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불평등과 기후변화
조강희 인천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21세기 인류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이슈는 단언컨대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소득불평등문제와 환경적인 측면에서의 기후변화 문제다. 먼저 소득격차는 전세계적으로 1990년 이후 갈수록 커져 소득양극화가 심화되는 추세다. 이제는 현세대의 불평등을 넘어서서 흙수저, 금수저로 언급되며 세습되는 정치사회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한편 기후변화문제 또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마의 400ppm을 넘어서는 등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물론 지난 2015년 파리협정(Paris Agreement)으로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 참여하는 새로운 기후협약이 합의되었지만 의무적 감축수치가 아닌 각 국가의 자발적인 기여(INDC) 감축량으로 대체된 절음발이 약속에 불과하다. 실제 각국에서 줄이기로 한 온실가스 감축량을 달성한다 해도 IPCC가 경고한 지구온도의 2도 이내 상승은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분배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양적성장위주의 경제정책은 현재의 경제시스템에서는 도리어 화석연료사용에 따른 기후변화 문제를 더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과거 일부 경제학자들은 소득불평등문제는 경제성장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통해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았다. 일명 쿠즈네츠 커브로 언급되는 가설로 경제성장 초기에는 소득불평등 현상이 심화되지만 경제성장이 더 진행되면 소득수준의 차이는 차차 줄어든다는 것이다. 환경오염 문제 또한 환경쿠즈네츠 곡선(Environmental Kuznets Curve)으로 언급된다. 즉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면서 처음에는 환경오염이 증가되다가 성장이 더 진행되어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환경오염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실증분석을 통한 가설 검증은 아직도 논쟁중이다.
결과적으로 이처럼 가설의 큰 흐름은 경제성장이라는 큰 변수가 소득불평등 문제도, 환경오염문제도 유효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최근 낙수효과의 한계에서 보여지듯이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불평등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고, 이제는 도리어 소득불평등문제가 경제성장률을 낮추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환경오염 또한 소득수준이 높아져도 환경오염은 줄지 않거나 또는 감소하다가 다시 증가하는 등 국가별 차이가 심하다. 게다가 환경오염시설이 선진국에서 개도국으로 이전되기만 할뿐 오염총량은 계속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단순히 수치 확대적인 경제성장을 통한 평균적인 소득수준의 상승이 소득불평등문제와 기후변화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바람은 지나친 낙관이다.
따라서 이제는 경제성장이라는 외부에서 해결책을 찾기 보다는 소득불평등문제와 기후변화문제를 내부에서 찾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역사적으로 각국의 데이터를 확인해 보면 소득불평등이 약화될수록 온실가스배출량이 감소되는 경향이 확인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소득 수준이 유사한 일부 선진국들의 경우 소득불평등도와 온실가스 배출량의 차별성이 나타나고 있다. 즉 미국, 캐나다 등은 소득불평등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함께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스웨덴, 독일 등의 서구유럽의 경우 소득불평등이 상대적으로 낮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즉 공동체 성원간의 소득 양극화의 심화는 온실가스 배출량 확대에 기여하는 있는 것으로 소득불평등문제와 온실가스 배출과는 주요한 연관관계가 있음이 분명하다.
한국은 선진국 그룹이라는 OECD에 가입된 경제대국이지만 온실가스배출량이 급속한 증가하는 개도국이다. 지금의 추세로 가면 경제성장과 더불어 온실가스를 더 배출하는 미국 등의 유형으로 갈지, 아니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되는 독일등의 국가그룹으로 편입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따라서 정부는 적극적인 소득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복지제도 도입에 나서는 것이 나아가 온실가스배출량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2016년 9월 29일 경기일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