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박시(우지영 박사의 숫자로 보는 시대정신)는 드라마, 영화, 음악, 시사, 역사, 기념일, 절기 등 관련된 이야기를 통해 정치와 예산을 쉽게 설명하는 컬럼입니다. |
드라마 ‘철인왕후’는 배우 신혜선씨의 발군의 연기력과 재미로 시청률이 치솟고 있다. 하지만 「태자비승직기」 작가의 혐한, 「조선왕조실록」 비하, 역사왜곡 등으로 방송통신위원회에 민원이 700여건이 접수되고 풍양 조씨 종친회 항의를 받고 있다. 이 논란들이 거세어지자 실제 ‘철인왕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철인왕후’ 김씨(哲仁王后 金氏)는 조선 제25대 왕 철종(哲綜)의 비(妃)이다. ‘철인왕후’는 철종이 승하한 후 고종 때에 대비(大妃)가 되었고, 1878년 창경궁 양화당에서 42세로 죽었다. 능은 고양시 서삼릉 능역의 예릉(睿陵)에 철종과 함께 묻혀있다. 「서삼릉(西三陵)」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사적 제200호이다. 중종의 계비이며 인종의 생모인 장경왕후의 희릉(禧陵), 인종과 인성왕후의 효릉(孝陵), 철종장황제와 철인장황후의 예릉(睿陵) 등 3릉이 한양의 서쪽에 있다하여 ‘서삼릉’이다.
2021년 문화재청의 ‘조선왕릉 보존관리 예산’은 344억원이다. 조선왕릉은 총118기이고 관리면적 15,778,754㎡에 이른다. 이 왕릉들에 소요되는 비용은 경상관리 64억원, 능제복원 211억원, 문화기반 구축 17억원, 원형고증 및 연구지원 4억원, 토지매입 48억원 등이다.
왕릉 보존관리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조선왕릉 능제복원 예산’ 211억에 대한 사업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고건물터 발굴조사 8억원, 고건조물 복원 및 보수공사 35억원, 조선왕릉내 부적합 시설물 철거 30억원, 방재 및 안전 인프라 구축 6억원 등이다.
또한 조선왕릉 역사문화관 확충 18억원, 조선왕릉 테마형 숲길 조성 20억원, 수계 보존정비 15억원, 능역 상설물 등 정비 5억원, 관람 편의시설 개선 및 정비 5억원, 보조관리활용 중장기계획 수립 연구용역 2억원, 수목 실측조사 연구용역 2억원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다음으로 ‘조선왕릉 문화기반 구축 예산’ 17억원은 조선왕릉 활용 콘텐츠 개발 14억원, 조선왕릉길 활용 사업 3억원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조선왕릉 능제복원 예산’ 중 ‘부적합 시설물 철거비’가 30억원에 이른다. 부적합 시설물은 태릉과 강릉 내 태릉선수촌 시설물(필승 주체육관 및 감래관)이다. 이는 조선왕릉의 세계유산 등재 권고사항인 부적합시설물로 판정되어 철거가 결정된 것이다. 조선왕릉 관련 조성 및 관리비 보다 철거비가 많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예초부터 부적합 시설은 설치하지 말았어야 했다. 설치비 뿐만 아니라 철거비까지 이중으로 예산낭비가 된 것이다.
‘조선왕릉 문화기반 구축 예산’ 중 ‘조선왕릉 활용 콘텐츠 개발’ 14억원은 한국판 뉴딜 사업 중 디지털뉴딜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조선왕릉 VR 콘텐츠, 조선왕릉 AR체험 콘텐츠 등을 제작하는 내용이다. 물론 관람객 유치를 위한 디지털 콘텐츠 사업은 필요하다. 하지만 단순한 디지털콘텐츠만으로는 처음만 반짝 관심을 끌다가 관람객을 유치하지 못하고 계속 유지‧보수비만 지출하는 예산낭비 사례가 될수 있다.
문화재청은 세계유산 등재 기준에 맞게 문화재를 원형 복원하는데 힘쓰되 그 외 시설 설치에 대해서는 엄격한 기준을 두어 부적합 시설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해야한다. 또한 문화재를 통한 지역관광을 활성화를 위해서는 행정구역별, 공간별 콘텐츠 개발이 아니라 지역을 뛰어 넘어 역사를 재현하는 스토리텔링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면 관광객이 고양, 파주를 두루 거쳐 지역민들이 물건을 파는 ‘저잣거리’(전통시장)를 지나 ‘왕릉 테마숲길’을 걸어 ‘철인왕후’(실감형콘텐츠)를 만나는 이른바 ‘체험형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철인왕후’가 역사 왜곡이 있다고 해서 관련된 역사와 현재를 알아보았다. ‘철인왕후’는 안동김씨 권력유지 수단으로 철종의 비로 간택되었고, 철종과 후사가 없어 결정적으로 흥선대원군이 등장하게 되었고, 그녀는 철종과 함께 고양시 덕양구에 깊이 잠들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