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에게 묻다(2)] 회원들이 뽑은 경실련 최고의 성과는?

[월간경실련 2019년 11,12월호]

회원들이 뽑은 경실련 최고의 성과는?

경실련 회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30년 경실련 활동 중 가장 큰 성과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회원들은 ‘금융실명제’, ‘부동산실명제’,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 ‘주택전세 임대차보호법 개정’, ‘부패방지법’을 선택해주셨는데요. 과연 지금 이 제도들은 제대로 시행되고 있을까요? 회원들이 뽑아준 5가지 주제들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지금은 어떤 상황인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경실련 최고의 성과 ‘금융실명제’

글 이서인 시민편집위원

금융실명제는 은행의 예금·주식 거래 등 금융거래를 할 때 가명이나 차명이 아닌 본인의 실지 명의, 즉 실명으로 거래해야 하는 제도이다. 한국의 금융실명제는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긴급명령’에 의거하여 1993년 8월 12일 이후, 모든 금융거래에 도입되었다.

2019년을 살아가는 우리는 당연하게 금융거래시 본인의 실명으로 거래한다. 금융거래는 기본적으로 금융자산이 오고 가기 때문에 본인 확인이 중요하다. 또 금융자산을 기반으로 재산 및 소득이 신고되기 때문에 본인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금융거래를 한다면 정확한 재산신고 및 세금 산정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금융실명제가 실시되지 않았던 1993년 이전의 우리사회는 자금세탁을 비롯해 비실명 금융거래를 통한 정치자금 조성 및 뇌물수수, 부외거래, 재벌의 경제 집중 등 온갖 부정·부패 및 부조리가 만연했다. 특히 ‘이철희·장영자 사건’은 당시 대통령 전두환의 인척으로 7,111억 원에 달하는 어음을 발행해 총 6,406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자금을 조성했던 대표적인 금융가명 부패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이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경제의 도덕성 회복 및 부의 공정배분의 경제윤리’를 내세우며 금융실명제 실시를 공언했다. 그러나 고소득층, 정치권, 기업인, 금융기관 등 기득권의 반대에 노태우 정권은 1990년 4월 5일 ‘경제활성화종합대책’을 통하여 금융실명제의 전면적 시행을 무기한 연기했다. 처음 금융실명제가 논의되어 시행될 예정이었던 1983년 1월 1일의 좌초로부터 7년이 되는 해였다. 7년 동안 금융실명제는 정권의 표심 얻기 수단이었을 뿐,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

이렇게 두 정권에 이어 금융실명제가 무작정 유보된 것을 본 경실련은 완전한 금융실명제의 도입과 시행을 반드시 이루어내겠다는 신념하에 본격적인 운동을 전개하였다. 사실 금융실명제 도입에 관한 시민사회의 운동은 1989년 경실련의 출범과 함께 시작됐다.

“경제적 불의의 만연으로 인하여 현재 우리 공동체는 와해 직전의 위기에 처하여 있다. 부동산 투기, 정경유착, 불로소득과 탈세를 공인하는 금융가명제, 극심한 소득격차, 불공정한 노사관계, 농촌과 중소기업의 피폐 및 이 모든 것들의 결과인 부와 소득의 불공정한 분배, 그리고 재벌로의 경제력 집중, 사치와 향락, 공해 등 이 사회에 범람하고 있는 경제적 불의를 척결하고 경제정의를 실천함은 이 시대 우리 사회의 역사적 과제”

– 1989년 7월 8일 경실련 발기 선언문 中

경실련은 출범과 함께 정부의 금융실명거래실시준비단과 은행단의 금융실명준비위원회의 움직임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고 금융실명제 도입의 파급영향을 분석 및 개각에 따른 실명제 후퇴 저지 운동 등을 전개하였다. 노태우 정권 때 무기한 연기된 금융실명제 도입을 위해 1990년 4월 25일 ‘금융실명제를 전면 실시하라’는 주제로 대국민 공청회를 개최하였다. 1991년 5월 17일에는 경실련이 정부와 정치권에 제시한 ‘경제제도개혁방안’의 핵심과제에 금융실명제의 조속한 실시를 포함시켰다. 정부가 각종 이유를 붙여 금융실명제 실시를 계속 유보시키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는 시민의 여론을 주도하였고, 강력한 실시 운동을 전개하였다. 또 경실련은 금융실명제 도입을 위해 당시 발표하는 성명과 캠페인 등 모든 분야에 ‘금융실명제의 조속한 도입’, ‘금융실명제의 조속한 시행’이라는 내용을 핵심으로 부각시켰다.

