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저항한다”
-2019년 8월 6일 (화) 오전 10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백지화를 촉구하는 전국 시민사회 선언문]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백지화하라!
설악산은 우리 모두의 약속입니다.
설악산은 ‘자연공원법’이 규정하는 ‘국립공원’입니다. 설악산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겠다는 우리 모두의 약속입니다. 설악산은 ‘문화재보호법’이 규정하는 ‘천연보호구역’입니다. 문화재인 설악산을 보존하고 민족문화를 계승하겠다는 우리 모두의 약속입니다. 설악산은 ‘산림보호법’이 규정하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입니다. 설악산 산림을 건강하게 보호해서 국토를 보전하겠다는 우리 모두의 약속입니다. 설악산은 ‘백두대간보호에관한법률’이 규정하는 ‘백두대간보호지역’입니다. 설악산을 무분별한 개발행위로부터 보호하고 훼손을 막아내겠다는 우리 모두의 약속입니다. 설악산은 ‘유네스코’가 규정하는 ‘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역’입니다. 설악산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겠다는 국제사회와 우리 모두의 약속입니다.
설악산이 열리면 이 땅의 모든 산이 위태롭습니다.
하지만 2015년 8월 28일 국립공원위원회의 부당한 결정으로 보전과 개발 사이의 해묵은 논쟁이 설악산을 줄곧 위협하고 있습니다. 보전하겠다고 계승하겠다고 보호하겠다고 그리고 훼손을 막아내겠다고 줄기차게 우리 모두가 약속한 설악산에 가당치 않은 논쟁입니다. 개발과 이용의 광풍이 설악산만은 비껴가야 합니다. 관광과 문화향유라는 명목으로 쉼 없이 산정상으로 사람을 실어나르는 케이블카가 설악산에 있어선 안 됩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법과 제도를 거스르고, 불법과 부정을 용인하는 국가범죄와 다르지 않습니다. 만약 설악산에 또다시 케이블카가 설치된다면 우리 국토 중 보호하자고, 보전하겠다고 선언할 곳은 없습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논쟁은 거짓 논쟁입니다.
탐욕스럽고 부정했던 권력의 횡포였습니다. 그 권력의 언저리에 붙어 사익을 추구하려던 경제 권력의 농간이었습니다. 위정자의 독단에 숨죽이며 법과 제도를 무시한 행정이 만들어낸 비극이었습니다. 지난 정부의 과오가 분명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합니다. 시민의 힘으로 파국을 돌려세운 문재인 정부라면, 공정한 과정으로 정의로운 결과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문재인 정부라면 마땅히 그래야 합니다. 하지만 현 정부는 지난 2년여 동안 흔들리기 일쑤였습니다. 일부 지역민이 사유화한 설악산을 묵인하고, 천편일률적인 관광정책을 옹호하고, 법과 제도로 분명히 세운 원칙을 외면해왔습니다. 유구하게 남아야 할 자연유산 설악산을 두고 정치적 손익계산으로 좌고우면했습니다. 이제라도 설악산을 두고 벌이는 거짓 논쟁에 종지부를 찍어야만 합니다.
시민의 이름으로 마지막 저항을 선언합니다.
설악산을 오체투지로 올랐습니다. 광화문 한복판에 천막을 쳤습니다. 원주지방환경청과 강원도청 앞에서 밤이슬을 마다치 않았습니다. 지금껏 수많은 시민과 환경운동가들이 설악산을 지키자고 호소했습니다. 상식이 무시되고, 자연 파괴의 우상이 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와 싸웠습니다. 이제 8월 중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완료됩니다. 거짓, 불법, 부정 등 최악의 수사들이 앞머리를 장식한 양양군의 환경영향평가서는 반드시 부동의 되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문재인 정부가 벌여온 좌고우면에 경종을 보냅니다. 오늘 우리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사업 백지화를 요구합니다. 오늘 우리는 시민의 이름으로 마지막 저항을 선언합니다. 우리는 지켜야 할 미래와 버려야 할 과거 사이에 내몰린 설악산을 반드시 지켜낼 것입니다.
2019년 8월 6일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백지화를 촉구하는 521개 시민사회단체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