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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게 없어요? 남은 게 없어요?" 두 개가 뭐가 틀려요?
6과 물건사기 수업이 한창인 이주노동희망센터의 한국어교실 현장.
그냥 지켜보면 책과 PPT를 놓고 진지하게 수업하는 모습이지만 실제 수업현장은 시장 한가운데 서 있는 것처럼 활기와 수다가 가득차 있습니다.
1인당 3만원의 가상화폐를 지급받은 학생들은 똑 부러지는 소비자로 대변신. 물건 리스트를 작성하고, 필요한 물건 정보를 물어보고, 물건 상태도 체크하는 등 실제 장보기처럼 폭풍 질문을 쏟아냅니다.
가격 흥정에 판매자가 "그렇게 깎으면 팔아도 남는 게 없다"고 응하자, '남는 게 없어요', '남은 게 없어요' 두 개가 뭐가 틀리냐며 한 학생이 강사에게 질문 찬스를 쓰기도 합니다.
이날 실습현장에서 판매를 담당한 자원봉사자는 학생들의 센스넘치는 활약과 흥정 스킬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며 학생보다 상황극을 더 즐겼다고 하네요. 실습이 끝나면 수업을 맡은 강사님이 사용질문에 대해 피드백이 곁들여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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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사기 수업 현장. 조별로 물건 구입 실습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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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드는 샴푸와 비누의 가격과 할인에 대해 물어보는 하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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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원의 가상돈을 받는 학생들, 물품 구입 리스트를 만들고 있네요.
매주 일요일 한국어공부를 위해 모이는 10명의 이주노동자
4월 4일부터 시작된 이주노동희망센터의 한국어교실은 1회의 OT와 총 12번의 강좌로 한국어 기초단계에 있는 10명의 이주노동자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매주 아침 일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3시간 가량 한국어수업과 문화, 노동인권 등 다양한 교육컨텐츠가 문래동 프리포트에서 학생들을 기다립니다.
학생들은 한국에 온 지 짧게는 1년, 많게는 7년까지 다양하지만 한국어실력은 모두 초급단계입니다. 본국에서 치르는 고용허가제 한국어능력시험을 모두 통과한 학생들이지만 한국에 이주해 가장 오래 머무는 사업체에서 한국어로 의사소통할 기회가 없거나, 일상생활에서 애써 사용하지 않으면 실력이 도태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5년 이상 한국에 머문 학생들조차 의사소통의 두려움으로 국내여행의 경험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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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8일 열린 1차 한국어수업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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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수업에도 집중하는 학생들
이주노동희망센터의 한국어교실 현장
수업은 많은 알려진 동요로 시작합니다. 오늘 배울 문법과 주요 표현들을 동요 가사를 통해 가볍게 배웁니다.
학생들은 열린한국어 초급 1, 2를 기준으로 현재까지 인사, 일상생활, 날짜 요일, 위치, 하루 일과, 물건사기, 주말보내기, 휴가 등 다양한 상황 별 표현법과 기능을 익히고 있습니다. 더불어 기초문법과 쓰기, 조별 실습 후 피드백 순서로 진행하다보면 2시간의 수업이 훌쩍 지내갑니다.
평가 시간 때 학생들의 요구가 높았던 '쓰기 연습'은 별도의 자료를 준비해 초반보다 시간을 더 할애애 진행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지난 5월 23일 1권의 책을 마치고, 두 번째 책으로 넘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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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5일 4차 수업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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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2일 5차 수업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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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 6차 수업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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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 표현들을 연습해 발표하는 리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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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 금지~^^. 싸우는 거 아니에요.. 상황 별 표현을 연습 중이에요.
이주노동자라면 꼭 알아야 하는 핵심정보들, 대화마당에서 배워요
이어 1시간 가량을 할애해 진행하는 '대화마당'은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서 겪는 장소 및 상황 별 어려움과 대처방법을 설명하는 시간입니다. 이주노동인권영상 '알면문제없어요' 중 에피소드를 선정해 진행되는데, 직접 이주노동자들이 출연해 상황을 재현하고 전문가 설명이 곁들여져 한국어교육과 학생들의 권리의식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표준근로계약서, 월급계산, 기숙 및 식대비 공제제도, 휴가소개, 불법파견 문제, 사업장 변경 및 체류연장 등 다양한 주제가 소개되고 관련한 핵심단어, 주요표현법, 문장말하기, 질의응답과 조별모임도 병행합니다.
조별 모임에는 주제에 따라 서로의 근로계약서 작성 경험과 열악한 기숙사 상황을 공유하기도 하고 특근, 휴일근무 등 한자어라 이해하기 어렵거나 헷갈리는 단어들을 강사에게 질문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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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문제없어요 영상을 시청하는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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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사용에 대한 영상을 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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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문제없어요 영상 주제를 놓고 토론하는 조별 모임. 서로 경험도 공유하고 한글교실에서 배운 문법을 활용해 표현도 연습해볼 수 있어요.
음식을 통해 한국문화를 이해해보는 시간
한 나라의 기후, 역사, 전통이 모인 문화의 총체라 할 수 있는 음식을 통해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시간도 이어집니다. 매 주 한 가지씩 한국의 전통음식과 대중음식을 소개하며, 음식의 유래와 역사, 재료와 요리과정들을 알아봅니다. 낯선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있거나, 종교때문에 못 먹는 재료가 있는 학생들은 이 수업을 통해 한국음식의 필수정보를 바탕으로 다양한 한국음식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수업 후에는 실제 소개한 음식을 체험하는 기회도 가집니다.
모든 수업은 종료 후 학생들과 소감을 공유한 뒤 마무리되는데, 소감공유와 못 다한 소통들은 수업 뒤 온라인 챗팅으로도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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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특성, 유래, 재료, 손질법 등을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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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다리조림과 강된장 도시락. 코로나 19 방역지침으로 음식 소개 후에 도시락으로 배포하고 있어요.
코로나 19로 인한 여러 어려움들
한국어교육문화프로그램은 다행히 현재까지 순항 중이지만, 코로나 19로 예기치 못한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올 초 코로나 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되자 사업주가 이주노동자의 주말 외출을 전면 제한해 수강 신청을 해 놓고도 포기한 학생도 있었고, 수업에 참가했다가 도중에 하차하는 학생도 발생했습니다.
<음식으로 엿보는 한국문화>또한 수업 후 함께 점심을 먹으며 대화하는 시간을 갖길 기대했는데 도시락으로 대체해 배포하고 있고, 메뉴 선정 또한 제약이 있습니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 모두 두 달 넘게 수업을 하고도 마스크가 없는 온전한 서로의 얼굴을 알 수 없다는 것도 아쉬운 점 중 하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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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0일 8차 수업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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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 연습 중인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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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어려움 속에도 매주 일요일이 기다려질만큼 프로그램이 빛날 수 있는 것은 배움에 대한 열정 가득한 10명의 학생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남은 수업은 6강! 7월 졸업식까지 모두 힘내서 화이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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