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8월 27, 2021 - 22:21
‘시를 사랑하는모임’ 이 8월 26일(목) 오후 7시 30분, ZOOM으로 8월 시낭송회를 을 가졌습니다.
선암사 낙엽들은 해우소로 간다(정호승), 금강산은 길을 묻지 않는다(이근배), 자화상(이경옥), 오래된 기도(이문재), 어머니의 편지(문정희) 를 이날 각 회원들이 추천하고,
낭송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이경옥 회원의 자화상 시는 자작시로 함께 한 회원들로 부터 감탄, 공감의 평가를 받았답니다.
여기에도 소개합니다.
자화상
이경옥
언제부터인가 문득
거울 속에서 나를 바라보는 저 낯선 여자
미간에 새겨진 주름, 두세겹 겹쳐진 눈꺼플, 늘어진 볼,
무엇보다 맘에 들지 않는 저 뚱한 표정…
거울을 필사적으로 쳐다보면서
눈을 둥그렇게 뜨고, 살며시 미소 지으며
온갖 표정을 다 지어 봐도
거울 속엔 이제
귀엽고, 생기발랄하게 웃어 주던 그 여자가 없다.
바닷가 파도에 오랜 세월 부딪치고 구른 거친 돌멩이들
끝끝내 둥글게 뭉그러져 영롱하게 우는데..
움켜쥔 손아귀마다 속절없이 흘러내린 60여 년
세파에 닳고 닳아 낡은 몸뚱아리, 삭아지는 뼈와 근육들,
욕망에 지친 주름 사이 그 어딘가에,
아직 수줍은 동심 비추는 맑은 영혼 지킬 수 있다면
어느 날 거울 속에 불쑥 나타난
저 낯선 여자와 친해질 수 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