경실련 출범 후 4년에 걸친 집중적이고 끈질긴 운동 끝에 김영삼 정권은 1993년 8월 12일,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긴급명령’을 발표하였다. 이에 경실련은 ‘금융실명제 실시를 적극 환영한다’(1993. 8. 12.)는 성명을 발표하고 ‘(금융)실명제실시 발표는 기득권층에 대한 온 국민의 승리로서 우리는 이 감격을 전체 국민과 함께한다’는 뜻을 표명하였다. 경실련은 금융실명제가 시행된 후 기업의 투자 감소 등 일시적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여 정부에 제안했다. ▲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 등 전반적인 세율의 대폭 인하, ▲상속세 기초공제액 대폭 인상,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한 토지세제 대폭 강화, ▲부동산실명제 실시, ▲종합토지세의 과표 공시지가로 현실화, ▲양도소득세의 비과세감면규정 폐지, ▲농지임야 전용 시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장치마련 등이 그것이다. 1993년 11월 19일에는 금융실명제 정착과 공평과세 확립을 위한 세법개정청원을 통해 금융실명제를 정착시키고자 했다. 세법개정안에는 소득세 기본세율 인하조정, 부가가치세율 인하, 특별소비세 부과 대상에서 소형 냉장고, 세탁기, 컬러텔레비전 등 제외, 조세감면규제법 폐지, 법인세율 인하(중소기업 15%, 대기업 25% 수준), 토지에 대한 자산재평가 금지, 상속세기초공제 3억 원 등으로 개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경실련의 제안을 반영하여 부동산에 대한 실물 투기를 억제하고 자금의 해외 유출을 방지하며, 중소기업에 대한 특별자금을 제공하는 등의 보완대책과 금융자산에 관한 누진세율과 공제 제도의 도입 등 종합과세 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하였다.

경실련이 금융실명제 도입 운동을 벌였던 1990년에서 1993년까지 언론은 물론, 정치권, 정부, 국민 등 사회 전반이 정부의 정치권을 움직인 경실련의 활동에 주목했다. 경실련이 주도해 진행한 금융실명제 도입 운동은 당시 기득권층의 거센 반발을 뚫고 금융거래의 투명성을 정착시켰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경실련 운동의 성과로 광범위하게 인정되고 있다. 최근 경실련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회원들은 경실련의 가장 큰 성과로 금융실명제를 꼽았다. 회원들 또한 경실련의 활동을 통한 금융실명제 도입이 경제정의 실현과 대한민국 경제시스템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실감한 결과이다.

하지만 금융실명제는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로 제정되었으나, 내용에 있어 차명거래가 제도적으로 허용되고 비실명 거래의 영역이 확대되는 등의 한계를 가졌다. 경실련은 실명제 도입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였다. 차명거래를 악용한 각종의 정치적 비자금 사건과 재벌의 재산은닉 등의 사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금융거래의 가명, 차명 및 도명 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제시하였다.

경실련은 2010년 10월 29일 입법청원을 통해 금융거래자에 대한 실명제시 의무, 차명거래 계좌의 금융자산 가액에 대한 과징금 부과, 차명계좌에 대한 명의 대여자의 명의를 대여 받아 이용한 자, 금융실명거래 위반 금융기관 임직원 등에 강도 높은 처벌 조항을 넣기 위해 노력하였다. 경실련은 금융실명제가 도입된 지 20년이 지난 시점인 2013년 8월 12일 성명을 통해 ‘반쪽자리 금융실명제, 금융실명제 도입 목적에 맞게 차명거래 전면 금지해야’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경실련의 노력은 일부가 2014년 법률개정에 반영되었으나 불법 목적이 아닌 일반 차명거래자를 처벌에서 제외하고 비분쟁차명거래에 대한 효과적인 근절책이 제시되지 않았다.

