국제협력위원)

※이 글은 The Australian>에도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