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2021 지구의 날 성명서] 상괭이의 위기는 모두의 위기다 http://hotpinkdolphins.org/?p=24641
한반도 해역의 토종 돌고래 상괭이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나친 어업에 의한 혼획, 연안난개발에 의한 서식지 감소, 해양오염 등으로 상괭이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1천 마리 이상이 희생되는 상괭이 개체수 감소 위기의 심각성을 감안하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보전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으며, 멸종위기 적색목록에 취약종으로 올라 있다.
해양수산부도 이와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듯 보인다. 해수부는 2020년 3월 이달의 보호생물로 상괭이를 선정하여 상괭이 보호정책을 펴겠다고 했으며, 2021년 2월 2일에는 코드명 ‘상괭이 보호대작전’을 펼치겠다고 대대적인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이 보도자료에 의하면 “최근 어업활동에 의한 혼획 , 연안개발과 환경오염에 의한 서식지 훼손 등으로 상괭이 개체수가 2004년에 36,000 여 마리에서 2016년에는 17,000 여 마리로 급감”하였기 때문에 대대적인 보호작전이 필요하다고 정부가 역설하고 있다.
상괭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해양보호구역 확대와 더불어 기존 서식처 보전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연안 개발과 서식지 훼손을 막음으로써 상괭이를 보호하겠다고 발표한 정부가 얼마전 치러진 선거를 앞두고 가덕신공항이라는 해양생태계 파괴사업을 급조해 발표하며 중요한 상괭이 서식처 일대에 쓸모 없는 공항을 짓겠다고 한다. 이와 같은 자기모순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국립 고래연구센터 조사 결과 가덕도 주변 바다에는 상괭이 약 125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가덕도 일대는 한반도 상괭이 서식지도를 놓고 보면 경상남도 고성군 하이면 일대에 위치한 상괭이보호구역으로부터 동해 남부연안에 이르는 상괭이 서식 해역의 중간에 해당한다. 가덕신공항 건설에 따른 대규모 토목공사와 해양매립은 상괭이의 경남 연안 서식벨트 허리 부분을 완전히 단절시켜 결국 남해안과 동해 남부 상괭이 서식지를 축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해양보호구역의 확대와 상괭이 등 고래류 보호는 ‘지구가열화’ 등 심해지는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이다. 문재인 정부가 기후위기를 늦추는데 일말의 진심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28조원에 이르는 무리한 대규모 가덕도 환경파괴 토목공사를 전면 철회해야 한다. 바다를 매립해 가덕신공항 공사를 강행한다고 해도 해수면 상승과 잦아지는 태풍 그리고 계속되는 지반침하로 인해 활주로의 안전성도 확보할 수 없는 적자공항이 될 것이다.
오늘날 한반도 해역에서 상괭이들은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러다간 세계 최대의 상괭이 서식지인 한반도 연안에서 상괭이가 완전히 사라지게 될 수도 있다. 상괭이가 죽는 곳에서 인간도 안전할 수 있을까? 상괭이가 처한 위기는 곧 우리 모두의 위기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2021년 4월 24일 핫핑크돌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