2019년 현재에도 과거 고위공직자가 차명계좌를 통해 사업가들에게 억대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2008년에 발견된 1199개 차명계좌에 이어 2019년에도 427개의 차명계좌가 추가로 발견되었다. 이 차명계좌들에는 4조 원 규모의 자산이 예치되어 있었고, 이 중 법제처 해석에 부합하는 36개의 계좌에 대해서만 과징금 부과가 이루어졌다. 그 이유인즉슨 ‘금융실명제 이전(93년 8월)에 개설된 계좌가 금융실명법 시행(93년 12월) 이후 차명계좌의 자금 출연자가 따로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면 자금 출연자는 차명계좌는 실명으로 전환하고 과징금을 징수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금융실명제의 허점은 현재에도 남아있으며, 차명거래와 관련한 금융 및 통화제도 전반을 점검하고 악용이나 남용이 가능한 제도적 공백도 정비해야 한다.

참고자료
•경향신문, [팩트체크]이건희 차명계좌 1,500개인데 왜 27개에만 과징금 부과할까, 2018.02.13.(http://news.khan.co.kr/
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802131520011)
•한겨레, [단독]이건희, 차명계좌 실명전환 않고 4조 4천 억 싹 빼갔다, 2017.10.16.(http://www.hani.co.kr/arti/economy/
finance/814616.html)

 

2. 부동산 운동(부동산실명제,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 주택임대차보호법)

글 장영주 시민편집위원

1) 부동산실명제

1912년 조선고등법원의 판례로 시작된 명의신탁제도는 80여 년간 유지되면서 부동산 투기와 탈세, 탈법 및 법인의 은닉 수단으로 악용되어왔다. 명의신탁의 문제점은 언제든지 권리를 주장할 수 있으면서도 명의가 노출되지 않는 점을 이용해 각종 규제 및 강제집행을 회피하고 부동산 투기를 조장한다는 것이다. 이에 경실련은 1989년 창립 때부터 부동산실명제 도입과 토지조세제도 강화를 촉구하는 법안 마련, 공청회 및 토론회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노태우 정부는 1989년 부동산 투기 억제책으로 택지소유상한제, 토지초과이득세, 개발이익환수 등의 토지 공개념을 도입했지만, 부동산실명제를 제외함으로써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냈다. 1990년에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을 제정했으나 조세포탈과 부동산 투기 등을 목적으로 한 명의신탁만 금지했다. 이마저도 정상적인 사유가 있을 땐 예외로 한다는 단서조항을 두었다.

부동산실명제는 김영삼 대통령이 1995년 1월 6일 전격 발표하며 다시 점화되었다. 당시 경실련은 어떠한 형태의 명의신탁도 인정되어서는 안 되며, 명의신탁 되는 부동산은 모두 증여로 간주해야 하고, 종합토지세를 강화하라는 입장을 발표하였다. 이후 2010년 3월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등기로 이루어진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은 무효로 한다’고 부동산 실명법이 개정되어 명의신탁은 예외 없이 불법으로 규정되고 있다.

부동산실명제는 금융실명제 및 고위공직자재산공개제도와 맞물리면서 공직자들의 정확한 재산을 밝히는데 큰 기여를 했다. 정치권 인사들이 명의신탁제도를 통해 탈세와 탈법을 일삼고, 부당한 토지재산과 불로소득을 취했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림으로써 정부의 부정부패를 고발했다.

하지만 사법부는 여전히 명의신탁 소유권을 인정하는 판결로 부동산 차명거래에 대해 면죄부를 주고 있다. 또한 정부는 공시지가를 조작함으로써 토지를 소유한 공직자와 재벌의 재산을 절반만 인정하고, 재산세를 감면해주는 등의 불법 특혜를 제공하고 있으며, 토지 증여세와 상속세도 제대로 조사되지 않는 상황이다. 위와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고 부동산실명제를 온전하게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공시지가 공개와 철저한 토지조사가 필요하다.

