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ijunodong.org/files/attach/images/222/976/003/6b6dd68ac9f49f404f9... alt="0818-이주노동자대회3.jpg" width="1280" height="960" style="" />

고용허가제가 시행된지 8월17일로 15년이 됐습니다. 그러나 한국사회에 백만 명이 넘는 이주노동자들이 다양한 형태로 가장 낮은 곳에서 경제를 떠받치며 사회구성원으로 일하고 살아가고 있지만 정당한 인권·노동권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업장 변경을 본인 의사에 따라 할 수도 없고, 숙식비마저 강제징수하게 하더니 이제는 이주노동자는 수습제를 해서 년차에 따라 최저임금도 차등지급하자는 법안 발의까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더욱 싼값으로 기업주에 철저하게 종속된 노동력으로 활용하다 일회용품처럼 버리려는 시도들인 것입니다.

최근에는 삼척 차량전복사고, 목동 저류시설 사망사건, 속초 건설현장 엘레베이터 추락사고 등 각종 산재사고 명단에 이주노동자들이 계속 등장합니다. 가장 위험하고 열악한 곳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농촌에서 고용주에게 폭행을 당하는 이주노동자 영상이 온라인에 올라와 분노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고용허가제 상 사업장 이동의 자유가 없다 보니, 위험한 작업환경에도 고용주의 폭력에도 사업장을 바꾸지 못하고 견딜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이주노동자들의 삶은 더 열악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고용허가제가 ILO가 금지하고 있는 ‘강제노동’이라고 주장합니다. 아무런 자유도 없이 사업주에게 종속되어 강제노동하게 만드는 고용허가제에 대항하여,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쟁취하고 나아가 노동허가제로 바꿔내기 위해서 8월18일 일요일 서울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이주노동자대회를 열었습니다.

이날 캄보디아 출신 뽕스룬씨는  "캄보디아 근로자들은 하루에 10시간, 11시간, 12시간 일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월급은 150~160만 원 밖에 못 받았다"고 노동현실을 밝혔습니다. 네팔 출신 저스민씨는 "(농장주는) 매일 일할 때 뭐라고 하고 스트레스를 주었습니다. 우울증 걸렸습니다, 밥도 안 먹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우다야라이 이주노조위원장은  "계약해서 있는 기간까지 내가 무조건 이 사람을 고용할 수 있고, 내가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게 (사장) 머리에 인식이 박혀있습니다. 그래서 사업주들이 열악한 근로조건도 개선 안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날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치고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기도 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은 청와대로 행진하고 청와대 앞에서 집회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민주화 수준에 놀라움을 표시하기도 합니다. 이들이 놀라워하는 한국의 수준만큼 이주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권 수준도 맞춰져야 합니다.

10월20일에는 다시 한번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요구하는 전국이주노동자대회가 열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