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민신문 - [작업실 불빛] 절교 28
반은 달랐어도 학교 갔다 온 후엔 어김없이 함께 놀았던 정아와, 아주 어이없이 헤어졌다. 되돌아보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성격이다 보니 속으로 꾹꾹 눌러…
반은 달랐어도 학교 갔다 온 후엔 어김없이 함께 놀았던 정아와, 아주 어이없이 헤어졌다. 되돌아보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성격이다 보니 속으로 꾹꾹 눌러…
1년에 한 번씩 해야 하는 연례행사 중 하나는 장지문 창호지 새로 바르기였다. 낡아서 빛바랜 헌 창호지를 바꾼다는 의미도 있었지만, 우리 남매가 툭하면 손가락으로 구멍을 뚫고…
이번엔 진짜로 아팠다. 느닷없이 홍역이 나를 찾아왔다. 무려 8일을 결석했다.홍역은 바람을 쐬면 절대 안 된다며 어머니는 방 밖으로 한 발짝도 못 나오게 하고 요강까지 주셨다.…
아직도 남아 있는 1학년 ‘통지표’에 적힌 내 키와 몸무게를 바라다본다. 신체검사 날 잰 수치이다. 키 106cm. 겨우 1m 남짓. 참 작았다.신체검사 날 나는 오줌을 쌌다.…
선생님은 등교 첫 날 남자 1줄, 여자 1줄 키 순서대로 줄을 세우더니, 그대로 남자와 여자가 짝이 되게 앉히셨다. 그리고 우리는 1주일에 1줄씩 옆으로 자리를 옮겨, 한 주는…
학교에 입학해 무얼 배우는 일과는 재미있었다. 하지만 예민했던 나는 시간 시간마다 긴장을 했다. 선생님이 누구를 야단치신다거나 발을 탕 구르신다거나 바른 자세를 만들고 눈을 감게…
학교에서 쓰는 모든 종이는 갱지 또는 시험지라고 하여 A4짜리 누런 용지였다. 그리고 선생님들이 직접 손으로 작성한 가정통신문도 그 누런 용지에 복사하여 하교할 때 나누어 주곤…
어머니는 내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자, 서울로 출근하며 지하상가 옷가게 점원 일을 시작하셨다. 그러면서 동대문이나 남대문 상가에서 좋은 아동복을 구해다 우리를 때깔 예쁘게…
어머니는 내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자, 서울로 출근하며 지하상가 옷가게 점원 일을 시작하셨다. 그러면서 동대문이나 남대문 상가에서 좋은 아동복을 구해다 우리를 때깔 예쁘게…
초등학교 입학을 1년 앞두고 어머니가 나와 같은 나이라며 친구를 소개시켜 주셨다. 그 아이가 바로 정아였다. 나처럼 위로 오빠도 있다고 했다. 아직 학교에 가지 않았기 때문에,…
나의 친정어머니는 위로 오빠 넷을 둔 막내딸이었다. 막내요, 딸이므로, 또한 우리 어머니의 표정을 보고는 귀한 대접을 받고 자랐으리라 넘겨 짚는 분들이 없지 않았다. 허나…
아래채에 들어와 살라며 우물을 파 준 고마움도 고마움이었거니와, 주인댁 아주머니와 어머니의 보이지 않는 연대는 끈끈했다. 아버지가 장손이라는 이유로, 또한 6남매 중 가장 먼저…
문간방에는 우리 가족이 이사 나갔던 사이, 다른 식구들이 세 들어와 살고 있었다. 그 작은 방에 5명이나 되었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4남매 가족이었다.할머니는 지병과…
어머니는 바쁘신 와중에도 육아 서적이나 백과사전을 봐 가며 우리한테 뭘 해 주려 많이 노력하셨다. 하지만 우리 남매는 어머니가 바쁘다 못해 고생이 심하심을 어렴풋이나마 잘 알고…
내가 아기였고 오빠가 어렸을 땐 집에 TV가 없어, 아버지는 오빠를 데리고 근처 친척집에 TV를 보러 가셨다가 다 보고 나면 오빠를 업고 컴컴한 논두렁을 걸어 돌아오시곤 했다.…
양계장 아저씨는 몇 달 후 안산 중에서도 반월공단 앞으로 가보라는 충고를 던졌다.“아주머니라면 가서 뭘 해야 할지 뭔가 생각이 날 거요!”반월공단에 간 어머니는 한 바퀴 둘러 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