2)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

경실련은 창립 초기부터 토지와 주택의 경제정의를 내걸고 토지공개념 도입 및 공공주택 확대를 촉구해왔다. 신도시 정책이 공기업의 장사수단으로 변질되었음을 지적하며 토지임대-건물 분양 등 장기 공공주택확충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경실련은 공공임대 확대를 위해 강제 수용한 공공택지를 팔지 않고 장기 임대하여 중소형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것을 주장하며, 후분양제 도입 및 분양원가 공개, 분양가상한제 부활을 요구했다. 완공되지 않은 아파트를 부풀린 가격에 분양함으로써 근처 아파트값도 저절로 상승하는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아파트를 완공한 후에는 설비 원가를 바탕으로 분양가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2004년 2월에 경실련은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본부’를 출범시키고 용인·죽전, 화성·동탄 등 수도권 신도시의 개발이익을 추정 발표했다. 2005년에는 시민들과 함께하는 ‘아파트 거품빼기 시민행동’을 결성하고 ‘판교 공영개발 촉구 온·오프라인 시위’를 전개했다. 경실련이 판교 개발이익을 추정 발표했을 때, 국민들은 LH, SH 등 공기업이 강제 수용한 땅을 되팔아 배를 불리는 것에 분노하여 경실련의 활동을 지지하고 격려했다. 결국 2005년 6월에 노무현 정부가 판교 분양 중단을 선언하고 ‘판교 공영개발’을 발표했다. 또한 불투명하게 추진되어 오던 신도시 사업에 대해 경실련이 개발이익을 분석, 발표하며 공기업의 개혁과 공공주택 확충방안에 관한 논리적인 근거도 제시했다.

현재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의 주거복지 로드맵과 수도권 30만호 건설 정책에 대응 중이다. 2기 신도시가 집 장사, 땅 장사 수단으로 변질된 상황에서 3기 신도시 사업은 투기 조장과 집값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의 공기업 효율화 대책을 내세우며, 민간사업자가 강제수용 토지를 개발하는 신도시 사업에까지 참여하며 막대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 이에 경실련은 주택정책을 총괄하는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퇴 및 3기 신도시 개발중단 촉구, 2기 신도시 개발이익 추정 발표, 과천 지식정보타운의 민간사업자 특혜 및 관계자 처벌 촉구를 통해 신도시 정책의 문제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사업별 사업비 내부 내역과 수익이 비공개로 남아있다. 공기업의 공공성 후퇴를 해결하기 위해 토지 임대-건물 분양을 추진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3) 주택전세임대차보호법 개정

한국의 전세제도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기형적이다. 전세제도 하에 집주인은 거주 용도가 아닌 임대용 주택을 자기 소유로 독식하며, 전세금을 바탕으로 다른 집을 구입하는 식으로 여러 채를 불려나간다. 이 과정에서 자기 집을 소유하지 못한 서민층은 집값이 인구와 수요에 비해 지나치게 오르기 때문에 집을 장만하기가 어려워진다. 즉, 전세제도는 부동산 투기와 주택 가격 상승을 부채질함으로써 집값을 급격하게 올리고, 중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집주인에게 매우 유리하고 세입자에게는 매우 불리한 제도다.

경실련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간파하고 세입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을 위해 운동해왔다. 우선, 1년이었던 주택 임대차 계약기간을 2년으로 늘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충분하지 않아, 10년 혹은 100년 이상으로 계약기간을 늘려 백년가게, 백년주택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실련은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의무적으로 돌려줄 수 있도록 의무보증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임대소득신고제를 통해 집주인의 임대소득을 정확하게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임대소득세를 부과하도록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과도한 임대료 상승을 막아 세입자를 보호하는 임대료상한제를 정부가 채택하도록 요청했다. 하지만 이런 정책들 중 일부만 실현되었으며, 주택전세임대차보호법개정이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운동과 참여가 필요하다.

 

3. 부패방지법

지난 30년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사회 비리, 부정부패를 막기 위해 무엇을 하였을까. 부정부패 방지법 제정을 위한 노력과 과정을 되돌아본다.

