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한 경제충격을 구제하기 위하여 미국연방의회는 기존의 2.9조 달러에 추가하여 지난 5월 15일 3조 달러에 달하는 예산을 재차 승인하였다. 연방준비제도 역시 미국의 200년 역사에서 유례가 없는 규모와 빠른 속도로 자금을 경제권에 쏟아 붓고 있다.

밀턴 프리드만이 1963년에 행한 언명 “인플레는 단지 통화현상이다”는 여전히 적용이 가능하지만, 이를 심하게 비판하자면 “재화가 부족한 반면에 돈이 너무 넘쳐나는 현상”의 결과이기도 하다. 어찌했거나, 통화가 팽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의 물가는 목표치의 인플레 밑으로 유지되면서 이러한 경제적 통합운용이 광범하게 인정을 받아 왔다.

동시에 트럼프가 집권하기 이전까지 수십 년 사이에 중국이 미국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로 부상하였는데, 미국대통령이 지난 5월 14일 FOX TV와 인터뷰를 통해서 중국과 통상을 단절(decoupling)할 것이라는 협박을 공식화하였다.

트럼프가 실제로 미중 간의 단절을 추구한다면, 이는 미국경제가 하강국면에 들어서는 가운데 인플레를 자극하는 것이고, 미국의 경제와 시민들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하는 셈이다.

인플레는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촉발될 수 있는 데, 공급사슬의 차단, 팬데믹 와중의 경제재개, 원유가격의 반등 등이 주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COVID-19이 가져오는 의료적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여 미국의 정책당국자들은 ‘구제지원법’에 의거하여 상기에 언급하였듯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과 조직에 6조 달러에 달하는 급진적이고 단호한 지원정책을 진행하기 시작하였는데, 이는 2007-9년간에 있었던 금융위기의 지원 액수를 훨씬 능가는 수준이다.

지원정책에 대한 시행을 책임지는 연방준비제도에 의해 풀려나는 엄청난 부채는 분명히 추후에 상환되어야 한다. 이러한 과다한 지원책이 코로나-19에 대한 지나친 반응이었을까? 혹시나 인플레를 자극할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기본적으로 인플레 발생의 여부는 정부의 결정에 의존한다. 긴축재정과 증세를 시행하면, 인플레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연방준비제도가 시행하는 ‘헬리콥터 모니’방식처럼 경제에 직접 돈을 푸는 방식은 인플레를 피하기 어렵다.

지속적으로 팽창하는 화폐정책은 은행차입과 통화공급량을 증가시키면서 복합적인 수요를 촉발하고 인플레를 자극하게 된다. 부채가 증가하게 되면 재정적 압박이 발생하여 중앙은행으로 하여금 금리를 인하하도록 압박하게 되는데, 이는 결국 예금자와 채권보유자를 불리하게 하면서 높은 인플레의 위험성을 가져온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과다한 정부의 부채는 국제적으로 제한되어 있는 가용자본에 대한 초과수요를 만들면서 인플레를 유도하는 신호가 된다. 세계 1,2차대전과 베트남전쟁으로 인한 정부의 과다한 차입은 결국 미국에 하이퍼-인플레를 상당기간 불러 왔다.

이에 추가하여, 인플레에 대한 전망은 공급사슬의 차단과 경제활동의 재개 그리고 원유가격의 변동과 관련되어 있다.

봉쇄와 거리두기로 인하여 공급사슬은 심각하게 손상되었고, 일부 국가들의 자국주의적 통상정책으로 안착되었던 국제적 수준의 공급사슬의 흐름에 장애가 발생하였다. 세계적 규모로 경제활동이 급속히 재개되면, 그동안 억제되었던 개인과 기업들의 소비활동이 되살아 나면서 인플레 압력이 형성될 것이다. 미 연방저축공사 FDIC의 조상에 의하면, 지난 1분기에만 1조 달러의 자금이 기업과 소비자에게서 은행의 예금으로 흘러 들어 왔다.

봉쇄가 해제되고 산유국과 동맹들이 산유량을 줄이기로 합의하면서, 석유가격이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6월과 7월분의 미국원유 선물거래지수는 지난 몇 주간의 가격추락을 회복하고 있다.

더구나 세계화의 흐름은 지난 수십 년간 미국에 인플레를 완화시켜 왔다.

