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2일, 대전광역시는 브리핑을 통해 ‘국내 최초 50m 높이의 고층 목조 전망대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연면적 1,140㎡ 높이 50m의 목조+철근 타워를 세우고, 거기에 전망대와 전망카페, 스카이 워크 등을 설치한다는 것이다. 산림훼손과 보문산 자체의 경관과의 조화를 위해 최소한의 개보수만을 약속한 것과는 정반대의 개발 계획이자 대전시가 구성하고 운영한 ‘보문산 활성화 민관공동위원회’의 협의를 무시한 일방적인 행정이다.
대전시는 2019년 보문산 권역 관광 활성화 계획 수립을 위해 ‘민선 7기 보문산 활성화 민관공동위원회(이하 ’공동위원회‘)’를 구성했다. 공동위원회는 보문산 거점 간 이동 수단, 보문산 전망대 재설치 여부 등 보문산 관광활성화 방안에 대한 사안을 지역주민과 시민단체 등의 참여하에 6개월의 시간에 걸쳐 의견을 조율했다.
보문산 민관공동위원회는 11번의 회의와 숙의과정을 거쳐 보문산 전망대에 대해 ‘고층형 타워 설치 반대’와 ‘편의시설과 디자인을 고려한 전망대 및 명소화 조성’에 합의했다. 현재 있는 전망대(보운대)를 개보수하는 수준의 저층 전망대 조성으로 의견을 모았다. 핵심은 시민들의 이용성을 높이는데 있는 것이다. 아파트 20층에 달하는 높이에 있는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전망대에 대해 ‘목재’와 ‘50m’만 던져놓고 건축공모를 통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혀, 시민들의 이용과 필요에 주안점이 아닌 오직 건축물을 높고 번듯하게 세울 것에만 혈안이 된 모양새다.
브리핑 내용 중 ‘목재를 활용해 탄소중립 달성에 이바지한다’고 언급한 대전시의 발언은 더 가관이다. 목재를 쌓아 타워를 만들면 얼마만큼의 탄소가 감축되는지 묻고 싶다. 대전시가 생각하는 탄소중립에 대한 기본개념과 이해도가 이 정도라면 목조+철근 주택만 지으면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있다는 말과 다름없다. 탄소중립을 하려면 차라리 나무를 심는 게 더 낫지 않은가. 산림을 파괴하는 모노레일 운운하는 대전시가 탄소중립을 이 일에 언급하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전시는 전망대 조성과 관련 TF를 구성하고 관련 계획을 진행하면서 기존 보문산 활성화 민관공동위원회와 공유조차 하지 않았고, 후에 관련 과정과 내용을 공개하라는 위원들의 요구에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협치의 가치를 무시하고 과정조차 불공정하게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민관공동위원회의 의결사항을 무시하고, 일방적인 행정으로 일관하는 대전시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대전시는 민관공동위원회에서 했던 약속을 어긴 것에 대해 마땅히 사과해야 한다. 더불어 고층 목조 전망대 조성 계획을 중단하고 민관공동위원회에서 합의했던 취지에 적합한 전망대가 되도록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 대전시는 스스로 슬로건으로 내건 ‘새로운 대전 시민의 힘으로’라는 약속을 기억하길 바라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보문산 고층 목조 전망대 조성 계획을 백지화하라!
2. 보문산 활성화 민관공동위원회 의결사항 파기에 대해 공개 사과하라!
3. 관광 활성화의 명분으로 보문산 고유의 가치를 훼손하는 개발사업을 철회하라.
2021년 5월 16일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충남생명의숲
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