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지방선거 민의 받들어 개혁과제 이행에 적극 나서야

6·13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참패로 집약된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여당은 후보를 내지 않은 1곳을 제외하고 11곳에서 승리했다. 민심은 개혁과제 추진에 적극 나서라는 의미로 여당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선거 결과는 그동안의 여론조사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초반부터 주민복리와 지역발전을 위한 경쟁보다는 남북·북미정상회담 등 초대형 이슈가 등장하면서 시민들의 관심은 저조한 듯 보였다. 그러나 23년 만에 지방선거 투표율이 60%를 돌파하는 등 촛불혁명 이후 시민들의 정치참여의식은 높아졌고, 그 만큼 개혁에 대한 요구도 커졌다.

정치권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드러난 민심을 명확히 읽어야 한다.

먼저, 지역을 복원하고, 지방자치를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이번 선거 역시 중앙정치의 논리에 따라 진행되어 자치와 분권을 위한 지방의 살림꾼을 뽑는다는 본래 의미는 실종됐다. 당선자들은 선거과정의 혼란함에서 벗어나 지방의원과 자치단체장 당선자들은 상대후보의 좋은 정책과 공약, 주민의 요구와 욕구를 받아 안아 다시금 자신의 정책과 공약을 차분히 가다듬어 지역발전을 위한 미래상을 제시해야 한다. 당선자들의 자치와 분권을 위한 실천적 노력을 촉구한다. 시민사회는 공약이행에 대해 지속적으로 평가에 나설 것이다.

둘째, 여당은 지방선거의 압승은 물론, 국회에서도 지위가 강화됐다. 그러나 이번 선거결과는 결코 더불어민주당이 잘해서 얻어진 결과가 아니라, 적폐청산과 개혁과제에 대한 요구를 다시금 표출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민의를 확인하고, 국정동력을 확보한 만큼 국정개혁과 정치쇄신, 민생정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 개헌은 물론, 강력한 지방분권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자치분권이 국정과제의 핵심이면서도 자치분권 정책이 실종된 것은 심각한 문제다. 청와대와 행안부, 관련 위원회는 철저한 반성과 함께 자치분권정책에 적극 나서기를 촉구한다. 아울러 공수처 설치와 검찰개혁, 대법원 개혁 등 권력기관 개혁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경제정책의 혼선도 시급히 정리하고, 양극화와 불평등의 심화, 치솟는 실업률, 저출산과 고령화 등에 따른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마련에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 선거를 통해 민의를 저버린다면 국민들로부터 철저하게 심판을 받을 수 있음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셋째, 정치지평을 새롭게 재정립해야 한다. 지난 정권에서 보아왔듯 견제되지 않는 권력의 독주와 오만은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자유한국당은 야당의 기능마저 상실하게 된다면 당의 존립 근거도 사라진다. 문재인 정부를 견제하는 건강한 보수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시대정신과 개혁성을 갖춘 변화·발전에 나서야 한다.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도 건전한 비판·견제 세력으로의 위상회복에 적극 나서기를 촉구한다. <끝>

문의 경실련 정치사법팀 (02-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