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29] 시은이와 친구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시은이는 아픕니다. 더 아프지 않기 위해 치료를 받고 있지요.
약한 신장은 혈액 속의 노폐물을 잘 거르지 못해 몸이 붓게 되어요. 매일 밤 열 시간 동안 몸으로 관을 삽입하여 인공투석을 해야하기에, 배에 작은 구멍을 내야 했어요. 감염 위험이 있어 늘 소독해야하는, 아물지 않도록 해야 하는 상처이지요. 통증을 견디며 복대를 해야하는 어린 아이에게 습하고 더운 여름은 더욱 힘겹습니다.
시은이는 삼년 전 다섯살 때 심장이 멈춘 적이 있어요. 무척 위험한 상황이었고 다행히 심장이 다시 뛰어 살았지만 여전히 많이 약합니다. 떨어진 신체기능을 도와주는 여러가지 약을 복용하고 있고, 그 중엔 네 가지의 고혈압약도 있습니다. 그 중 하나 메녹시딜은 혈압을 낮추는 주작용과 온몸의 까만털을 증가시키는 부작용이 있어요. 탈모를 치료해야하는 고혈압 어르신들에게는 둘 다 주작용일지 모르지만, 여덟살 아이에게는 힘겹고 낯설 수밖에요.
시은이가 부끄러워 하는 건 부은 얼굴이나 털 때문이 아니라 이웃 아이들의 놀림 때문이에요. 시은이를 미처 헤아리지 못하는 아이들이 어떡하면 시은이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그 시작은 아마도 시은이의 상황과 마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부터일 거에요.
시은이가 삼년 전 어떻게 아프게 되었는지,
그로 인해 어떤 하루를 보내는지,
어떻게 되살아나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는지,
아프지 않아야 갈 수 있는 학교에서 얼마나 어울리고 싶어하는지,
하지만 그 마음을 다스리기엔 너무도 여린,
다른 여덟살 아이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 해주세요.
아이들이 스스로를 존중하며 친구를 안아줄 수 있도록 아이들 곁 어른들이 먼저 아픈 마음들을 나누고 보듬어주세요.
모든 아이들의 하루하루가 친구들과 나란히 빛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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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8월 29, 2019 - 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