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만안구가 은행나무 암나무에 표찰을 달고 조기낙과유도제 수간주사를 놓고 있다. 안양시 관내에 은행나무는 모두 8천3백 그루, 열매를 맺는 암나무는 2천3백 그루가 자란다. 그 중 만안구 도로변에 식재한 은행나무 암나무는 약 1천 그루에 달한다. 만안구는 은행나무 암나무에 성별을 알리는 표찰을 달아서 관리하고 열매가 맺히지 않고 낙과하도록 수간주사를 놓아 민원을 차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만안구가 가로수에 설치하고 있는 표찰은 분홍색으로 여성성을 상징하는 기호(♀)를 가로 15cm 세로 10cm 크기의 판에 그려넣은 것이다. 표찰은 나무의 몸통에 ‘주민의 눈 높이에 맞추어’ 용수철 고리로 묶어 매달았다. 은행나무의 ‘암수 구분을 용이하게’ 한다는 목적이다.
나무에 여성 표식을 달아서 ‘암나무는 악취가 나고 해악을 끼치므로 피해야 한다’고 알리는 낙인찍기다. 상징적 기호를 통해 여성성을 배제하고 공격하고 정복할 대상으로 인지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 공권력이 자연과 생식을 통제하고 있음을 전시하기 위해 여성혐오를 유발하는 성인지감수성 부재 정책이다.
열매를 맺는 나무에 ‘암나무 표식’을 달아 관리한다는 발상은 ‘안양시 도시림 조성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안양시 조경 관리 조례’ 등 관련 자치법규에서도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
우리는 안양시 만안구의 성인지감수성 부재를 규탄하며, 당장 은행나무 암나무 표식을 제거하고 여성혐오적인 정책을 기획한 담당자를 징계할 것을 요구한다.
은행나무는 안양시의 시목이다. 안양시를 상징하는 나무를 암나무라는 이유로 표찰을 달고 수간주사를 놓아 괴롭혀도 되겠는가? 은행나무는 공룡시대부터 지구상에 나타난 종으로 ‘화석나무’라는 별명으로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가로수로 흔히 보지만 국제적으로는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며, 어린 은행나무가 종자를 맺기까지는 3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은행 낙과로 인한 악취가 우려된다면, 수확기에 해당 지역에 공공근로요원과 환경미화원 인력을 투입하여 은행나무 열매가 부서지기 전에 수거하는 방안을 권유한다.
2020년 6월 1일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안양여성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