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기금 활용한 공공인프라 투자 반드시 필요하다
문재인 후보의 국민연금기금 공공투자 공약에 동의
민주적 기금 운용을 위한 개선 노력 병행되어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오늘(4/12) 보육, 임대주택, 요양 분야에 대한 국민연금기금 투자를 공약했다. 문 후보는 경제 분야 공약을 담은 ‘문재인의 경제비전’을 발표하며, 정부가 보육, 임대주택, 요양분야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발행하는 국공채에 국민연금이 적극 투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남찬섭 동아대 교수)는 공공인프라 투자를 통해 국민연금기금이 사회적 이익에 기여하도록 하는 이번 공약을 환영하는 바이다. 특히 미래세대의 연금가입자 수를 늘리는 것이 연기금 안정화의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힌 점은 기금안정화에 대한 전향적인 접근으로 대단히 긍정적이라 하겠다.
우리나라는 2015년 현재 어린이집의 6.18%, 요양시설의 1.2% 만을 공공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이는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민간주도의 복지인프라로는 서비스의 공급과 질 모두 담보하기 어려우며, 종사자의 처우도 열악한 상황이다. 국민연금기금의 복지 부문 투자는 해당 분야의 좋은 일자리 창출과 서비스의 질 개선을 불러올 뿐 아니라, 보육과 주거, 부양에 대한 가계 부담을 완화시켜줌으로써 다음 세대의 국민연금 가입자를 늘리고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만드는 대안이다.
하지만 이번 공약에서 공공의료 분야에 대한 언급이 누락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보육, 주거, 요양 부문과 마찬가지로 공공병원 비율이 9.2%(2015년, 병상수 기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등 보건의료 영역에서 공공 비중은 턱없이 낮은 실정이다. 보건의료 영역의 낮은 공공성은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낮추는 것은 물론, 과다한 의료비 지출을 유발하여 다른 사회보장과 사회서비스의 효과를 반감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국민연금기금의 공공투자가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공공의료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반드시 명시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국민들은 국민의 돈인 국민연금기금이 소수 재벌과 권력의 이해관계에 따라 활용되는 것을 목격한 바 있다. 현재와 같은 기금 운용 구조가 지속되는 한 국민연금기금의 공공 인프라 투자 공약의 성공도 담보할 수 없다. 따라서 국민연금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이번 공약과 더불어 기금운용위원회의 민주성과 실효성을 강화할 수 있는 대안이 함께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확충된 복지 인프라의 구축 뿐 아니라 안정적인 운영을 위하여 보편적 누진증세 방안도 내놓을 것을 대선 주자들에게 요구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