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충청북도와 청주시의 미세먼지 대책 유감

-산업단지 대책 없는 미세먼지 총력 대응은 기만이다!-

지난 3월 29~30일 중국으로부터 황사 유입으로 전국적으로 10년여 만에 황사 경보가 내려졌다. 충청북도도 3월 29일(월) 오전 8시 기준으로 청주 963, 충주 687, 추풍령 612㎍/㎥을 기록하는 등 최악의 미세먼지 농도를 나타냈다. 단 이틀간의 고농도 미세먼지였지만 코로나19로 잠시 잊고 있었던 미세먼지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보기에는 충분히 심각한 상황이었다. 특히 황사 발원지의 사막화가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더욱 심해지고 있는 상황과 온실가스, 미세먼지의 최대 배출원이 산업부문이라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충북도와 청주시는 미세먼지 저감 연구용역을 거의 마무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주시는 이미 용역이 마무리 되어 지난 3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세먼지 걱정 없는 청정도시 청주를 만들기 위해 미세먼지 개선에 총력 대응한다’고 발표했다. 2021년~2025년까지 5년 동안 5032억원을 투입해 2025년 미세먼지 농도를 34㎍/㎥, 초미세먼지 농도 17㎍/㎥까지 낮추겠다고 한다. 충북도도 3월 29일 미세먼지 관리 시행계획 최종 보고회를 개최하여 청주시 보다 1년 빠른 2024년까지 미세먼지 농도를 34㎍/㎥, 초미세먼지 농도 17㎍/㎥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그런데 청주시와 충북도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에 중요한 부분이 빠져있다. 충북도의 미세먼지 시행계획을 보면 충북도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최대 배출원은 제조업연소와 비산먼지로 되어 있다. 그리고 충북도내 산업단지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서 제조업연소가 증가할 것으로 기술하고 있다. 청주시의 계획도 내용이 비슷하다. 청주시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최대 배출원은 비산먼지라고 되어 있다. 그리고 비산먼지의 주요배출원은 건설공사와 도로재비산먼지이고 건설공사는 비주거시설 기여도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와 있다. 비주거시설 공사장이라고 하면 충북도내에서는 산업단지 건설현장이 가장 많을 것이다. 한마디로, 충청북도와 청주시 모두 산업부문(산업단지)이 미세먼지의 가장 중요한 배출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과제와 대책에 우후죽순 늘어나는 산업단지 문제에 대한 대책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충북도와 청주시의 대책 어디에도 산업단지 자체에 대한 언급은 없다. 다만 ‘사업장을 관리하겠다’. ‘소규모사업장에 대한 대기오염방지시설을 설치하겠다’는 등이 있을 뿐이다. 아무리 개별 사업장을 관리해도 산업단지가 계속 늘어나면 미세먼지, 온실가스 등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산업단지는, 건설 과정에서는 비산먼지로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고 가동되면서는 수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해서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농도를 높이고 온실가스도 많이 배출한다. 뿐만 아니라 현재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부동산 투기 문제에서 산업단지는 부동산 투기장으로 전락한 상황이다. 한마디로 산업단지는 개발 과정에서는 몇몇 투기꾼의 배만 불려주고 개발 이후에는 수많은 주민들에게 오염 물질을 배출해 고통을 주는 것일 뿐이다.

지역 주민들 누구도 지자체의 미세먼지 대책에 매년 같은 내용만 반복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이제는 미세먼지 최대 배출원인 산업단지 조성 자체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 기존 산업단지에 대해서는 더 강력한 배출 저감 계획을 포함하고 신규 산업단지 조성은 재검토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미세먼지 최대 배출원인 산업단지에 대한 대책없는 ‘미세먼지 총력 대응’은 지역 주민들을 기만하는 것일 뿐이다.

2021년 4월 4일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