높은 인플레는 경제를 망치는 기구로 이해되면서 미국대통령들에게는 이를 재난으로 받아들였다. 1980년대 대통령에 취임한 레이건은 인플레를 비유하여 “노상에서 만난 강도처럼 폭력적이며, 무장한 괴한이 사람을 내려치는 것과 같이 치명적인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수십 년간은 다행히 ‘인플레 안정기의 시대’로 불리며, IMF가 작년에 언급하였듯이 선진경제권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개발국가들도 인플레를 목표치 이내에서 관리했거나 혹은 적정하게 진정시켜 왔다.

그동안 하나의 공식처럼 여겨져 왔던 “필립스-곡선”1 즉 인플레와 실업률의 반비례라는 공식을 벗어나, 낮은 실업률과 높은 인플레라는 산뜻한 관계가 붕괴되어 왔다. 솔직히 말하면 상기의 공식이 충분히 이해되고 받아들여진 것은 아니다.

골드만 삭스의 주장인 ‘실업률 1.0%의 저하는 인플레의 01 -0.2 %의 인상으로 연계된다’것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은 ‘필립스-곡선’의 공식과 달리 예외적으로 수평을 유지해 왔다. 2019년의 낮은 실업률이라는 결과에도 불구하고 인플레를 야기하지 않았다. 실업률이 낮아져도, 인플레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으면서 전통적인 미세조정(fine-tune)이 어려워진 것이다.

이에 사람들은 인플레의 동력이 정말 무엇인지 당황해 하면서, 이를 야기하는 것이 시민들의 인플레 기대심리인지 노동시장의 변동 또는 공급측면에 의한 것이지 기술발전 때문인지 아니면 국경을 넘어선 공급사슬이 국제적 충격을 굴곡시키는 것인지 판단할 수 없게 되었다.

온라인 거래가 가격을 인하하고 사람들의 일상적 거래에 필요한 많은 서비스와 방식들이 무상으로 제공되면서 기술진보가 인플레를 억제할 수도 있다.

많은 경제학자들과 거시정책입안자들은 수십 년간 국제적으로 전개된 세계화가 (인플레 억제의) 보다 중요한 원인이라고 믿고 있다. 세계화는 인플레를 낮추는 역할을 해왔는데 생산시설이 임금과 토지비용이 싼 곳을 찾아 입지하는 동시에 물류와 자본과 기술의 신속한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생산성이 높아지고 공급이 원활해진 것이 배경이다.

이런 맥락에서 미중 간의 경제 협력이 단절을 택하는 것보다 미국의 경제에 도움이 된다.

지난 4-5 월의 실업률을 보면 20.5백만 명이 실직을 당하면서 14.7%로 치솟았으며, 이제 스태그플레이션의 시대가 눈앞에 다가온 듯 하다. 현대사를 살펴보면, 높은 인플레의 시대에는 급격한 정책적 변화가 이루어지는데 ‘브레튼우드 체제의 포기’와 ‘세계화에서 탈세계화로 전환’ 등이 그러한 실례가 된다.

트럼프가 미중 간의 결별을 시도한다면 양자의 경제협력이 망가지고 세계화 흐름이 역류하면서 자신의 기반을 와해시키는 꼴이 될 것이다.

양국간 대립과 결렬이 진행되면 물가가 뛰어오르고, 각종 경제적 사회적 문제들이 터져 나오면서 미국인들은 경제의 침체기 동안 심한 고통을 받게 될 것이고, 트럼프 행정부는 결과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1】 필립스곡선-편집자 주) 일반적으로 실업률과 화폐임금상승율(인플레)와는 반비례 곡선을 형성하는데 이러한 특성을 활용하여 재정금융정책을 통하여 실업률과 물가안정 간의 선택이 가능하다. 그러나 필립스 곡선의 특성이 작동되지 않는 딜레마 영역이 존재하며, 이러한 딜레마 영역의 탈출은 재정금융정책이 아니라 산업구조조정과 강력한 독점금지조치 및 소득정책을 통해야 가능하다.

 

출처 : CGTN on 2020-05-21.

Huang Yongfu

캠브리지 대학의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다년간 유엔에서 근무했고 미중의 통상과 기술 및 금융 관련 전문가로 활약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