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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기후행동 2015”와 함께하는 기후여정 (Climate Yathra)에 다녀왔습니다.

기후행동 2015는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 등 사회 각계각층이 모여, 11월에 열리는 파리 기후변화당사국 총회 (COP21)에 대응하기 위해 구성한 연대체입니다.

이번 기후여정은 파리로 떠나기 전 우리 삶 속의 기후 변화를 직접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들으며, 다른 미래를 열어갈 변화의 걸음으로 기획되었습니다.
여정단은 제주 해안의 기후 변화로 인해 피해 입은 해안가 및 풍력발전단지, 고흥의 채석장과 태양광 발전소가 같이 있는 에너지 마을, 순천만 생태관광지, 광양의 포스코 제철소, 남원의 지리산 댐/케이블카 건설 반대 현장, 대구의 낙동강 및 대프리카 구하기, 월성 원전, 포항의 포스코, 영덕 핵발전소 찬반 주민투표 현장, 대관령 풍력단지, 제천 지정폐기물 매립 예정지, 단양의 시멘트 및 석면 공장 지대, 충주의 무농약 사과재배지, 당진의 석탄화력발전소 및 현대제철단지, 새만금의 신시도, 해창 갯벌 및 계화리 어민들, 부안 등용리의 에너지 자립마을을 거쳐 서울의 하자센터와 성대골 에너지 자립마을을 돌아보는 14박 15일의 일정중 당진부터의 마지막 2박 3일간의 일정을 함께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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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에 내리니 현대제철 굴뚝의 연기가 먼저 반겨줍니다. 현대제철측에서는 수증기만 배출된다고 하지만 주변 마을 주민분들의 증언을 들으면 철가루와 온갖 미세먼지가 뿌옇게 농작물 및 건물 옥상에 내려 앉아 농작물의 경우 전량 폐기, 옥상의 경우 청소를 포기하는 수준에 이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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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소가 있는 만큼 주변에 물류 기지도 있었는데, 겨울철에는 저 많은 물류 트럭들이 아침마다 공회전을 1~2시간씩 한다고 합니다.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발암물질 등 대기 오염물질 뿐만 아니라 소음 공해 문제도 심각함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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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당진화력발전소에 방문하였습니다. 앞에 꾸며진 2기가 각 1MV (1,000,000V), 뒤에 있는 4기가 0.5MV (500,000V) 씩을 생산한다고 합니다. 당진화력발전소의 경우 화력 발전소의 필수 시설인 회처리장이 1, 2차가 설치되어있는데, 횟가루의 온도를 이기지 못하여 가루 날림, 특히 PM 2.5이하의 미세먼지 날림이 심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작 주민들에게는 미세먼지 농도가 쉽게 공지되지 못하고 인터넷으로 복잡하게 여러 단계를 거쳐 들어가야 해서 대다수의 주민들은 정보를 채 접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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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뒷편에 찍힌 육지 뒤편이 에코파워 (최초 민자허가, 6만평 이상 규모에서 절반 이상 축소) 신설 예정지라고 합니다. 왜목마을 어촌 계장님의 말씀으로는 90년대 당진 화력발전소 유치 당시에는 어민 가구당 김 양식장 사업으로 3~4백만원씩 빚을 지고 있었기 때문에 보상금으로 갚으려는 심정으로 찬성을 하였으나, 시간이 지날 수록 기형 망둥어 (화학약품 처리 후 재방류된 바닷물의 영향으로 보여짐)가 늘어나고, 어류 개체수가 확연히 줄어들어 빈배로 돌아오는 날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다음날 (17일)에는 새만금으로 넘어가 전북환경운동연합의 문지현 간사님, 김형균 군산 생태환경시민연대 사무국장님, 남대진 군산 생태환경시민연대 운영위원장님과 만나 새만금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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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방조제를 기준으로 내해와 외해의 염도 측정을 하면 별 차이가 없게 나와, 방조제의 견고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은 굳이 재 설명할 필요 없음이고, 새만금의 내해를 다 메꾸기 위해서는 7억t 이상의 준설토가 필요하며, 150년 이상 소요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미 간척이 완료된 곳도 들어오겠다는 회사가 없어 100년 무상 임대 조건으로 겨우 유치하거나 빈 땅으로 남아있는 실정인데, 계속 할 명분이 없는 사업임을 재차 강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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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후 해창 갯벌로 이동하여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사무처장님을 만나 많은 환경 단체, 종교계에서 투쟁하던 현장을 보며 당시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현재 해창 갯벌은 관광 용지로 지정이 되어있으나, 들어오겠다는 곳이 없어 버려진 상태로, 영화 촬영에나 근근히 사용되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한때는 생합 및 바지락 밭이였던 갯벌이 황량하게 버려져 장승들만이 지키고 있는 모습을 보니 먹먹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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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에서는 국립 공원으로 지정하는 하구 갯벌이, 우리 나라에서는 간척지로 사라져갑니다. 하구 갯벌은 특히나 강의 오염원들을 갯벌이 자연 정화하여 바다로 유입되게 하는 자연 필터였으나, 이제는 해수 유통이 되지 않아 뻘부터 썩어가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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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로리 어민들의 이야기로는 현재 생합 조개는 사라졌으며, 소라, 갯우렁, 바지락의 수도 현저히 감소하여, 맨손 어업을 하던 분들은 다른 곳으로 떠나셨다고 합니다. 생계형으로 겨우 700여척이 새만금 내해에서 작업중이나, 정부에서는 아무런 생계 대책 마련도 없이 불법 조업이라는 말만 반복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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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용 성당에서 이현민 부안시민발전소 소장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등용마을은 에너지 자립 마을로서  2005년부터 준비를 하여, 외부 지원 없이 저소득층 부터 에너지 자립을 계획하였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뿌듯하였던 순간은, 2009년에 홀로 사시는 할머니 댁의 주택 에너지 호율개선 사업을 해드렸더니 할머님께서 “고마워, 이제는 집이 따뜻하니 다른 집에 마실 안가고, 우리집으로 놀러오라고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라고 하신 순간이라고 하셨습니다.

일요일(18일)에는 서울로 올라와 하자센터와 성대골 에너지 자립 마을을 방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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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센터의 친구들은 적정기술을 활용하여 꾸미는 중인 게스트 하우스를 보여주었습니다. 왼쪽 위 사진은 커피 로스팅 기계의 열로 빵을 굽는 오븐인데, 실제로 가능하다면 빵에 커피향이 배어 참 맛있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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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골 에너지 자립 마을은 기존에 잘 알려져 있는 곳이지만, 이제는 건물주 분들께서 선뜻 월세를 줄여주시고, 청년층의 유입이 늘어 마을 공동체가 살아나고 있는 것, 공용 주차장의 공간을 떼어 녹지 공간으로 바꾸는 것에 찬성하는 주민이 늘어나는 것 등이 그간의 에너지 자립 실천 운동의 효과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사진 : 마을 학교에 설치된 햇빛 온풍기)

기후 여정을 다니는 동안 서울에서 수치상으로, 사진으로만 접하던 지역을 직접 방문하여 전체 그림을 보고, 현지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던 것이 큰 수확이자 동시에 책임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천인소로 저희를 응원해주신 여러 분들의 목소리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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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김수나 (기후에너지팀 활동가)
– 사진 : 기후여정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