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 위원장 모두 연설]
박근혜 노동개혁은 약탈, 노사정위는 약탈자에게 대문 열어줬다
민주노총은 굴복하지 않는다. 총파업, 범국민 총궐기로 맞서 싸울 것 -
어제 노사정위원회 합의는 2천만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약탈입니다. 자본가 마음대로 쉽게 해고할 수 있는 일반해고제 도입을 승인했습니다. 임금피크제 임금삭감은 시작입니다. 자본은 마음대로 취업규칙을 개악해 성과급 저임금체계로 끌고 갈 것입니다. 이것뿐이 아닙니다. 비정규직 기간과 범위도 확대하겠다고 합니다. 통상임금 범위를 좁히고 8시간 특별 연장노동을 허용하는 노동시간 연장 입법도 하겠다고 합니다. 이 재앙을 승인한 역사상 최악의 야합은 어떠한 정당성도 없으며, 결코 ‘대타협’으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정부와 자본은 아무것도 양보한 것이 없고, 한국노총은 헌법이 보장한 노동기본권을 파괴하는 헌법유린에 합의했습니다. 자본이 손에 쥔 쉬운 해고와 취업규칙 개악 권한은 노조의 교섭과 투쟁을 소용없게 만드는 흉기가 될 것입니다. 정부와 자본은 무권리 노동과 무노조 현장을 원하고 있으며, 노사정위 야합은 그 약탈자들에게 대문을 열어줬습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지침을 발표하지 않으며, 노사정이 협의”를 한다는 것은 의미 없는 공문구입니다. 약탈자들에게 대문을 열어주고 약탈해 갈 물품을 협의하겠다는 한국노총의 한심한 핑계입니다.
우리는 두고 보지 않을 것입니다. 노동조합의 단결된 힘으로 야합에 맞서 싸울 것입니다. 그러나 노동조합조차 가지지 못해 더 쉽게 해고되고 더 낮은 임금과 끔찍한 성과강요에 시달릴 90% 미조직 노동자들의 통곡은 누가 들어준단 말입니까. 야합은 무엇보다 미조직 노동자 계층에게 재앙이 될 것이며 피해는 상상할 수 없습니다. 일자리를 주겠다는 정부와 재벌에 속아 알량한 실업수당과 비정규직 저임금 밖에 허락받지 못할 청년세대의 울분에 누가 함께할 것입니까. 민주노총이 함께하겠습니다. 앞장서서 싸우겠습니다.
박근혜 정부와 재벌은 잿더미 위의 왕이라도 되기 위해 왕국을 불태울 자들입니다. 저들이 하겠다는 노동개혁은 고용불안과 저임금, 장시간노동으로 평온한 일상을 파괴하고 더 빠르게 위험사회로 몰아갈 뿐입니다. 한국기업에서 일했던 어떤 프랑스인은 ‘한국인은 미쳤다’는 책으로 우리를 부끄럽게 했습니다.그 의미는 한국기업이 탐욕에 미쳤다는 얘기입니다. 지금도 노동지옥인데, 노동개악으로 노동조합은 사라지고 미조직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청년세대가 희망을 포기하는 시대를 우리는 단 하루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민주노총은 오늘 중앙집행위원회의 결의와 최종 결정으로 즉각 야합분쇄 투쟁에 나설 것입니다. 내일부터 당장 새누리당 규탄투쟁에 나섭니다. 그들은 노동자를 불순세력으로 매도하고 협박해, 야합을 지원한 세력입니다. 이어 야합 주범 노동부를 규탄하고 전국 각 사업장 간부들부터 선도 파업에 나설 예정이며 오는 주말에는 총파업선포 대회를 개최하는 등 노사정위 야합의 실체를 조합원과 국민들에게 알릴 것입니다.
이제 일말의 양심을 기대할 것도, 더 이상 지켜볼 것도 없습니다. 장권과 자본은 협박을 통해 명분을 챙긴 만큼 곧이어 노동개악 정부지침(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것입니다. 이에 맞서 민주노총은 위력적인 총파업을 빠르게 조직할 것입니다. 전국 단위사업장 대표자들을 모아 총파업을 결의하고 각계각층과 함께 민중총궐기에 나설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악은 노동조합만의 재앙이 아닙니다. 2천만 노동자와 그 가족 등 4천만 국민의 일자리와 임금, 살만한 일자리에 대한 희망마저 송두리째 빼앗는 약탈인 만큼, 민주노총은 노동개악 분쇄 범국민대책기구를 구성해 반노동 정권에 맞설 것입니다. 정부여당은 정권을 잃을 각오로 노동시장을 개악하겠다고 호언했습니다. 2천만 노동자와 국민 여러분, 우리가 그렇게 만들어줍시다. 총선까지 투쟁은 계속될 것입니다. 재벌의 돈벌이만 경제발전이고 서민은 더 졸라매고 다그쳐야 한다고 여기는 정권과 재벌들에 맞서, 노동자 시민이 연대합시다. 민주노총이 앞장서겠습니다. 함께 분노해주십시오,
2015. 9. 14.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한상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