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 정해놓고 법률자문 받나? 기업특혜, 시민기만 인천시를 규탄한다!

 

인천광역시가 한강유역환경청(이하 환경청)의 공사중지요청에도 불구하고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공사’에 대해 공사중지명령을 내리지 않겠다고 9월 6일(금) 밝혔다. 인천시는 관련하여 법률 자문을 의뢰했고 다수가 공사중지명령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즉 환경영향평가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 자문의견을 제시했다며 이와 같이 밝혔다. 그러나 인천시는 ‘법률 자문 의뢰서’에서 이미 부서(도시개발계획과) 검토의견으로 ‘공사 중지 명령은 타당하지 않다’고 명시하여 법률자문의견을 유도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처음부터 법률자문을 원하는 답변을 듣기 위한 형식적인 절차로 진행한 것으로 담당부서가 시 집행부와 시민을 기만한 것이다. 기업특혜, 시민 기만하는 인천시 담당부서를 강력히 규탄하며 법원칙, 환경정의실현 행정을 시집행부에 촉구한다.

환경청은 지난 8월 1일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공사’에 대해 인천시에 환경영향평가서 협의내용 이행을 위한 공사 중지명령 요청했고 ㈜디씨알이에는 ‘환경영향평가법 위반에 따른 과태료 부과 사전통지서’를 보냈다. 2011년, 환경영향평가서를 통해 ‘사업 착공 전 사업지구 전반에 토양정밀조사를 실시하여 토양오염여부를 확인하고 토양오염발견 시 적정 토양오염정화대책을 수립 후 사업을 시행하여야 한다’는 협의의견에 따른 것이다. 환경영향평가서 협의의견에도 불구하고 사업자인 ㈜디씨알이는 사업지구 전반이 아닌 일부 부지에 대해서만 토양조사를 실시하고 오염토양을 반출했다. 환경부는 이를 ‘환경영향평가법’위반 사항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인천시 담당부서는 시간끌기로 일관했고 결국 시민환경단체들은 8월 19일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공사 중지 명령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부시장 면담이 있었다. 허종식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담당부서는 법률자문을 받아 조치하겠다고 밝혔는데 실제로는 원하는 대답을 정해놓았던 것이다.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추진 과정을 통해 사업자인 ㈜디씨알이와 행정기관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마땅히 공개해야 하는 토양오염정밀조사보고서를 사업자는 비공개 했고, 인천시민환경단체들이 공식 회의를 통해 토양환경보전법상 반출정화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의견을 제시했으나 미추홀구청은 ㈜디씨알이가 작성한 반출 정화 방식을 승인했다. 인천시(도시개발계획과) 또한 소통하는 척 하더니 이미 입장을 정해놓고 인천시민환경단체들을 기만하고 있었다. 그 사이 오염토양은 반출이 완료되어 환경정의, 법원칙이 무너졌다. 이미 인천시의 환경담당부서(환경정책과)도 공문에서 ‘토양정화는 오염발생한 해당부지에서 정화가 원칙이며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불가피한 사유에 해당할 경우 반출정화 가능’,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에 사업착공 전 사업지구 전반에 토양정밀조사와 대책수립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고 명시하며 ‘폐석회 부지 및 사유지 등 정밀조사 및 정화대책수립이 이루어지지 않은 부분에 대하여는 어떻게 정화조치를 할 것인지 대책마련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분적으로 정밀조사와 정화계획을 수립할 경우, 오염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환경부는 전체 부지에 대한 정밀조사와 정화계획을 수립할 것을 환경영향평가서 협의조건으로 제시한 것이다. 또한 오염된 토양을 반출할 경우, 2차 오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토양환경보전법상 부지 내 정화가 원칙이다. 하지만 지난 3월 미추홀구의 반출정화 승인, 이번 인천시의 공사 중지 명령 요청 미이행은 인천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토양환경보전법과 환경영향평가법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부지가 깨끗하게 정화되는 결론 못지않게 그 과정도 중요하다. 법과 원칙을 인정한 상태에서 합리적인 방안을 찾기 위한 논의가 필요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시와 미추홀구는 법을 임의로 해석하면서까지 기업특혜 행정을 펼치고 있다. 이는 행정이 법을 악용한 사례를 남긴 것으로 규탄받아 마땅하다. 이제라도 인천시집행부는 환경청과 환경부서의 의견에 따라 즉각 공사중지를 명령해야 한다. 또한 감사원은 시민환경단체들이 5월 16일 접수한 미추홀구청에 대한 감사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

 

2019년 9월 9일

 

가톨릭환경연대 / 인천녹색연합 /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 인천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