글 정석완 시민편집위원

2001년 6월 28일 내부 고발자 보호 및 부패방지위원회 신설을 뼈대로 하고 있는 ‘부패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해 입법화되었다. 이전부터 시민단체 등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법안 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부패방지법’의 필요성

우리 사회에 공직사회 불신은 다른 분야와 비교해 크다고 할 수 있었다. 이러한 불신의 바탕에는 공직부패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공직부패 문제는 항상 주요 사회문제로 다뤄질 만큼 그 빈도와 관심이 컸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역대 정부에서도 여러 노력을 하였으나, 그 효과가 미비하였다. 이런 가운데 빈발하는 공직자부패, 비리사건으로 인해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저하되고, 국가 청렴도가 하락하는 등 대외신인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던 상황이었다.

반부패방지법 논의 과정

‘반부패 방지법’의 논의는 김영삼 정부부터 시작되었다. 김영삼 정부는 비실명 금융거래로 인한 탈세, 불법 정치자금, 비자금 조성 등을 차단하기 위한 금융실명제를 도입하고, 공직자의 부정한 재산증식 규제를 위해 재산등록 대상을 확대 및 고위직 재산공개 등의 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부패방지정책 추진 등을 시행하여 우리 사회의 부패방지를 위한 초석을 다졌다.

이후 김대중 정부에 이르러서는 정부 최초의 부패방지종합대책이 마련되었으며, 이 대책은 단속, 제도 개선, 홍보를 통한 청렴문화조성이라는 3각축을 토대로 부패 방지를 위한 노력이 진행 되었다. 종합대책에서 경찰, 세무 등 각 분야의 부패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내용이 제시되었고, 부패방지법의 제정 필요성과 부패방지 위원회 설치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이러한 두 정부의 부패방지법의 토대 마련 아래 참여정부,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를 확장·강화하기 위한 정책들이 마련되었고, 현재 문재인 정부에서도 부패방지법을 토대로 보완점을 찾아 보완해 나가고 있다.

시민단체의 노력

역대 정부에서의 부패방지 노력과 부패방지를 위한 정책 마련에는 다양한 시민 단체의 노력이 있었다. 부패방지법의 제정을 위해 의견서 발표, 보도자료 발표. 성명서 발표 등의 문제제기 활동을 시작으로 모니터링 보고서 및 실태분석 보고서를 비롯한 구체적인 분석자료 발표, 부패방지 관련 법률 제정 및 개정안 등 관련 법안의 제출, 시위와 서명운동으로 내용과 형태가 다양했다.

부패방지법이 자리 잡기 위해 필요한 것들

◆ 내부 고발자 보호 | 부패방지법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내부 고발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 이유는 조직 안에서의 문제는 외부에서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 고발자에 대한 보호 및 사회 복귀를 위한 대책이 미비하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내부의 문제가 외부에 잘 알려지지 못할 뿐만 아니라, 부패방지법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내부고발자의 보호조치 등을 담은 대책이 필요하다.

2011년 제정된 공직신고자보호법으로 내부 고발자에 대한 보호가 대폭 확대되었다. 공익신고자호보법은 건강, 안전, 환경, 소비자의 이익 및 공정한 경쟁 침해행위에 제한된다. 좀 넓게 일반 사기업, 특히 우리 사회의 새로운 권력으로 등장한 대기업 군에 내부고발을 보호하는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

◆ 독립적 국가 반부패 기관의 설치 | 현행 국민권익위원회는 독립성, 조사권 여부 등에 문제점이 있으므로 반부패기구의 전문성, 독립성을 확보하고 총괄능력과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이전의 부패방지위원회-국가청렴위원회보다 더욱 강화된 위원회로 독립, 격상시키고 조사권을 부여해야 한다.

◆ 검찰로부터 독립적인 공직비리수사기관 창설 | 검찰 중수부를 폐지하고 검찰로부터 독립적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기관을 창설, 운영해야 한다. 최근 문재인 정부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를 설치하기 위해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경실련은 그동안 부패방지법과 관련하여 무엇을 하였는가?

