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대현동에 건축 중이던 소규모 이슬람 사원을 주민들의 민원을 이유로 북구청이 공사를 중단시킨 지 한 달째 되어 간다.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한 것은 예배 소음, 음식 악취 등 불편이 우려된다는 것도 있지만 이슬람 문화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일부 주민들이 이슬람 문화의 확산을 반대하며 관련 기관을 압박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먼저 다음과 같이 밝힌다. 종교적·문화적 편견과 혐오에 기반한 주장은 종교 다원성과 문화 다양성이라는 보편적 시대정신에 반하는 것으로 공공기관은 이를 배격해야 하며, 주민들의 생활상 불편에 따른 민원에 대해서는 그 실태를 확인하여 정도의 심각성 여부에 따라 조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북구청이 생활상 피해실태를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성급하게 공사중단 조치를 한 것은 잘못된 것이다. 여러 공사에 다양한 민원이 있을 수 있는데 이슬람 사원에 대해서만 그 실태를 확인해 보지도 않고 구청이 허가한 합법적 공사를 중단시킨 것은 부당하기 때문이다.

주민 민원 역시 확인 결과 정도가 심각하지 않다면 관용적 태도가 절실히 요구된다. 생활 주변에서 교회들의 부흥회나 통성기도 등의 소음도 다반사인데 이는 용인하면서 이슬람의 예배 소음만 문제 삼거나, 이슬람 음식 냄새가 우리에게 생소하다는 이유로 배척하려 한다면 해외에서 동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고통받는 우리 교포들의 사례를 반복하는 것이 될 수 있다.

건축되는 이슬람 사원의 신도들은 거의 모두가 경북대학교 소속 유학생과 연구자이다. 학교에서 독립적인 장소를 찾지 못하고 밖으로 나와야 했던 유학생들은 대현동의 주택에서 지난 7년간 기도해왔고, 그들 중 일부는 대현동에서 아이를 키우는 주민이 되었다. 그런데 공사 중단 이후 동네 곳곳에 차별과 혐오의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이 걸렸고, 우리는 경북대학교와 대현동 공동체의 일원인 유학생 가족들이 이러한 현수막을 매일 보면서 겪을 고통에 대해 결코 외면할 수 없다.

그러나 지금 문제의 핵심은 이러한 갈등을 책임 있게 해결해야 할 북구청과 대구시가 사태를 방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구청은 공사중단 사태가 한 달이 되어 가도록 당사자 간 대화를 중재하고자 하는 어떠한 공식적 노력도 하지 않고 있으며, 대구시는 자신들의 일이 아닌 양 방관하고만 있다. 이는 대구시의 직무유기라 할 수 있다.

국제적 도시로의 성장을 목표로 하는 대구시는 이번 사안으로 엄중한 시험대에 올라와 있다. 종교 다원성과 문화 다양성을 둘러싼 이번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공동체적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이제껏 외쳐온 국제화의 슬로건은 모두 허울에 그치고 말 것이다. 북구청은 당사자 간 간담회 등 대화의 장을 마련하여 합리적 해결을 도모해야 하며, 이를 적극적으로 중재하여 성숙한 합의에 이르도록 행정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대구시는 이런 상황을 책임 있게 조정, 해결하기 위해 갈등관리위원회 등을 통해 양측의 상황을 조속히 파악하고,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공동체적 해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끝.

대구참여연대/경북대학교 민주화교수협의회/전국국공립대학교수노동조합 경북대지회/인권운동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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