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2일 오늘,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5개 삼성 금융사가 석탄발전사업에 더 이상 투자하지 않겠다는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습니다.
이는 지난 10일 환경운동연합과 국제단체인 인슈어아워퓨쳐의 기자회견이 열린지 이틀만에 전격적으로 결정, 발표되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앞으로 석탄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와 융자, 회사채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며, 삼성증권과 삼성자산운용은 석탄 채굴과 석탄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 배재를 포함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다음 달 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삼성금융사는 ESG(환경보호 Environment, 사회적책임 Social, 지배구조 Governance) 경영 추진전략을 12월 중 마련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국내 최대 석탄 투자 금융사, 삼성
[caption id="attachment_211039" align="aligncenter" width="700"] ▲ 11월 20일 환경운동연합과 국제 단체인 인슈어아워퓨쳐가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 금융사에게 석탄발전 사업 투자 중단을 요구했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 12년간 국내 총 석탄투자의 25%인 15조원을 제공한 최대 석탄 금융사입니다.
두 보험사가 투자한 국내 40기의 석탄발전소에서 배출하게 되는 이산화탄소 양은 약 60억 톤으로 예상되며, 이는 2018년 한국이 한해동안 배출한 온실가스의 8배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수치입니다.
또한 이 40기의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로 연간 650명에서 최대 1,069명의 조기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고, 전체 가동 기간 동안 최대 33,000명이 조기사망할 것이라는 모델링 결과도 예측되었습니다.
세계 금융사들은 지금 탈석탄 중
전 세계는 현재의 기후위기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이에 금융사들은 기후위기의 주 원인 중 하나인 석탄화력발전 등 석탄산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거나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파슬 프리 캠페인(Fossil free campaign)에는 1,000곳이 넘는 기관투자자가 참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2018년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을 시작으로, DB손해보험, 한국교직원공제회, 행정공제회가 탈석탄 금융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반쪽짜리 삼성의 탈석탄 선언
[caption id="attachment_210752" align="aligncenter" width="640"] ▲ 삼척에 건설 중인 블루파워 석탄발전소 전경. 삼성 금융사들이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지만 기존 투자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삼성물산은 여전히 해외 석탄발전소 사업을 추진 중이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삼성 금융사의 탈석탄 금융 선언은 환영하지만, 남은 과제가 많습니다.
신규 석탄투자는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건설 중인 석탄발전소에 대한 기존 투자는 당분간 계속 이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발표에서 삼성생명 측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2018년 6월 이후 석탄 발전에 대한 신규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두 회사는 2019년 부터 올해 9월까지 각각 6,314억원, 2715억원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향후 대규모 집행 잔액도 남아있습니다.
특히 포스코가 현재 삼척에 건설 중인 '블루파워' 석탄 발전에 대한 추가적 금융조달에 삼성 금융사가 당장 참여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입장도 밝혀야합니다.
이와 함께 삼성 금융사가 12월에 마련할 예정인 구체적 탈석탄 이행 계획에 해외 석탄발전 및 석탄 채굴 사업에 대한 투자 중단과 회수 계획도 명확히 담겨야할 것입니다.
최근 한국전력공사와 삼성물산이 참여하기로 결정한 베트남 붕앙2 석탄발전 사업에 대해 삼성 금융사가 자금조달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원칙도 관철되어야 합니다.
환경운동연합은 국제 시민사회와 함께 삼성 금융사들의 탈석탄 선언이 충실히 이행되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 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금융사와 기업들이 전 세계에 닥친 가장 큰 위험인 기후위기에 책임감 있는 기업운영을 할 수 있도록 대응 활동을 이어가겠습니다.
올 여름, 끝없이 이어졌던 장마는 한반도도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이제 기후위기는 우리 인류의 생존의 문제입니다.
기후변화를 멈추고 에너지 전환을 이뤄내기 위한 환경운동연합의 기후위기 대응활동에 지지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