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6기 목민관클럽 11차 정기포럼이 ‘젠트리피케이션을 넘어,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를 품다’라는 주제로, 2016년 1월 8일~9일 1박 2일 동안 전라북도 전주시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최근 이슈로 떠오른 ‘젠트리피케이션’이었다. 21명의 단체장과 140여 명이 넘는 관계 공무원들이 참석하여 포럼 현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전주, 한국 전통문화를 보여주다

오전에 살짝 눈이 내린 가운데, 전주를 찾은 목민관클럽 정기포럼 참가자들을 먼저 맞아준 곳은 2014년 문을 연 ‘한국전통문화전당’이었다. 한류문화(K-Culture)의 융합거점으로서 전통문화의 대중화, 산업화 및 세계화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건립된 곳으로, 교육ㆍ체험ㆍ공연ㆍ전시 등을 위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참가자들은 3층에서 투어를 시작했는데, 전통공예작품 상설전시관인 온(Onn)브랜드관을 거쳐 ‘고래를 품은 한지’를 테마로 전시중인 기획전시실을 둘러보았다. 2층의 한문화관에서는 한옥, 한지, 한소리, 한글, 한식 등의 한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고, 1층 전주문화관에서는 전주의 역사와 명소를 미니어처와 영상을 통해 만났다.

전주의 오래된 미래

전날의 일정을 소화한 참가자들의 약 절반 정도인 70여 명이 해맞이를 위해 오목대(梧木臺)를 찾았다. 흐린 날씨로 제대로 된 해맞이를 볼 수는 없어서 문화 해설사로부터 오목대의 유래와 의의를 듣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한옥마을을 한 눈에 내려다보고 있는 오목대는 아직 조선왕조를 세우기 이전인 1380년 이성계가 왜구를 물리치고 승전 잔치를 베푼 곳이다. 이 오목대에서부터 이성계와 정몽주의 정치적 미래가 갈라졌다는 해설사의 설명은 자못 흥미진진했다.

mokmin-한옥마을-400-267

이튿날 오전 프로그램의 시작은 요즘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곳 중의 하나인 전주 한옥마을이었다. 전주 한옥마을은 단지 과거의 유물로만 남아 있는 곳이 아니라, 현재도 시민들의 거주와 생활의 공간으로 기능한다. 1930년대 일본인들의 세력 확장에 대한 조선인들의 반발로 형성되기 시작했고, 1977년 정부에 의해 한옥보존지구로 지정되었지만 적절한 대책이 뒤따르지 않아서 오히려 낙후지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가, 1999년 ‘전주생활문화특구’로 지정되면서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약 650여 세대가 살고 있는 한옥마을은 전주를 찾는 887만명(2015년 기준)의 관광객들이 반드시 찾는 ‘핫 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오래된 고택,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들, 다양한 전통ㆍ현대의 먹거리와 볼거리들이 밀집해 있다. 그중에서도 방문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가 경기전(慶基殿)과 전동성당이다.

mokmin-성당-400-267
mokmin-청년몰-400-267
mokmin-투어-400-267

 

참가자들은 먼저 전동성당을 찾아 조금이나마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전주의 근대사를 증거하고 있는 전동성당은 1914년 프랑스 신부와 중국인 기술자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규모는 크지 않지만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 건축물 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이어서 찾은 경기전에는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전주사고와 어진박물관 등을 둘러보았다. 경기전 어진 박물관장은 참가자들에게 박물관 소장품의 의의를 설명하고 전시실을 안내했는데, 그곳에는 현재 유일하게 전해져 오면서 국보로 지정되어 있는 태조어진이 상설 전시되어 있었고, ‘전라감영, 다시 꽃 피는 선화당 회화나무’라는 이름으로 전라감영 특별전이 진행 중이었다. 호남제일성을 자랑하던 전주에는 조선시대 전주를 담당하는 지방통치관서인 전주부영과 전라남도와 전라북도 그리고 제주도까지 총괄하는 지방통치관서인 전라감영이 자리잡고 있었다.

전주를 넘어 대한민국의 무형문화유산을 만나다

‘국립무형유산원’은 전주에 위치한 문화재청 소속기관으로,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의 정책과제를 이행하고 무형문화유산의 보호와 전승을 위해 설립된 복합문화공간으로, 2014년 10월에 개원했다. 이곳에서는 우리의 무형문화유산만이 아니라 세계 곳곳의 무형문화유산과 만날 수 있다. 일정한 형태를 갖추고 고정되어 있는 유형문화유산과는 달리, 무형문화유산은 세대를 이어가면서 전승되는 동시에 변화하는 ‘살아있는 문화유산’이다.

사실 무형유산이라는 말에도 낯설어한 참가자들은 국립무형유산원이 전주에 있다는 사실 자체도 대부분 모르고 있었다. 그러기에 김승수 전주시장의 소개로 찾게 된 국립무형유산원의 규모와 시설은 단체장과 공무원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대지면적 59,930㎡에 공연, 전시, 자료보관, 회의와 사무공간 기능을 하는 7개 건물들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 무형문화유산의 의미와 가치를 설명하고 다양한 전시품을 소개하는 공간이 제1상설전시실이라면, 무형문화재 공예 종목과 예능 종목을 소개하는 곳이 제2상설전시실이다. 기획전시실에서는 ‘줄다리기: 흥을 당기다’라는 이름으로 특별전이 진행 중이었다. 2015년에 우리나라 줄다리기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공동 등재된걸 기념하는 전시였다. 창녕군의 영산줄다리기, 당진시의 기지시줄다리기, 삼척시의 삼척기줄다리기와 국내 줄다리기 문화유산과 베트남, 캄보디아 등의 해외 줄다리기 문화유산을 볼 수 있었다. 유산원의 시설과 전시물들을 둘러보면서, 전주시가 갑작스럽게 일정을 변경해가면서까지 참가자들에게 이곳을 소개한 이유를 자연스레 알 수 있었다.

도시혁신의 새로운 실험을 찾아

mokmin-투어2-400-267
mokmin혁신센터2-400-267
mokmin-투어3-400-267

 

아침 오목대부터 이어진 숨 가쁜 오전 일정의 마무리를 위해서 참가자들이 찾은 곳은 ‘전주도시혁신센터’였다. 전주지역의 공동체와 사회적경제, 도시재생 사업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지역혁신 플랫폼으로서, 2015년 7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전주 도시혁신센터가 자리 잡고 있는 노송동 일대는 국토부 도시재생 테스트베드로 선정된 곳으로서 주민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다양한 형태의 재생사업이 진행되어 왔다.

시간 제약으로 당초 계획했던 ‘천사마을’ 견학은 하지 못하고, 센터 내에서 임경진 센터장의 발표를 듣는 것으로 대신했다. 비록 짧은 시간이기는 했지만, 사회적경제 사업과 도시재생사업 그리고 공동체 지원 사업을 하나의 통합 플랫폼 형태로 진행한다는 혁신적인 실험에 대한 자부심과 기대 그리고 설레임을 느끼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글_정창기(정책그룹 연구위원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