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화국 발전적 해체하라



 


 


 


이태경 / 토지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


 


대한민국 국민의 인생을 좌우하는 가장 큰 변수는 ‘부동산’이다. 부동산만 있으면 가만히 앉아서도 부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부동산을 소수의 기득권만 갖고 있다는 점이다. 새 정부가 적폐 청산을 외친다. 가장 먼저 ‘부동산 공화국’이라는 꼬리표를 떼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강력한 촛불의 힘은 기어코 성과를 냈다. 대통령을 탄핵시켰고 새 정부를 들어서게 했다. 민심의 승리다. 하지만 촛불의 힘이 여기서 멈춘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적폐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중 대표적인 게 ‘재벌 체제’다. 재벌은 정치ㆍ사회ㆍ경제ㆍ법률 등 우리나라 모든 분야에서 절대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우리 사회가 재벌에만 집중된 경제 시스템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편법상속을 통한 부의 약탈적 상속,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한 각종 지대수취와 시장생태계 파괴, 정경유착 등이 그 문제들이다.



부동산 공화국의 민낯



 왜곡된 부동산 시장 역시 재벌 체제 못지않은 거악巨惡이다. 우리나라 기득권 세력이 가진 부의 토대는 부동산으로 이뤄져있다. 2015년 말 기준 한국의 국민순자산은 1경2359조원으로 추산된다.



이중 토지 자산이 6575조원으로 절반을 넘게 차지한다. 주거용 건물(1243조원)과 비주거용 건물(1318조원)을 합친 부동산 자산은 9136조원으로 전체 자산의 75.3%에 달한다. 무주택 세대가 전체 가구의 절반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동산 자산 대부분은 소수에게만 집중돼 있다는 거다.
 



이 때문에 부동산에서 나오는 천문학적인 이득은 우리나라 소득양극화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부동산 공화국’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도 그래서 붙었다. 땅과 집만 있으면 엄청난 폭리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지+자유 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매년 300조원 이상의 부동산 불로소득이 발생한다고 한다. 쉽게 말해 극소수의 재벌과 부동산 부자들이 다른 사람이 피땀 흘려 만들어 낸 부를 매매와 임대를 통해 합법적으로 약탈하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그렇게 부동산 공화국이 됐다.



역사를 되짚어보면 ‘평등한 토지권’은 중요한 권리다. 농지개혁을 통해 지주 계급이 소멸했다. 국민 중 절대다수인 농민은 자영농이 됐고, 스스로 부를 쌓았다. 계층이동이 용이했고 기업가 정신과 창의력도 왕성했다. 이들 자영농의 피땀이 없었다면 경제가 비약적으로 성장했을 리 없다. 지금의 ‘부동산 불균형’을 제자리로 돌려놔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촛불 민심의 요구 읽어야



 부동산 공화국은 생산과 소비를 위축시킨다. 경기변동의 진폭은 확대시키고 예산의 낭비와 왜곡을 부추긴다. 또한 토건형 산업구조를 굳히고 인허가 등을 둘러싼 부정부패를 양산하며 토지의 효율적 사용을 저해하고 근로의욕을 저해한다. 가장 먼저 사라져야 할 적폐다. 문재인 대통령은 토지불로소득 위에 앉아 있는 부동산 공화국을 발전적으로 해체해야 한다. 사자의 용기와 뱀의 지혜를 가지고 말이다.


 


출처 : 더 스쿠프 http://www.thescoop.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