경실련은 2000년부터 부패방지제도 입법을 위한 공청회 및 청원활동을 이어왔다. 2002년 경실련 부정부패추방운동본부와 경실련 시민입법위원회(위원장 박상기 연세대 법대)가 국회에 제출한 ‘부패방지법’ 개정 및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 제정에 관한 청원서를 보면 아래와 같은 내용이 담겨 있었다.

첫째, 대통령 친인척 비리 방지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습니다. 대통령 친족(배우자, 8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이 법령을 위반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하는 행위도 부패 행위에 포함시켜 부패 혐의가 있을 때는 검찰에 고발하도록 하였습니다.

둘째, 부방위의 부패 행위에 대한 실질적인 조사 기능을 부여하였습니다. 현행 부패행위 신고자에만 부방위의 조사가 국한되어 있던 것을 혐의 대상자, 참고인 등에 대한 자료 조사, 출석 조사도 가능하도록 하였으며 금융자료 요구권도 부여하였습니다. 또한 조사 불응 시 처벌하도록 하였습니다.

셋째, 부패행위 신고자에 대한 보호 조항을 강화하였습니다. 현행 민간단체나 기업 등에 권고사항으로 규정되어 있는 신분 보장 조치를 공공기관과 동일하게 강제하였습니다. 또한 신분보장 불이익의 입증책임을 신고자의 소속기관에서 입증하도록 하였으며, 신고자의 신분 보호 위반에 대한 처벌을 현행 과태료 부과에서 실형으로 강화하였습니다.

넷째, 부방위에 특별검사 임명 요청권을 부여하였습니다. 부방위의 고위공직자 고발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등의 처분 시 필요한 경우 국회에 특별검사 임명을 요청하도록 하였습니다.

최근에는 부정부패방지법에서 더 나아가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논평을 낸 바도 있다. 이 논평의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의 핵심은 공직자가 수행하는 직무가 공직자의 사적인 이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을 사전에 제거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해충돌 상황을 해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더 큰 부정부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이해충돌 관련 사례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현재 우리나라 이해충돌방지 제도는 사전예방과 사후 대응 모두에서 공백이 있다. 우리나라 공직자윤리법은 이해충돌 판단 기준과 그 외 위반한 경우 사후대응방법이 빠져 있어 소극적인 방식의 이해충돌 회피에만 국한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 2013년 정부가 부정청탁 금지법에서 적극적 형태의 이해충돌 방지 규정을 포함시켰지만, 입법화 과정에서 이해충돌 방지 규정이 제외된 바 있다.

따라서 국회의원을 비롯한 공직자들의 직무 수행 시 사적 이익 추구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바, 보다 적극적 형태의 이해충돌 방지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사적 이해관계자의 신고 및 회피, 사적 이해관계자의 신고를 비롯해 고위공직자의 민간 부문 업무활동 내역 제출 및 공개, 직무관련자와의 거래 신고, 직무 관련 외부활동의 제한, 가족 채용 제한, 수의계약 체결 제한, 공공기관 물품의 사적사용 금지, 직무상 비밀이용 금지 등을 통해 공직자의 이해충돌 상황에 대해 법적 통제가 더 늦기 전에 입법화되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최근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에 대한 의견도 제시하면서 한국사회 부정부패의 개선과 대안을 제시하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공수처 설치촉구 선언의 내용을 보면 “공수처는 여야의 정파적 시각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 방지와 비리 근절을 바라는 국민적 시각에서 논의되어야 합니다. 일부 야당의 우려와 달리 공수처법은 공수처가 권력으로부터 처장추천위원회를 중심으로 인사의 독립성을 담보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은 선후 관계에 있는 문제가 아니며, 수사권 조정으로 공수처 설치를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1994년부터 검찰의 가장 큰 문제인 정치적 중립성을 견제하기 위한 장치로 특별검사제(특검) 도입을 주장해온 경실련의 정신에 따라, 전국경실련 공동대표는 패스트트랙 공수처법 통과를 촉구하며, 여·야가 검찰권 분산 견제와 권력형 비리 척결을 위한 공수처법을 신속하게 처리할 것을 선언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글은 네이버 블로그(https://b log.nave r.com/donggurami4/221276404343)의 부정부패방지법 관련 내용을 발췌하였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