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이 불어오는 숲은 조금씩 깊어지고 있었습니다.
봄, 여름을 이겨낸 단단한 열매처럼 씩씩한 부엉이친구들의 목소리가 우렁차네요.
문학공원 입구에는 부지런한 무당거미가 삼층집을 짓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네요. 다른 거미줄과 다르게
노란색의 멋쟁이 집을 지은 무당거미는 검정, 노랑 줄무늬에 빨강 점으로 포인트를 준 옷을 입고 뽐내고 있어요. 조심스럽게
관찰 통에 담아 가까이 관찰하고 손 위에 올려보며
거미와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의 손 위에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요리조리 뽐내는
무당거미를 느끼며 작은 곤충과의 교감을 통해 애정을 느끼고 곤충을 보호하려는 마음을 알았습니다.
거미집으로 돌려보내는 아이들의 눈빛에는아쉬움과 자랑스러움이 담겨있네요.
숲속 산책을 하며 텅 빈 채집통 안에 가을을 담아보기로 했습니다.
어떤 가을을 담아볼까 고민하던 아이들이 어느새 가을을 가득 담아 숲 속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네요.
관찰지위에 가득 펼치고 다양한 자연물의 생김새와 쓰임을 이야기해보며
재잘재잘 이야기가 더 많아지네요.

동그란 도토리, 뾰족한 도꼬마리, 낙하산을 가진 박주가리들을
던져보고 날려보며 씨앗들이 무사히 번식해서 내년 봄에 만나기를 빌어보았습니다.
솔방을 나르기를 하며 자꾸만 떨어지는 솔방울은 친구와 함께 해야 무사히 운반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가며 포기하지 않고 도착하는 끈기 있는 부엉이 친구들의 모습이 든든하네요.
밧줄하나로 림보와 높이뛰기를 즐기며 함께 웃는
아이들의 맑은 웃음소리가 숲속에 가득한 가을 숲 체험이었습니다.

                                                         – 김미정(다릅)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