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에 대한 의견서

수급자에게 조건부과, 강제근로 강화 내용 담고 있는 시행령 개정령안 즉각 철회하라!

 

보건복지부가 지난 3월 9일 입법예고한 ‘기초생활보장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은 1) 구속력 있는 행정법령의 조건부과 유예기준을 임의조항으로 바꾸고 2) 조건부과유예 판단의 권한을 지방이양하며 3) 조건부과유예 기간제한을 시행령에 명시했습니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현재에도 기초생활보장제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수급자에 대한 조건부과, 강제근로를 더 강화하고 근로능력 있는 빈곤층이 기초생활보장제도에 진입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것으로 보입니다.

 

기초생활보장법 바로세우기 공동행동은 이번 시행령 개정안이 현재에도 광범위한 기초생활보장제도 사각지대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판단하며 보건복지부가 시행령 개정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의견]

조건부수급자에 대한 조건부과 유예 관련 (제8조 개정 및 신설)

지난 3월 9일 보건복지부는 기초생활보장법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기존 ‘법 제7조에 따른 근로능력이 있는 수급자 중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사람으로 한다. (이하 4가지 유예기준 나열)’ 내용의 시행령 제8조를 제4항으로 분리하는 개정령안의 내용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하나, 조건부과 유예가 구속력 있는 행정법령에서 임의조항으로 바뀜.

개정령안에 따르면 기존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사람으로 한다.’는 행정법령이 ‘제1항에도 불구하고 시장·군수·구청장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조건 부과를 유예할 수 있다.’는 임의조항으로 개정된다. 행정법령은 그 자체로 구속력이 있지만, 임의조항은 시장·군수·구청장의 판단과 의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결국 수급자에 대해 조건유예 판정을 내리는 기준이 더욱 엄격해질 것임을 예고한다. 수급자들에 대한 강제근로와 실제 일을 할 수 없음에도 조건부과유예 판정을 받지 못하는 수급자들의 문제는 현재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를 더욱 강화하는 이번 개정안은 복지사각지대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 조건부과유예판단의 권한을 지방이양함.

개정령안에 따르면 ‘제1항에도 불구하고 시장·군수·구청장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조건 부과를 유예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조건부과유예판단을 시·군·구 지방으로 이양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최근 몇 년 간 ‘부정수급색출’ 기조로 수급자수 줄이기에 몰두하고 있는 보건복지부가 조건부과강화를 위해 기초지자체로 권한을 이양, 재정기반이 열악한 기초지자체에 보조금 및 지침을 통해 수급자의 조건부과를 강화하는 기반으로 작동 될 여지를 갖는다.

 

하나, 조건부과유예의 기간제한을 시행령에 명시함.

개정령안에 신설된 제8조의3항은 ‘제2항에 따른 조건부과유예의 기간, 절차, 기타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한다.’는 내용으로 조건부과유예에 대한 기간제한을 시행령에 명시했다. 이는 수급자 개별적 특수상황을 충분히 반영해야 하는 기초생활보장제도 개별성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질병 및 기타 조건부과를 유예 받아야 할 수급자의 특수상황을 무시한 채 행정편의적 운영으로 수급자의 권리마저 침해할 여지를 갖는다.

 

위와 같은 문제점을 갖는 시행령 개정안은 지난 7월 빈곤층 개별 상황에 맞는 복지급여를 제공해 사각지대 축소 및 빈곤해결을 목적으로 시행된 맞춤형개별급여의 목적과도 상충한다. 이번 시행령개정안은 수급자의 조건부과를 더 강화하고 강제근로에 내몰며 근로능력이 있는 수급권자들의 기초생활보장제도 진입을 어렵게 해 빈곤층, 복지사각지대를 확대할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고 진짜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수급당사자, 비수급빈곤층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2016년 4월 18일

기초생활보장법 바로세우기 공동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