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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을 가로막는 보를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습니다.”

2012년 이후 성남시에는 기존에 없던 민원이 접수되고 있습니다.
성남 시내를 관통해서 흐르는 탄천에서 물길을 바로막는 보(small dam)를 더 이상 보고싶지 않다는 시민들의 민원이었습니다.
그것도 한두번에 걸친 민원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민원이라는 수질담당 공무원의 이야기를 들으며 활동가들은 귀를 의심했습니다.
시민들이 보를 뜯어달라고 민원을 넣는다구요? “헐.. 대박!”

탄천은 성남구간 18km를 흐르고 있는데, 이 짧은 구간에 보는 무려 15개나 됩니다.
농업용수 확보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 보들은 인근이 도시로 계획되면서 더 이상 쓸모가 없어졌지요.
최상류의 있는 미금보의 경우 1년이상 수문을 열어둔 상황이었습니다.
수문이 열리자 강은 빠르게 원래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자리잡은 모래톱에는 풀들이 먼저 자리를 잡았고, 보에 막혀 부유물이 떠오른 곳과는 육안으로 비교해도 확연하게 수질이 좋은 상태였습니다.
더 이상 찰랑이며 풍부한 수량을 볼 수 없는 탄천을 두고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오히려 당연하다는 듯한 반응이었습니다.

예전에 수경스님께서 MB를 두고 ‘역행보살’이라고 하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전국에 청계천을 만들고 싶었고, 한강 고수부지를 만들고 싶었던 많은 이들의 욕망에 불을 지른 4대강사업, 우리는 그 대가가 어떤지를 함께 목도했습니다.
보와 댐에 가로막힌 강물이 어떻게 썩어가는지..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죽어가는지 말이죠.
4대강 녹조가 심각해지고, 정부의 해결의지가 보이지 않자
사실 많은 국민들은 4대강사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요원해졌다고 생각했을지 모를 일입니다. 활동가들도 많이 절망했으니까요.

하지만 MB라는 ‘역행보살’을 통해서 우리는 저 강물을 자유로이 흐르게 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를 깨달은 듯 합니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또 한걸음 함께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요.
아파하는 4대강을 복원하는 날까지 시간은 걸리더라도 우리에게 희망이 있음을 곳곳에서 느낍니다.

환경운동연합 물하천팀 신재은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