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은경의 반려배려] 감옥에 갇힌 사육곰과 돌고래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73012440003295

감옥에 갇힌 사육곰을 보자니 수족관 돌고래가 떠올랐다. 돌고래는 좁은 수조 내 얕은 수심에서 공연을 하고 만지기 체험 행사에 동원되고 있다.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를 비롯해 서울대공원에 살다 제주 앞바다로 돌아간 돌고래들이 바다를 누비며 무리를 이루고 사회교류를 하며 보내는 삶과 대조적이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세상을 떠난 돌고래들이 늘면서 수족관에 홀로 남겨진 돌고래만 마린파크 '화순이',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벨라', 한화 여수아쿠아리움 '루비' 등 세 마리다. 전문가들은 이 돌고래들의 건강 상태와 스트레스 정도가 매우 위험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사육곰 농장주와 수족관 운영자도 할 말이 있다. 모두 적법한 절차를 밟고 시작했다는 거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사육곰 웅담채취와 돌고래쇼는 사회적 흐름에 뒤처진, 아니 역행하는 사업이 됐다. 사람들이 이익을 놓고 다투는 사이 남은 사육곰과 돌고래는 계속 죽어나가고 있다.

정부는 사육곰 보호시설, 돌고래 바다쉼터를 만든다고 하지만 둘 다 완성되기까지 수년은 기다려야 한다. 수용 능력도 부족하다. 그사이 또 얼마나 많은 사육곰과 돌고래가 희생될까. 정부와 시민 모두 지금이라도 사육곰과 돌고래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 한다.

반달가슴곰 '오삼이'(코드번호 KM-53)가 지리산을 벗어나 경북 김천 수도산, 구미 금오산, 충북 영동, 전북 남원을 돌아다니는 동안 같은 멸종위기종인데 평생을 철창 속에 갇혀 지내는 반달곰이 있다. 단지 아종(분류학상 종의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