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생태계 파괴 성분 함유한 국내 화장품 2만 2천 종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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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tion id="attachment_194108" align="aligncenter" width="600"]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옥시벤존’과 ‘옥티노세이트’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을 검색할 수 있는 ‘시선.net’ 온라인 페이지입니다. 시선은 ‘바다(Sea)를 위해 선(sun)크림 성분을 보다(see)’라는 의미입니다.[/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94119" align="aligncenter" width="618"] 시선.net에 접속하셔서 사용하고 있는 제품명을 입력하시면, 옥시벤존과 옥티녹세이트를 포함한 자외선 차단 화장품 제품명과 제조판매업체명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caption]

자외선 차단제가 바다를 죽인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연일 최고치 온도를 경신했는데요.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게 또 하나가 있습니다. 자외선 지수도 수 십 분 내에 피부 화상을 입을 수 있는 최고치에 달했습니다.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자외선은 자외선 A와 자외선 B로 이에 노출되면 피부가 그을리거나 잔주름이 생기고 피부 노화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계절과 상관없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품이 되었고 화장품 업계에서도 선크림, 선스틱, 선스프레이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들을 경쟁하듯 시장에 내놓고 있습니다.그런데 만약 내가 사용한 자외선 차단제 때문에 해양생물이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면 어떨까요.

세계 최초 ‘선크림 금지법’ 왜 ?

[caption id="attachment_194137" align="aligncenter" width="624"] ▲ 실제로 ‘Archives of Environmental Contamination and Toxicology’에 게재된 2015년 연구에 따르면 이 두 화학 물질은 산호의 사망률, 산호 표백 및 산호 및 기타 생물체에 대한 유전적 손상을 포함하여 산호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freepik)[/caption]

 

지난 5월 미국 하와이주 의회는 세계 최초로 해양 환경과 생태계 보호를 위해 옥시벤존(Ozbenzone·Benzophenone-3)과 옥티녹세이트(Octinoxate·Octyl Methoxycinnamate)를 포함한 자외선 차단제의 판매와 유통, 사용을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두 가지 물질은 멸종 위기 생물인 산호의 DNA 변형 및 생식 기형, 내분비계를 손상시켜 어류와 해양 생물들의 주 서식처인 산호초의 백화 현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옥시벤존과 옥티녹세이트 성분에 대한 환경 및 인체 유해성 논란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2008년 미국 환경단체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는 10단계의 위험도 중 옥시벤존을 위해성 등급 8(유해성 높음), 옥티녹세이트를 6(유해성 보통)으로 구분해 상당히 유해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EWG는 두 물질이 피부 흡수율이 높은데다, 비교적 많은 양이 피부에 침투되어 생체 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하거나 세포를 변화시키는 물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가볍게는 피부 자극으로 접촉성 피부염이나 여드름에 그치지만 심각하게는 호르몬 체계를 교란해 여성 불임, 정자 수 감소 등을 유발할 수 있고 세포 손상으로 DNA의 변형을 일으켜 피부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해양생태계 파괴 성분 함유한 국내 화장품 2만 2천 종 넘어

[caption id="attachment_194139" align="aligncenter" width="640"] ▲해양생태계 파괴 성분 함유한 국내 화장품 수는 2만 2000 종이 넘는다. 선크림, 선스프레이, 선스틱 등 자외선 차단제뿐만 아니라 BB크림이나 CC크림 등 메이크업 베이스 제품을 비롯해 파운데이션과 립스틱까지 다양한 화장품에 해당 성분이 자외선 차단 기능 성분으로 함유된 것을 확인했다. (출처: freepik)[/caption]

규제 발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화학물질의 유해성으로부터 산호초 보호 및 해양 생태계 보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대응은 미흡합니다. 지난달 환경운동연합이 정보공개요청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국내 시장에 판매, 유통되는 자외선 차단 기능성 화장품 중 두 성분이 함유된 제품이 2만 2천 종이 넘습니다. 선크림, 선스프레이, 선스틱 등 자외선 차단제뿐만 아니라 BB크림이나 CC크림 등 메이크업 베이스 제품을 비롯해 파운데이션과 립스틱까지 다양한 화장품에 해당 성분이 자외선 차단 기능 성분으로 함유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사용중단 요구에 국내 업계 ’무관심’, 업체 35곳 중 단2곳

[caption id="attachment_194120" align="aligncenter" width="630"] ▲2000년 이후, 두 물질을 함유한 100종 이상 자외선 차단 화장품을 제조, 판매한 상위 35개 업체[/caption]

지난 8월, 환경운동연합은 두 물질을 함유한 100종 이상의 자외선 차단 화장품을 제조, 판매한 상위 35개 업체 대상으로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화학물질을 화장품 성분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중 한국화장품㈜, ㈜셀트리온스킨큐어, 엔프라니㈜ 3개 업체로부터 답변을 받았습니다. 국내 대표 화장품 업체인 ㈜엘지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그룹((주)아모레퍼시픽, (주)에뛰드, (주)이니스프리, 에스쁘아)을 비롯한 나머지 32개 업체는 답변을 주지 않았습니다.

한국화장품(주)은 “바로 대체가 가능한 품목부터 2019년 생산 시 반영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대체 불가능한 품목의 경우 대체할 방법을 2~3년 내 교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신제품의 경우 근본적으로 두 원료를 배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자사 140개 품목 종 현재 판매하는 품목에 대해서 옥시벤존, 옥티녹세이트 성분을 제외한 내용물로 리뉴얼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다만 내용물 개발에 약 1년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음”을 알려왔다. 다만, 엔프라니㈜의 경우 “ 즉시 대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향후 처방개발을 통해 점진적으로 축소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환경연합,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을 검색할 수 있는 ‘시선.net’  운영

 환경운동연합은 시민들이 화학물질로부터 위협받는 해양생태계를 보전하고 우리의 안전을 보호하는데 동참을 촉구하기 위해, '바다sea를 위해 선sun크림 성분을 보다see' 의미의 ‘시선(시선.net)’ 페이지를 오픈해 운영 중입니다. 온라인 페이지를 통해, 두 물질을 함유한 2만 2천 종의 화장품명과 업체명을 시민들에게 공개함으로써 지구와 해양 환경을 위해 더 좋은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예정입니다.  ‘옥시벤존’과 ‘옥티녹세이트’를 대신해 안전한 성분으로 대체할 것을 온라인 서명 캠페인을 통해 기업에 요구하고,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할 것을 정부, 국회에 청원할 계획입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 옥시벤존과 옥티녹세이트를 함유한 자외선 차단 화장품을 제조, 판매한 상위 35개 업체 및 화장품 종류(개수)

 

 

노란리본기금

※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캠페인은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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