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에서 20여 년 동안 산부인과운영을 하면서 외부활동으로 청소년 성폭력예방강사와 감정코칭 강의 활동이 한참 진행 중일 때, 청소년 멘토링 사업 재능기부활동을 권유받아 6년 전 안산희망재단 이사로 활동하게 되었다. 첫 권유와 달리 우리나라 지역재단은 내가 오랫동안 활동한 국제로타리재단운영과 달라 오랜 시간 늘 고민하면서 50%는 발을 담그고 50%는 언제 도망갈지 타이밍만 노리고 있었다.
3년 전, ‘지역재단협의회’가 전국연합으로 구성되었고 협의회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지역재단학교를 운영, 1, 2기를 수료하면서 비로소 지역재단의 가치와 비전을 이해하게 되었고, 내가 살고 있는 지역사랑과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모금… 솔직히 말하면 병원 운영자 입장에서는 불편한 단어였고 늘 적은 금액부터 큰 금액까지, 정기기부 및 후원금을 ‘주는’ 입장으로 괜히 착한 척만 하는 거 같고, 겉과 속이 다른 느낌마저 들 정도로 기부가 불편했다.
하지만 지역재단 교육을 받고 관점을 바꾸게 되었고 이제는 정반대로 후원금을 ‘요청’하는 입장인 ‘모금위원장’을 맡게 되었고 내친김에 CCM – 모금 캠페인 매니저 자격증까지 취득하게 되었다.
이번 교육에 참가한 동기는 지역재단학교, CCM 자격증까지 취득하였는데도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사무국에 무슨 도움을 줘야 할지에 대한 갈등으로 머리를 쥐어 짜고 있을 때 이메일로 모금전문가학교에 대한 제목이 있어 충동적으로 클릭, 등록까지 하게 되었고 교육장에서 너무나 유익한 10주차의 강의를 무사히 마치고 수료했다.
배움에는 남녀노소, 어떤 장애도 극복하고 임한다지만 손녀를 돌 볼 나이에 교육을 받으려 다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모금교육을 듣고 혼자서 생각한 것을 정리도 안 된 채로 희망재단 사무국 실무자들과 미팅을 하다 보니 굉장히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았다.
결국 이사가 교육을 받아 사무국에 정보를 제공할 일이 아니고, 사무국이 열정을 가질 수 있는 것은 교육이고, 그들이 교육의 대상자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사회에서 직원의 모금역량강화를 위한 교육 지원을 안건으로 올리게 되었다.
수업과 함께 진행되는 과제만 잘 따라 해도 큰 성장이 될 것 같다. 과제를 어설프게 올려도 넘칠 정도로 자세히 봐주시고 코칭해주셨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집중하지 못하고 욕심만 부린 탓에 안산희망재단 ‘안산최초기부클럽’은 안타깝게도 당분간 보류하게 되었다.
성과는 공부기간에 코로나가 겹쳐서 ‘재난기본소득 기부캠페인’으로 500만 원을 모으는데 사람들 만나고 모금하여 안산다문화단체 5곳에 배분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인정해주셔서 큰 보람과 위안이 되었다.
10주차의 모금 핵심지식에서 실무준비까지의 과정을 재미있게 배웠고, 집중해서 그런지 나중에 교재를 보면서 정리가 잘 되는 것 같았다. 개인적 모토가 ‘배워서 남 주자.’ 였기에 몽~땅 잘 배워서 과거의 나처럼 ‘지역재단에 무지한 사람들’에게 배움을 통해 관점을 다르게 해주고 싶었다.
모금전문가학교에서 만든 모금 10원칙만 잘 이해하고 실천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 교육 과정 중 모금 실습을 통해 얼마를 모금한 것은 참으로 보람있는 일이었다.
요즘 주변을 돌아보면 상황이 좋지 않다. 국가도 기업도 심지어 NGO단체도 마찬가지다. 이럴 때일수록 잠시 멈추고,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며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 설계해보는 것이 좋다.
이런 설계를 하는데 모금전문가학교에서 배운 것이 틀림없이 도움이 되며, 이를 지식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실무에서 실행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22기 동기 모두,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성장을 기원한다.
– 글: 문옥선 22기 모금전문가학교 수료생
– 사진: 휴먼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